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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나는 '드라이브 스루'…커지는 어린이 사고 위험

입력 2015-09-11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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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차에 탄 상태로 음식을 주문할 수 있는 곳들이 있죠. 주로 패스트푸드나 커피를 살 수 있는데요. 사는 사람 입장에서는 참 편리하지만, 이런 곳들이 보행자들에게는 위협이 될 수 있습니다. 밀착카메라로 취재했습니다.

고석승 기자입니다.



[기자]

차에 내리지 않고도 음식을 살 수 있는 '드라이브 스루' 매장입니다.

입구에서 주문을 한 뒤 출구에서 음식을 받습니다.

주변을 지나는 보행자는 불편할 수밖에 없습니다.

인도를 가로질러야 차량이 매장에 들어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곳곳에서 차량과 보행자가 뒤엉킵니다.

지금 제 뒤로 차량들이 음식을 사서 계속 빠져나가고 있는데요. 이 매장같은 경우 인도와 바로 접해있는데도 불구하고 안전시설이나 관리요원이 전혀 없는 상황입니다.

더 큰 문제는 초등학교 주변까지 '드라이브 스루' 매장이 들어서고 있다는 겁니다.

초등학교나 유치원 주변은 대부분 어린이 보호구역인데요.

이곳 역시 초등학교 아이들의 통학로로 이용되는 곳이어서 이렇게 어린이 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몇 발자국 떨어지지 않은 곳에 대형 커피전문점의 드라이브 스루 매장이 위치해 있어서 아이들의 통학로 안전이 보장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아이들의 아침 등굣길을 지켜봤습니다.

한 아이가 차량이 나오고 있는데도 그대로 달려갑니다.

속도를 늦추지 않고 사람들 사이로 들어오는 차량도 있습니다.

차량을 피해 차로변에 바짝 붙어서 지나가는 아이도 있습니다.

학부모들의 걱정도 큽니다.

[이현영/서울 신월동 : 엄마들 사이에서 저게 되게 위험하다고 (알려져 있어요.) 차가 이렇게 들어오고 아이들도 신호등이 바로 앞에 있다 보니까 많이 다니죠.]

물건을 사고 나올 때는 시설물 때문에 운전자 시야 확보도 어렵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음료를 사서 나가는 출입로 자체가 굉장히 짧기 때문에 보행자가 한쪽에서 갑자기 튀어나오게 되면 안전사고가 일어날 가능성이 굉장히 높습니다.

[매장 이용객 : 주차된 차량 때문에 시야 확보가 잘 안되는 것 같아요.]

학부모들이 집단행동에 나서 아예 매장 설치가 취소된 곳도 있습니다.

[김영화/서울흑석초등학교 운영위원장 : 통학용 거리인데 이 짧은 거리에 건널목 7개를 건너야 한다는 문제점이 있었습니다. 저희가 (드라이브 스루 매장 설치) 반대 서명운동 등을 해서 패스트푸드점 본사에 받아들여지게 됐습니다.]

전문가와 함께 드라이브 스루 매장 몇곳을 둘러봤습니다.

[강수철/도로교통공단 책임연구원 : 여기는 자전거 길이잖아요. 아이들이 속도를 내고 달리잖아요. 차량도 더 들어오고 하면 상충 문제가 더 커 보여요.]

영업허가를 내주는 해당 지자체들은 어쩔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서울 양천구청 관계자 : 관련 규정 범주 내에 있다면 당연히 그건 처분을 하고 행정적인 조치를 하거나 벌금을 부과하겠지만 저희가 규정할 수 있는 게 지금 없거든요.]

해외 사례 등을 참고해 제재에 나설 필요성도 제기됩니다.

[강수철/도로교통공단 책임연구원 : 미국의 경우는 보행자하고 차량의 상충이 전혀 해결되지 않으면 허가가 나지 않는 경우도 있고요. 캐나다는 상업지역에 한해서 허가를 내줍니다.]

최근 많은 커피전문점과 패스트푸드점이 앞다투어 드라이브 스루 매장을 늘려가고 있는데요.

우후죽순 난립하는 드라이브 스루 매장 때문에 보행자들, 그중에서도 특히 우리 아이들의 안전이 크게 위협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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