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발달장애인이 직업을 가질 수 있도록 돕는 장애인시설에서 강사비를 부풀리는 수법 등을 통해 돈을 빼돌린 사실이 JTBC 취재결과 드러났습니다. 서울시 등으로부터 보조금을 받아서 운영되는 곳인데, 빼돌린 돈으로 해외 연수를 다녀왔다는 의혹까지 나왔습니다.
이수진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해 8월, 장애인직업재활센터에 센터장으로 입사한 김 씨는 회계 장부를 보고 당황했습니다.
전 센터장이 강사비를 부풀려 지급한 뒤 빼돌린 흔적을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김혜미/2대 센터장 : 10만원어치밖에 일을 하지 않았는데 100만원을 넣는 거예요, 예를 들면. '어, 잘못 들어갔다. 90만원을 (현금으로) 돌려달라.']
이렇게 빼돌린 돈은 어떻게 쓰였는지 알 수 없었습니다.
전 센터장과 직원들이 이 돈으로 마카오 연수를 다녀왔다는 의혹도 제기됐습니다.
[A씨/직원 : (마카오 연수 관련) 정상적인 서류가 안 되어 있고, 자금 출처가 없는 연수가 잡혀 있고…]
JTBC 취재진이 감사보고서를 확인한 결과, 이들은 서울시와 한국장애인개발원의 회계 시스템이 분리돼 있다는 점을 이용해서 돈을 양쪽으로 청구했습니다.
서울시와 개발원이 보고서를 통해 잘못 썼다고 지적한 금액은 총 4000만원이 넘습니다.
전 센터장은 "당시 상황이 열악해 회계 직원을 뽑지 못해 벌어진 실수"라고 해명했습니다.
사업 철회도 논의되고 있어 직원들은 발달장애인의 직업 활동이 위축될까 우려하고 있습니다.
[박지용/직원 : 솔직히 속상해요. 저희 직원들 정말 열심히 일하거든요. '이제 발달장애인도 자기 직업 하나씩 가져야 하지 않겠어?' (그 뜻으로 일하는 건데…)]
서울 영등포경찰서도 센터의 운영법인인 서울장애인부모연대를 보조금 법 위반 및 횡령 혐의로 조사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장헌 / 영상디자인 : 박성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