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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근절되지 않는 '불법 현수막'…공공기관이 주범

입력 2017-09-26 21:42 수정 2017-09-26 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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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서울시가 지난해 '불법 현수막'을 모두 없애겠다며 대대적인 단속에 나섰습니다. 그런데 막상 단속을 하고 보니까 불법 현수막 10개 가운데 6개 이상은 구청을 비롯한 공공기관에서 내건 것이었습니다.

밀착카메라 손광균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시내 한 공원 앞입니다. 맞은편에는 현수막이 여러 개가 걸려있는데요. 모두 허가받지 않고 설치된 불법 현수막들입니다. 서울시가 매일 단속을 하고 있는데, 어떻게 제거하는지 한 번 따라가 보겠습니다.

횡단보도 옆으로 걸린 현수막들이 금세 제거됩니다.

신호등 위에 걸린 현수막은 개조한 낚싯대를 사용해 끊어버립니다.

그래도 닿지 않는 것들은 트럭 위로 올라가서야 겨우 떼어냅니다.

[업체에서 일부러 크레인 가지고 높이 다는 거예요. (가위가) 안 닿으면 전신주 타고 가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정비를 합니다.]

서울시는 지난해 7월, 구청 관계자와 관련 단체들과 함께 이른바 '불법 현수막 제로'를 선포하고 매일 단속에 나섰습니다.

불법 현수막들이 도시 미관을 해치고 시민안전까지 위협한다는 이유에서입니다.

광고를 목적으로 개인이나 업체가 내건 불법 현수막은 줄어든 반면에, 구청 등 공공기관에서 만든 불법 현수막은 여전히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지금 막 떼어낸 현수막인데요. 구청 후원 행사가 내용에 들어있고요. 이 아래쪽으로는 오늘 떼어낸 현수막들인데, 정당에서 걸어 놓은 현수막도 있습니다. 내용은 어떤 것들이 많을까요? 아무래도 명절을 앞두고 있어서 그런지, 한 향우회에서 내건 이런 현수막은 한가위를 잘 보내라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현행법상 현수막은 각 지자체가 마련한 게시대에만 허가를 받아 설치할 수 있습니다.

신호등이나 전봇대, 가로수에 설치할 경우 모두 불법입니다.

하지만 일부 구청이나 주민센터가 내건 현수막들은 장소를 가리지 않습니다.

[김종효/서울시 불법광고물기동정비반 : 아무래도 사람이 많이 다니는 데 해야 광고 (효과)가 나타나거든. 그래서 밀집 지역, 횡단보도, 사거리, 전철역 이런 주변에 많이 설치됩니다.]

인도 펜스에 설치된 이 현수막은 명절 인사를 위해 한 구청장이 설치해 놓은 겁니다. 역시 불법입니다.

[윤준상/서울 용두동 : 구청이나 지자체부터 솔선수범해야 하는 게 맞는 건데, 그런 규제를 구청이나 지자체에서조차 잘 안 지키고 있다 하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박진숙/서울 행당동 : 나하고 그렇게 해당 사항이 있는 건 별로 없더라고. 너무 지저분하죠.]

문제는 불법 현수막에 과태료를 매기는 건 각 구청장의 권한이라는 겁니다.

최대 500만 원에 달하는 과태료가 제대로 부과될 리 없습니다.

1년 동안 가장 많은 불법 현수막이 적발된 성동구의 경우, 전체 1300여 건 가운데 800여 건이 공공기관이 내건 것이었습니다.

과태료 부과율도 절반이 조금 넘는 수준입니다.

강남구와 종로구, 성북구 등에서는 공공기관이나 정당 등에서 내건 불법 현수막이 전체 단속량의 무려 90%를 넘었습니다.

성동구 측은 다음 달부터 불법광고물 정비를 강화하고 합법적으로 현수막을 걸 수 있는 게시대를 늘리겠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시가 불법 현수막 근절을 외친 지 1년이 지났습니다. 하지만 단속을 해야 할 지자체들이 불법을 일삼으면서 불법 현수막 근절 약속은 공염불이 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이주원·박대권, 영상편집 : 임인수, 인턴기자 : 박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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