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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대이동' 시작…버스터미널·서울역 귀성객 북적

입력 2016-02-05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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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대이동' 시작…버스터미널·서울역 귀성객 북적


'민족대이동' 시작…버스터미널·서울역 귀성객 북적


'민족대이동' 시작…버스터미널·서울역 귀성객 북적


설 연휴를 하루 앞둔 5일 사상 최대규모의 민족대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극심한 정체가 시작됐다.

이날 오후 3시께 서울 서초구 반포동 고속버스터미널은 귀성길에 오를 준비를 하는 시민들로 가득했다.

고향을 향하는 사람들을 가득 태운 고속버스도 속속들이 혼잡한 도로로 빠져나가고 있었다.

버스 출발시간을 기다리는 시민들은 터미널 인근 백화점이나 쇼핑몰의 카페 등에서 시간을 보냈다. 이들의 얼굴에는 설렘과 기다림으로 인한 피로가 교차해보였다.

그럼에도 귀성길에 나선 시민들은 고향에 내려간다는 들뜬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두 여동생과 함께 고향인 전남 강진군으로 내려가는 버스를 기다리고 있던 이모(26·여)씨는 "학생인 동생들은 방학이고 나도 반차를 낼 수 있게 돼 함께 고향에 간다"며 "고향이 멀어 1년 만에 내려간다. 언제 또 갈지 몰라 연휴 마지막 날까지 있다가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맛있는 명절 음식을 먹을 생각에 부풀어 있다. 설레는 마음도 있지만 차가 막힐까봐 걱정도 된다"며 웃음을 지었다.

고향인 대구를 6개월만에 찾는다는 직장인 신모(33·여)씨는 "우리 나이대에 미혼인 사람들은 결혼 이야기가 나올까봐 해외로 간다지만, 나는 부모님과 오랜만에 함께하고 싶어 고향으로 향한다. 오랜만에 고향에 가는 만큼 설렌다"고 말했다.

이어 오후 5시께 서울역과 용산역도 비슷한 상황을 자아냈다. 역사 안으로 들어서자 대합실은 2층까지 귀성객들로 북적댔다.

서울역은 열차시간을 안내하는 전광판으로 사람들의 시선이 고정됐다. 미리 나온 귀성객들은 출발시간까지 여유시간을 편의점에서 먹을거리를 구입하거나 약국에서 아이들 멀미약을 구입하는데 소비했다.

귀성객들 사이에 간간히 눈에 띄는 연인들은 최대 5일까지 이어지는 연휴기간동안 떨어지는 게 못내 아쉬운지 서로를 끌어안고 작별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광주행 기차표를 구하고 있던 김승진(34)씨는 "원래는 회사에 일이 많아 이번 연휴에는 고향에 못갈 줄 알고 예매를 하지 않았다"며 "운 좋게 월요일까지는 쉴 수 있는 상황이 돼 지금 급하게 표를 구하고 있지만 가족들 볼 생각에 기분은 좋다"고 말했다.

목표행 기차를 탄다는 정찬희(27·여)씨는 "최근에 취업에 성공해서 가벼운 마음으로 부모님을 뵐 수 있게 됐다"며 "이번 연휴에는 가족들에게 맛있는 음식도 대접하고 가족들과 나들이도 나갈 예정"이라고 밝게 웃었다.

평택행 열차를 기다린다는 한정원(26·여)씨는 "사촌들과 해외여행을 가기로 해 부모님께 미리 인사드리러 가는 길이다. 내일 아침에 공항으로 가야하지만 짧게나마 얼굴을 뵐 수 있게 돼 다행이다"라며 환한 표정을 지었다.

굴비세트를 들고 있던 이호진(47)씨도 얼굴에 웃음꽃이 피었다. 이씨는 "작년 추석 때 사정이 있어 어머니가 계신 목포에 못내려가 내 내 마음에 걸렸다"며 "초등학생 딸 아이가 할머니와 친척들을 뵐 생각에 어젯밤부터 들떠 있는 모습을 보니 덩달아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열차표 없이 무작정 역으로 뛰어들어와 매표창구로 직행하는 귀성객들도 보였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취소된 표를 구하기 위해 역으로 왔다는 김모(47)씨는 "역시 표가 있을리가 없다"며 "정 안 되면 버스터미널에서 야간표라도 구해 고향에 내려가겠다"고 했다.

매표소 직원 이모(31·여)씨는 "열차표는 이미 지난달 예매가 끝났기 때문에 지금 오는 고객들은 대부분 취소된 표를 알아보기 위해 오는 것"이라며 "실시간으로 나오는 취소표는 재수가 좋은 분들이 사가는 로또"라고 귀뜸했다.

모든 이들이 마냥 기쁘지만은 않다.

박모(67)씨는 "울산에 가면 아들과 딸을 만날 수 있다는 생각에 설렌다"면서도 "표를 미리 구하지 못해 현장에서 입석표를 끊었는데, 3시간동안 서서 갈 생각을 하니까 벌써부터 지친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역사 내 편의점과 패스트푸드점은 이날은 연중 최대 대목을 맞았다.

고속터미널 입구 부근에 위치한 편의점은 판매대 2개를 외부에 추가 설치해 몰려드는 고객들을 맞았다.

해당 편의점에서 일하고 있던 김용인(31)씨는 본사에서도 파견을 나왔다면서 "본사 파견 인원과 연휴기간 추가로 고용한 아르바이트까지 평소보다 약 10여명 많은 인원이 일하고 있다. 평소보다 3배 정도 많은 사람이 찾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오후 3시부터 손님이 본격적으로 많아지기 시작한다. 오늘과 내일(6일)이 가장 바쁘다"며 "재고도 평소보다 3배 정도 많이 확보해놨다. 사람들이 많이 찾는 음료, 김밥, 샌드위치, 빵, 계란, 물티슈 등을 더 많이 들여놓기 위해 잡동사니를 줄였다. 아무래도 음료 종류가 많이 팔린다"고 전했다.

서울역과 용산역도 마찬가지였다. 간식거리를 사기 위한 사람들로 가게 안쪽은 발디딜 틈이 없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늘어나는 사람들로 역사는 시장골목을 연상케 했다.

하지만 모두가 한 손엔 캐리어를, 다른 손엔 선물 보따리를 든 채 즐거운 표정으로 귀성길에 오르기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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