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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탁금지법에 설 선물 판매량 '뚝'…유통업체들 울상

입력 2017-01-26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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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탁금지법에 설 선물 판매량 '뚝'…유통업체들 울상


"만원대부터 10만원대까지 원하는 구성으로 맞춰 드립니다. 한 세트만 구매하셔도 40% 할인해 드리고 많이 구매하시면 할인은 물론 1세트도 더 드릴게요. 증정품도 드립니다."

설 연휴를 하루 앞둔 26일 오전 11시 경기 수원시 권선구 한 대형마트. 마트 1층 중앙에는 설 선물세트 판매가 한창이지만 좀처럼 손님이 보이지 않았다.

다양한 선물세트에는 기본 20%에서 많게는 40%까지 제품을 할인한다는 스티커가 붙어있었다. 또 '1+1', '5+1', 10+1' 등 추가 증정 이벤트도 다양했다.

이 곳 직원들은 "원하는 가격대도 맞춰주고 추가 증정품을 제공할테니 구경이라도 해보라"며 지나가는 손님들을 붙잡았다.

이곳을 지나가는 한 손님은 높은 할인율에 가던 발걸음을 멈추고 선물세트에 관심을 보이다가도 몇분 뒤 아무 것도 구매하지 않고 자리를 떠났다.

그나마 가격이 저렴한 가공식품, 세면용품 세트 판매대에는 사람이 몰렸지만 비교적 가격대가 높은 주류, 건강식품 판매대에는 사람들이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한적한 홍삼 관련 제품 코너 바닥에는 팔리지 않는 선물세트가 가득 쌓여 있었다.

건강식품 판매대 직원은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에 적용되지 않는 5만원 이하의 상품들은 크기가 너무 작아 손님들이 잘 찾지도 않고 그 이상의 제품들은 가격이 비싼 탓에 잘 팔리지 않는다"며 "지난해보다 할인도 많이 하는데 판매량은 30%가량 줄어들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명절 선물로 가장 인기가 많은 소고기도 김영란법의 영향을 피하지는 못했다.

경기 화성시 대형 식자재 마트에 입점한 한 정육점은 지난해 설 특수를 제대로 누렸지만 올해는 사정이 여의치 않다.

소고기가 들어간 선물세트의 경우 가격이 10만원이 훌쩍 넘어가기 때문에 찾는 사람이 급격히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어쩔 수 없이 가장 저렴한 국거리용으로 선물세트를 구성해 5만원 이하로 맞춰봤지만 부실한 내용물에 찾는 손님도 거의 없었다.

마트를 찾은 주부 지모(32·여)씨는 "지난해는 남편 회사 윗분들한테 선물하기 위해 소고기 세트를 대량 구매했는데 올해는 시골에서 먹을 소고기나 사러 왔다"며 "큰 돈이 나가지 않아 좋은 면도 있지만 윗분들이 매년 받는 선물을 올해는 못해 서운해하지 않을까 내심 걱정된다"고 말했다.

정육점 주인은 "지난해 설 당시 하루에 선물세트가 100만원 가량 팔렸는데 올해는 20만원도 되지 않는다"며 "요즘 경기가 좋지 않아 가뜩이나 손님이 줄었는데 설 선물을 구매하는 고객마저 줄어들어 설 대목이라는 말이 무색해졌다"고 한탄했다.

ljs@newsis,com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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