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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반올림 '중재안 무조건 수용' 서명…10월까지 실행

입력 2018-07-25 09:16 수정 2018-07-25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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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삼성전자와 백혈병 피해자 측 시민단체 반올림이 중재 합의서에 어제(24일) 서명을 하면서 양측간의 조정이 이제 공식적으로 재개가 됐습니다. 피해자 황유미씨의 아버지 황상기씨는 10년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며 결국 눈물을 흘렸습니다.

김지아 기자입니다. 
 

[기자]

방진복 차림의 노동자가 새겨진 티셔츠를 입은 황상기 씨가 서명식장에 들어섭니다.

며칠 간의 고민 끝에 손수 쓴 글을 읽어갑니다.

[황상기/고 황유미 씨 아버지 : 우리 유미가 백혈병에 걸린지 꼭 만 13년이 넘었습니다.]

딸 유미 씨의 투병 생활부터 이후 삼성에 대한 서운함까지, 곳곳에 지난 13년간의 심정이 담겨 있습니다.

[황상기/고 황유미 씨 아버지 : 사표를 내는 과정에서 제 돈 중 일부인 치료비 5000만원을 준다고 하고선 사표를 받아간 다음에 500만원만 주었습니다.]

담담하게 글을 읽던 황 씨가 끝내 울컥합니다.

[황상기/고 황유미 씨 아버지 : 돈 없고, 힘 없고, 가난한 노동자라 해서 작업 현장에서 화학약품에 의해 병들고 죽어간 노동자를 10년이 넘도록 긴 시간 동안 해결하지 못한 것은 참으로 섭섭한 일입니다.]

황 씨는 유미 씨 사망 이후 7년 동안 딸의 죽음을 산업재해로 인정해달라며 정부와 삼성을 상대로 법적 소송을 진행했습니다.

황 씨의 투쟁이 이어지는 동안 반올림 측에 제보된 직업병 사망자도 80여 명으로 늘어났습니다.

[황상기/고 황유미 씨 아버지 :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아야 합니다.]

중재안을 무조건 받아들이기로 합의한 양측은 10월까지 중재안을 실행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중재안을 제안한 김지형 조정위원장도 남다른 소회를 전했습니다.

[김지형/조정위원장 : 제 자신이 큰 구원을 받고 있다는 생각이 문득문득 들곤 했습니다. 그전 별다른 어려움 없이 살아온 제 삶이 새삼 부끄럽기만 했습니다.]

합의에 대해 삼성 측은 "사회적으로 가치 있는 일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고, 반올림 측은 "삼성의 약속을 믿고 지켜보겠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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