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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증인과 피고인으로…유진룡·박근혜 첫 법정 대면

입력 2017-06-13 19:05 수정 2017-06-13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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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유진룡 전 문체부 장관이 오늘(13일) 박근혜 전 대통령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습니다. 한때 자신의 임명권자였지만 국정농단 사태를 거치면서 폭로자와 피고인으로 만나게 된 겁니다. 오늘 최 반장 발제에서는 두 사람의 첫 법정대면 내용을 다뤄보겠습니다.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이 취임식에서 강조했던 건 바로 문화였습니다. 취임사에서는 '문화'라는 단어가 19번이나 등장합니다. 세 차례 언급했던 '문화융성'이라는 표현에서는 박수가 집중됐습니다.

[박근혜/전 대통령 (2013년 2월 25일) : 저는 대한민국의 대통령으로서 국민 행복, 문화 융성을 이뤄낼 것입니다. 창조경제는 문화와 산업이 융합하고 21세기는 문화가 국력인 시대입니다. 문화의 가치로 사회적 갈등을 치유하고, 생활 속의 문화, 문화가 있는 복지, 문화로 더 행복한 나라를 만들겠습니다.]

국정기조 전면에 문화를 내세운 박 전 대통령은 문화융성을 이뤄낼 초대 문체부 장관으로 유진룡 후보자를 지명했습니다.

[유승희/더불어민주당 의원 (2013년 2월 27일) : 실제 그 기간 동안 후보자의 배우자께서 노원구 하계동에 거주하지는 않으셨지요?]

[유진룡/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2013년 2월 27일) : 네.(그러면 이것은 위장전입이 맞는 것이지요?) 어…예. 거주지와 주소지가 달랐다는…]

네, 당시 위장 전입, 전관예우 의혹도 있었지만 당시 야당에서도 결정적인 하자로 지적하긴 어렵고 문체부 관료 출신 최초의 후보자라는 점에서 잘 된 인사에 속한다는 평가까지 받으며 무난하게 장관에 취임했습니다. 그러자 박 전 대통령, 조금 전 취임사에서 자신이 수차례 강조했던 '문화융성'의 의미를 오히려 신임 장관에게 해석하라고 지시를 내립니다.

[유진룡/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1월 25일) : 저한테 본인이 그렇게 문화융성이라고 밝히신 것에 대해서 '설명을 국무위원들한테 좀 해라'라는 그런 지시를 받았습니다. 우리 사회가 같이 추구해야 하는 그런 가치를 공동으로 찾고 노력하는 것이다, 라는 개념으로 정리해서…]

하지만 유 전 장관 박 전 대통령과 잦은 충돌로 1년 4개월 만에 해외 출장 중 돌연 경질되는 수모를 겪었습니다. 그리고 퇴임 직전에도 박 전 대통령을 만나 문화계 블랙리스트 문제를 지적했지만 대통령은 묵묵부답이었습니다.

[유진룡/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1월 23일) : 박근혜 대통령을 마지막으로 2014년 7월 9일인가로 기억합니다. 아마 그 날 다시 뵙고 마지막으로 그 문제를 다시 지적하면서 이렇게 하면 정말 큰일 납니다. 이거는…]

그리고 국정농단 사태가 드러난 이후 유 전 장관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박 전 대통령의 집권남용을 폭로했고요, 탄핵 국면에서는 헌법재판소 나와, 또 재판이 시작된 후에는 법정에 출석해 문화 체육계에 불거진 박근혜 정부의 민낯을 보여줬습니다. 박 전 대통령 입장으로서는 그야말로 '눈엣가시'가 따로 없을 텐데, 두 사람 결국 피고인과 증인으로 오늘 만났습니다.

유 전 장관은 대통령이 승마협회에 대해 지속해서 관심을 두고 또 감사를 지시하는 게 측근인 최순실의 딸 정유라 때문이라는 걸 알게 된 후에도 최 씨 측과 반대쪽 모두 문제가 있다고 재차 보고했다고 밝혔습니다.

[유진룡/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1월 25일) : 보고를 마친 다음에 수첩을 들여다보시고 두 사람을 정확하게 이름을 거론하시면서 '이 사람들은 참 나쁜 사람이라 그러더라."라는 지적을 하셨습니다. '장관인 저에게 맡겨주시면 좋겠습니다.'라고 제안을 드렸고 거기에 대해서 다시 대통령께서는 역정을 내시면서 '인사조치하세요'라고 지시를 했기 때문에…]

그런데 대통령이 부처 국과장의 이름까지 안다는 건 흔치 않은 일인데요. 당시 지목한 사람이 바로 노태강 국장과 진재수 과장이었고 유 전 장관은 대통령의 지시를 따르지 않을 수가 없었다고 고백합니다. 그러면서 퇴임 후에도 후배들에 대해서는 부채 의식이 남아 있었다고 털어놨습니다.

[유진룡/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1월 25일) : 소신 있게 일을 한 사람을 제가 어쩔 수 없이 좌천시킬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정권 초에 당신들이 이렇게 됐지만 당신들이 절대로 사직을 하지 마라. 당신이 사직하면은 이건 정권에, 권력에 굴복하는 거다.' '절대로 나가지 말고 5년을 버티면 당신들은 5년 후에는 반드시 보상을 받을 것이다…']

그래서 유 전 장관은 노 전 국장을 국립중앙박물관으로 보냈는데요. 하지만 프랑스 명품 홍보성 전시 건을 두고 청와대와 또 다시 갈등을 겪게 되는데요. 그리고 이때 나온 말이 바로 "이 사람이 아직도 있어요?" 입니다. 노 국장은 결국 사직을 강요 당하고 30년 공직의 옷을 벗었습니다. 그런데 유 전 장관의 당부가 통했던 걸까요. 박근혜 정부의 '나쁜 사람'은 문재인 정부의 차관으로 화려하게 부활했습니다.

핍박의 아이콘, 그리고 미운오리새끼였던 노 차관은 체육 분야의 전문성을 살려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라는 미션을 부여받았습니다. 그리고 어제는 문재인 대통령 옆에서 피파 회장을 함께 접견하기도 했고 오늘은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이른 아침에는 경제관계장관회의에 참석해 인사를 하고 환대도 받았습니다.

첫 출근했어요~
우울했던 지난날은~
bye~ bye~
명함 한 장 받으세요~

[김동연/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 아유~ 오랜만입니다.]

네, 유 전 장관의 오후 증인신문에서 나온 얘기는 들어가서 더 자세하게 전해드리겠습니다. 오늘 여당 기사 제목은요. < 유진룡 박근혜 첫 법정 대면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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