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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중토크②] 존박 "만족 못 해 미국서 M/V 찍고 폐기"

입력 2016-09-30 10:02 수정 2016-09-30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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덜덜이가 아니었다. 방송으로 봤을 땐 윗니를 드러내고 '니냐니뇨'를 불러야만 할 거 같지만 누구보다 침착했고 차분했다.

존박(27·박성규)은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예능에서는 자신을 포기한듯 한없이 망가졌지만 음악적 재능은 그 어떤 사람보다 뛰어나다.

2010년 Mnet '슈퍼스타K2' 준우승으로 데뷔한 존박은 시작부터 달랐다. 지금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만큼 전국민이 봤던 프로그램에서 받은 사랑은 어마어마했다. 종영과 함께 톱스타의 전유물인 아웃도어 광고를 찍었고 그를 데려가기 위한 업계의 경쟁은 치열했다. 모두가 대형 소속사로 가지 않겠냐고 했지만 그의 선택은 뮤직팜. 김동률·이적이 속한 소속사다. 라인업을 봐도 알 수 있듯 '뮤지션'이라 불리는 사람들이 있는 곳이다. 존박은 이 곳에서 자신의 음악작업에만 몰두했다.

"어릴 때도 주변 사람을 잘 만나야한다고 하잖아요. 김동률·이적 선배님을 보다보니 음악에 대한 욕심도 커지고 스스로 만족하지 않으면 결과물을 내보이기 싫더라고요. 문제는 그게 잦아지다보니 앨범을 미룰 때도 많지만요."

존박은 다음달 첫 단독콘서트 시간을 갖는다. 수차례 콘서트에서 본듯 하지만 오롯이 하는 공연은 처음이다. 그동안 여러 가수들의 게스트로 무대에 섰기에 이번엔 존박을 위한 가수들의 응원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되지만 아니었다. 게스트는 1명도 세우지 않는다.

"김동률 선배님이 먼저 연락와서 무대에 서겠다고 해주셨는데 정중히 사양했어요. 건방져 보일 수도 있지만 팬들과 저만의 시간을 갖고 싶어요. 우리를 위한 공연을 하고 싶어서 선배님의 배려에 감동한 걸로 만족했어요. 혹시 김동률 선배님 안 온다고 실망하는 사람 없겠죠. 푸하하."

존박은 최근에도 반전 학력을 가진 스타 2위로 뽑혔다. 미국 노스웨스턴 대학교에서 경제학을 전공 중이며 현재는 휴학 상태. 예능으로 존박을 먼저 알았다면 생각할 수 없는 이미지다. 그만큼 예능서 보여지는 이미지가 중요하다. "제가 좋아서 덜덜이로 보여진 건데요 뭐. 그리고 생각하는 것만큼 모범생 아니에요. 학창 시절에 수업 안 들은 적도 많아요. 막 살았어요."
와인에 치즈, 혹은 냉면에 소주를 마셔야 할 것처럼 보이지만 이날은 아니었다. 여전히 냉면을 좋아하지만 냉면 얘기하는건 손사래를 친다. "어휴, 이제 뭐 좋아한다는 얘기는 자제할래요. 어딜가도 냉면 냉면이에요." 소주 두 병을 얼큰하게 마신 후 돌아갔다.


-7월에 발표한 '네 생각'이 음원차트 10위권이에요.
"사실 음원사이트를 매일 확인하는 편은 아니에요. 순위가 다시 오른 것도 모르고 있었어요. 어느 날 친구가 ''네 생각' 음원차트 10위권이던데'라고 말해줘서 알았어요. 계속 차트에 있으니 놀랍더라고요."

-반응도 좋은데 방송활동 해야죠.
"계획은 없어요. 음원 성적은 정말 어떻게 될 지 모르겠어요. 활동을 해서 이 곡이 뜬 것도 아니잖아요. 곰곰히 생각해봐도 왜 역주행인지 모르겠어요. 방송활동이 성적에 영향이 있는 건 분명해요. 그런데 방송한다고 해서 안 될 노래가 되고 될 노래가 안 되는 건 아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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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발표했을 때랑 반응이 사뭇 다르겠어요.
"결국 제일 듣기 좋은 말은 '곡이 좋잖아'에요. 곡이 좋으니 뒤늦게 들어주고 인정해주나봐요."

-앨범 발매 텀이 길어요.
"작업은 꾸준히 해왔어요. 지난해에는 발매를 앞두고 팔을 다쳐서 뮤직비디오 촬영이 취소됐어요. 그래서 밀렸고요. 그때 '이렇게 된 거 방송도 못 하고 아무것도 못 하니깐 작업이나 조금 더 해보자'고 해서 7월까지 왔어요."

-그렇게 되면 기존 곡들은 버리나요.
"다시 다듬죠. 그리고 언젠가는 내려고 잘 간직하고 있어요. 앨범이 한 차례 밀리면서 본의아니게 작업해놓은 곡들이 많아졌어요. 원래는 이번 '네 생각' 발매 후 순차적으로 싱글을 추가로 내고 마지막에 앨범으로 묶어서 내려했어요."

-그럼 또 음원이 나오나요.
"아마 나올 거에요. 이게 확실히 대답을 못 하겠어요. 계획을 세우다가도 바뀌는 경우가 허다하다보니 말하는 것도 조심스러워지고요."

-완벽주의자인가봐요.
"누구나 그렇겠지만 내 마음에 들 때까지 앨범을 내고 싶진 않아요. 마음에 안 들어도 낼 수 밖에 없는 상황도 있는데 그게 안 돼요. 여태까지 해온 것도 후회가 남죠."

-그걸 다 수용하는 소속사도 대단하네요.
"맞아요. 쿵짝이 맞아야하는데 그런 면에선 대표님이 얘기를 잘 들어주세요. 2년 전 싱글을 냈을 때 더블 타이틀이었거든요. 미국에서 뮤직비디오까지 찍었는데 완벽하지 않다고 생각해 내지 못 했어요. 다 날린 셈이죠. 회사에는 미안했지만 어쩔 수 없었어요."

-주변 사람이 힘들어하겠어요.
"제일 힘들어하는 건 팬들이고요. 그 다음이 회사 식구들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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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부터 그런 마인드였나요.
"전혀요. 수업도 제대로 안 듣고 거의 막 살았어요. 음악작업은 다르잖아요. 또 김동률·이적 선배님이랑 같이 작업을 하다보니 이런 정체성이 확립됐죠."

-그런 면에서 '네 생각'은 만족도가 높나요.
"95정도요. 타이틀곡은 나도 만족스럽고 대중이 좋아해야할 곡이어야죠. 보통 만족도 80으로 시작해서 100까지 끌어올리려고 해요. 지금 작업해놓은 곡들은 거의 90 이상이에요. 가끔 애정이 가는 수록곡은 100점도 있어요."

-본인이 만족해도 대중의 반응이 냉담할 수 있잖아요.
"맞아요. 내가 좋아한다고 사람들이 좋아하진 않으니깐요. 타이틀곡을 낼 경우에는 그 점을 염두해두고 편곡도 다르게 할 때도 있어요. 내가 상상하는 것과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을 같이 만들려고 노력하죠. 물론 내가 공들여서 좋아하면 그게 최선이지만 그게 안 될 수도 있어요."

-가요 프로그램에서 보기 힘들어요.
"출연하진 않아도 열심히 챙겨봐요. 어느 순간 제가 나갈 곳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요. 3분 무대를 위해 엄청난 연습량과 수많은 시간을 투자해야하잖아요. 방송국을 순차적으로 돌려면 잠도 못 자고 소화해야되는데 그게 힘들어요. 또 제가 나간다고 누가 좋아해주겠어요. 잘생기고 예쁘도 춤 잘추는 아이돌이 그렇게 많은데요.(웃음) 그 시간에 라이브 영상을 하나 더 찍는다든지 음악 얘기를 할 수 있는 콘텐츠를 생각해봐요."

>>>3편에서 계속

김진석 기자 superjs@joongnag.co.kr
사진=박세완 기자
영상=이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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