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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에 대한 '분노' 삭이지 못한 김무성

입력 2016-11-23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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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에 대한 '분노' 삭이지 못한 김무성


박 대통령에 대한 '분노' 삭이지 못한 김무성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가 23일 차기 대선 불출마를 전격 선언했다.

김 전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분노를 고스란히 드러냈다.

그는 "박 대통령으로 인해 초래된 보수의 위기가 보수의 몰락으로 이어지는 것을 방치할 수는 없다"며 "보수의 썩은 환부를 도려내고 합리적인 보수 재탄생의 밀알이 되고자 한다"고 말했다.

김 전 대표는 특히 "박 대통령은 국민을 배신했다. 우리 새누리당도 배신했다. 헌법을 심대히 위반했다"며 "헌법을 위반한 대통령은 탄핵을 받아야 한다. 새누리당 내에서 탄핵발의에 앞장서겠다"고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주도하겠다고 선언했다.

김 전 대표가 이날 기자회견에서 박 대통령에 대한 원색적인 감정을 표출한 데는 자신의 대선 불출마가 박 대통령의 책임과 무관치 않다는 인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그는 박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표 시절, 유승민 의원, 전여옥 전 의원과 함께 '원조 친박 3인방'으로 불릴 정도로 박 대통령의 가신이었다.

그러다가 2009년 이명박 정부 당시 세종시 수정 문제로 박 대통령과 완전 결별하긴 했지만 지금의 박 대통령이 있기까지 김 전 대표의 공이 7할은 넘는다는 것이 여권의 대체적인 평가다.

지금은 김 전 대표와 대척점에 서있는 '친박'이라는 조직 역시 그가 2007년 한나라당 대선 경선 당시 '박근혜 캠프'에 몸담으며 만들었다. 한때 박 대통령이 김 전 대표를 '좌장'으로 명명한 것도 이 때문이다.

김 전 대표는 2014년 친박계 맏형인 서청원 의원과 당권 경쟁을 벌여 승리했지만 친박계는 김 전 대표가 사퇴하는 날까지 끊임없이 흔들어 댔다. 청와대와 친박계는 정치적 대립관계에 있는 김 전 대표를 끌어내리고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같은 자신들이 통제 가능한 후보를 원했다.

이런 와중에 지난 4·13 총선을 앞두고 친박과 김 전 대표를 위시한 비박계간에 공천 전쟁이 발발했고, 두 진영 모두 공멸했다. 그러면서 여권주자 1위를 달리던 김 전 대표는 지지율 5%라는 처참한 상황으로 고꾸라졌다.

김 전 대표는 이후 배낭 하나만 매고 전국을 돌며 민생투어를 하고, 중국을 방문하는 등 본격적인 대권행보에 나섰지만, 한번 떠나간 지지자들을 돌려세우기에는 태부족이었다. 이런 와중에 터진 '최순실 쓰나미'는 말그대로 여권을 덮쳤다. 친박, 비박 가릴 것 없이 보수진영 전체를 '박근혜 정권의 공범'으로 내몰았다.

결국 김 전 대표의 대선 출마를 포기시키게 만든 장본인 중의 한명이 바로 박 대통령인 셈이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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