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마약성 진통제 '펜타닐' 중독된 10대들…40여 명 적발

입력 2021-05-20 19:58 수정 2021-05-20 20:03

병원 돌며 '허리 디스크 약' 처방…원정 가기도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병원 돌며 '허리 디스크 약' 처방…원정 가기도

[앵커]

마약성 진통제인 펜타닐입니다. 진통을 억제하는 효과가 헤로인의 100배, 그리고 모르핀의 80배나 돼서 주로 말기의 암 환자들에게 처방됩니다. 미국에선 마약의 효과를 노린 젊은 층이 이 펜타닐을 남용하는 사례가 많아서 이미 심각한 문제가 됐습니다. 그런데 다른 나라만 얘기할 게 아닙니다. 우리나라에서도 펜타닐을 상습적으로 흡입해 온 10대 40여 명이 붙잡혔습니다.

먼저 임지수 기자입니다.

[기자]

경찰이 경남 창원의 한 원룸에 들이닥칩니다.

바닥에는 쿠킹포일과 빨대가 널려 있습니다.

19살 A군 등이 마약류 의약품인 펜타닐 패치를 쿠킹포일에 올려 열을 가한 뒤 들이마신 겁니다.

[펜타닐 사용한 것도 있네요.]

A군 등 14명은 병원 여러 곳을 돌아다니면서 펜타닐 패치 처방을 요구했습니다.

허리 디스크 등으로 아프다는 말에 의사들은 큰 의심 없이 처방해 줬습니다.

A군 등은 처방을 받을 수 있는 병원과 약국을 찾아 부산까지 원정을 가기도 했습니다.

[한 장, 두 장, 세 장, 네 장…스무 장.]

경찰은 지난해 6월부터 경남 지역 청소년들 사이에 펜타닐 남용이 퍼진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6개월 만에 경남과 부산지역 12개 학교로 퍼졌습니다.

이 기간, 고교생 23명과 학교 밖 청소년 5명이 펜타닐을 구입하거나 들이마신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들은 친구나 선후배 사이였습니다.

팬타닐 패치는 처방 가격보다 10배가량 비싸게 거래됐습니다.

[김대규/경남경찰청 마약범죄수사계장 : 공원이라든지 모여서 화장실에서 네다섯 명이 같이 공동 투약하고 서로 SNS를 통하든지 메신저를 통해서 공유하고…]

경찰은 A군을 구속하고 고교생 9명과 학교 밖 청소년 등 10대 41명을 입건했습니다.

또 이들에게 펜타닐 패치를 처방한 병원 25곳을 식약처에 통보하고 처방 과정에 문제는 없었는지 합동 점검할 계획입니다.

경찰은 청소년들이 병원과 약국에서 마약성 의약품을 요구하면 본인 확인과 처방 기록을 꼼꼼히 확인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