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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에 제주 귤 선물…한라산 초대장·북미대화 중재카드?

입력 2018-11-12 08:05

천해성 차관, 서호 비서관 '귤 특사' 방북
'김 위원장 답방' 북·미 관계 돌파구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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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해성 차관, 서호 비서관 '귤 특사' 방북
'김 위원장 답방' 북·미 관계 돌파구 가능성

[앵커]

청와대가 어제(11일)에 이어 오늘까지 북한에 제주산 귤 200t을 보낸다는 소식 앞서 전해드렸습니다. 이번 귤 선물이 갖는 의미 등을 취재기자와 자세하게 짚어보겠습니다.

안태훈 기자, 제주산 귤이 북한산 송이 버섯에 대한 답례 선물이라고 하는데 여러 모로 의미가 있어 보입니다.
 

[기자]

네, 일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 가능성과 관련이 있다는 시각입니다.

그러니까 '한라산 초대장'이라는 얘기입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은 북·미 회담 일정이나 그 결과에 따라서 유동적입니다.

문재인 대통령도 그렇게 말한 바 있습니다.

다만, 이번 귤 선물이 김 위원장의 연내 답방에 대비한 사전 작업이란 해석이 나오는 이유는 앞서 유선의 기자의 리포트로 보셨지만, 문 대통령이 직접 "백두에서 한라까지라는 말이 있듯이 김 위원장이 원한다면 한라산을 보여주겠다"고 말했기 때문입니다.

또 원희룡 제주지사도 지난 주말, 김 위원장이 한라산을 방문할 경우에 대비해 직접 한라산 정상을 찾아 상황을 점검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지난 9월 백두산 천지를 찾았을 때 말이죠. 생수통에 담아온 한라산의 물을 절반은 뿌리고, 그 나머지 공간에 백두산 천지의 물을 담아서 오지 않았습니까? 김정은 위원장과 제주도는 또 남다른 인연이 있다고요?

[기자]

네, 김 위원장의 외조부가 제주 출신입니다.

제주도에 김 위원장 외가의 가족 묘지가 있다고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또 귤은 북한에서는 재배가 힘든 품종이라서 북한주민은 "제주도산 귤 한번 먹어보고 싶다"는 얘기를 많이 한다고 합니다.

실제 한 북한 이탈 주민은 "북한에서는 귤을 아예 보지 못한 사람들이 많고 먹어봤다면 아주 잘 사는 사람"이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귤은 과거에도 남북교류의 매개체 역할을 해왔던 부분도 있습니다.

1998년부터 민간기구가 주축이 되어서 북한에 귤 보내기 운동이 시작됐고 2010년까지 매년 지속된 바 있습니다.

이런 면에서 제주산 귤이 갖는 상징성도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앵커]

청와대는 이번 제주산 귤 선물에 대해서 뭐라고 설명하고 있습니까?

[기자]

청와대는 확대 해석을 경계하고 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보낸 북한산 송이버섯 2톤에 대한 답례 차원이라는 것입니다.

또 "귤은 북한 주민이 평소 맛보기 어려운 남쪽 과일이고, 지금이 제철이라 선정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특히 이번에 귤을 가지고, 천해성 통일부 차관과 서호 청와대 통일정책 비서관이 함께 평양으로 갔어요.

[기자]

천해성 차관과 서호 비서관이 함께 방북하면서 이른바 '귤 특사'란 말까지 나온 상황입니다.

두 사람은 북측 고위급 인사들을 잘 알고, 주요 회담 경험도 많습니다.

특히 천 차관은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소장이기도 합니다.

천 차관은 2007년 10·4 남북정상회담 때부터 실무 접촉에 관여한 바 있습니다.

따라서 이 두 사람이 함께 갔다는 것은 김 위원장의 답방 문제뿐 아니라, 교황 방북 초청 여부와 교착 상태인 북·미 대화를 중재하려는 측면도 있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것입니다.

[앵커]

귤을 보낸 바로 지금, 이 시점도 주목해서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어떻습니까?

[기자]

지난 8일 예정됐던 북·미 고위급 회담이 갑자기 연기됐습니다.

북측이 별다른 성과가 없을 것으로 보고 먼저 연기를 요구했다는 외신 보도도 있었는데, 북·미 회담을 진전시키기 위한 묘수를 찾기가 현재로서는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그동안 북·미 관계를 견인할 카드 중 하나로 거론된 게, 바로 김 위원장의 서울 방문입니다.

따라서 이 시점에 귤을 선물하는 것은 남북 관계의 끈을 이어가는 동시에, 북·미 간 중재에 나서겠다는 뜻도 있다는 분석입니다.

[앵커]

이번주 문재인 대통령은 아세안 정상회의 등에서 주요국 정상들을 잇따라 만날 예정입니다. 이 또한 중재자로서의 역할이 강조되는 자리가 되겠죠?

[기자]

네, 문 대통령은 당장 내일부터 5박 6일간 해외 순방길에 나섭니다.

16일까지 있을 싱가포르에서는 아세안 국가들과 한·중·일 3국 간 정상회의 등이 예정돼 있습니다.

17일부터 18일까지는 파푸아뉴기니를 찾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합니다.

트럼프 대통령 대신 참석하는 펜스 미국 부통령,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회담도 있습니다.

북·미 협상이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을 어떻게 움직이게 할지가 숙제입니다.

[앵커]

교착상태에 빠진 북·미 대화가 이번 제주산 귤 선물을 계기로 새로운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지, 좀 더 지켜봐야할 것 같습니다. 안태훈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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