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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59주년 앞둔 노부부, 붕괴 아파트 잔해서 나란히 발견

입력 2021-06-30 14:40 수정 2021-06-30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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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세르히오 로자노 페이스북 캡처〉〈사진=세르히오 로자노 페이스북 캡처〉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12층 아파트가 붕괴된 가운데 참사 건물 잔해에서 노부부가 나란히 숨진 채 발견돼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습니다.

현지 시간 29일 미국 CBS에 따르면 숨진 안토니오 로자노(82)와 아내 글래디스(80)은 참사가 일어난 아파트 9층에 살았습니다. 해변이 보이는 곳에 사는 게 꿈이었기 때문에 최근까지 이 아파트에 머물렀습니다.

노부부는 건물이 무너지기 몇 시간 전, 아들 세르히오와 만나 저녁을 먹었습니다. 저녁 식사 뒤엔 아들과 포옹하고 늘 그랬듯 인사를 했습니다. 그게 아들과의 마지막이었습니다.

집으로 돌아간 세르히오는 몇 시간 뒤 끔찍한 소음에 깼습니다. 문을 열고 보니 부모님이 살던 건물이 사라져 있었습니다. 세르히오는 자신의 아파트에서 부모님 집의 부엌을 볼 수 있을 정도로 가까운 거리에 살았다고 합니다.

세르히오는 참사 당시 "아내에게 '건물이 사라졌다'고 외쳤다"면서 "'무슨 말이냐'고 묻는 아내에게 '부모님이 살던 아파트가 사라졌다'고 말했다"고 회상했습니다.

그러면서 "이제는 더이상 어머니가 요리하거나 아버지가 앉아있는 모습을 볼 수 없게 됐다"며 슬퍼했습니다.

 
〈사진=세르히오 로자노 페이스북 캡처〉〈사진=세르히오 로자노 페이스북 캡처〉
참사 뒤 노부부는 잔해 속에서 함께 발견됐습니다. 발견 당시 침대에 나란히 누워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노부부는 다음 달이면 결혼 59주년이었습니다.

세르히오는 "생전 아버지는 어머니에게 '네가 먼저 떠나면 어떡하냐'며 '나는 계란프라이를 만드는 방법도 모른다'고 말하곤 했다"면서 "제가 해드리겠다고 했지만, 결국 두 분이 함께 돌아가셨다"고 했습니다.

이어 "가족들이 매우 힘들어하고 있지만 부모님이 마지막까지 함께였다는 것에 위로를 받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아울러 세르히오는 "부모님은 사랑이란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배려하고 용서하는 것이라고 하셨다"며 "부모님이 나에게 남긴 가장 중요한 가치는 가족과 사랑"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진=세르히오 로자노 페이스북 캡처〉〈사진=세르히오 로자노 페이스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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