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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올레' 오만석 "암환자로 아들과 통화..연기인데 울컥"

입력 2016-08-30 13:02 수정 2016-08-30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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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석(43)이 변했다. 나이가 들었고, 경험이 쌓였고,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상황이 달라지면서 스스로 변화가 느껴질 정도란다. 물론 '긍정적인' 발전이다. 사랑에 용기가 없어졌다는 것만 제외한다.

오랜만에 출연한 영화 '올레'(채두병 감독)도 비중을 떠나 박희순 신하균을 만나기 위해, 힐링을 받기 위해 선택한 작품이다. 무대 공연에 치중하면서 브라운관과 스크린에서 자주 볼 수 없었던 탓에 그의 복귀 자체 만으로도 반가움을 표하는 이들이 많다.

다큐 출연, 학교 강의 등 연기 외 벌여놓은 일도 많다. 하루 24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바쁜 스케줄에 다 놓아버리고 싶을 때도 있지만 이젠 뒷수습이 무서워 일탈을 꿈 꿀 나이는 지났다는 오만석. 딸에게 50점짜리 아빠 밖에 안 된다며 한탄하지만 1년에 두 번 씩은 무조건 여행을 떠난다. 100점 배우, 100점 아빠가 되기 위해 그는 오늘도 '열일' 모드다.

-영화는 어땠나.


"애초부터 마음을 비우고 시작했다. 희순이 형, 하균 씨가 한다고 들었고 내가 가장 마지막에 캐스팅 됐다. 두 분과 작업을 해보고 싶었던 마음이 가장 크다. 희순이 형은 아주 오래 전에 공연을 같이 한 적은 있었는데 영화는 해 본 적이 없다. 오가며 인사하는 정도였는데 볼 때마다 '같이 작품 했으면 좋겠다'고 서로 말했다. 드디어 현실화 됐다."

-오랜만에 영화 주인공으로 나서게 됐다.

"난 비중이 적다. 주인공으로 같이 묶이긴 하는데 나 스스로 너무 민망하다. 조연이라 생각하고 있다. 함께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기 때문에 비중을 현장을 즐겼다. 감독님께서 내 분량은 1초도 안 빠지고 다 나왔다고 하더라. 찍은 것이 없으니까.(웃음) 만약 은동이 아니라면 박희순이 연기한 수탁 역할을 탐냈을 것 같다.

-이번 작품을 통해 얻은 것이 있다면?

"우정을 얻었다. 기본적으로 감독님이 워낙 유쾌하다. 제주도에서 촬영하면서 저녁마다 막걸리를 마셨다. 관객 여러분들께 힐링을 드려야 하는데 내가 힐링을 받고 돌아왔다."

-돋보이지는 않지만 그래서 존재감이 있는 역할이다.

"친구 셋이 있으면 둘은 싸우고 한 명은 중재를 하기 마련이다. 은동이 중간에 서 있는 입장이라 내가 강한 캐릭터를 갖고 연기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 5년 전 '카운트다운'이라는 영화를 했을 때는 연변 조폭 역할이라 중국말도 배웠는데 이번에는 특별한 설정 자체가 없었다. 그런 면에서도 비우고 시작했다."

-영화에는 나오지 않은 은동 캐릭터의 전사가 있다고.

"나이트를 사랑하는 친구였다.(웃음) 학교 다닐 때는 친구들을 이끌고 '나이트 가자!' 하는 친구인데 나이가 들면서 완전히 반대 성격으로 바뀌어버린 것이다. 영화는 변한 후 상황에서 시작하니까 어려울 것은 없었다. 개인적으로는 화려한 것을 별로 안 좋아한다. 늘 가던 곳, 조촐하게 소주 마실 수 있는 곳이 좋다."

-마음에 남는 장면이 있나.

"극중 우리 아들이랑 통화하는 장면이 가장 좋다. 짧은 순간인데 아이를 둔 아버지가 심한 병에 걸렸을 때의 느낌이 들면서 울컥 했다. 영화에서는 우는 것처럼 보이지 않았는데 연기할 때는 좀 울었다. 그리고 수탁이를 잡기 위해 산에 뛰어 올라가는 장면도 슬펐다. '해 뜬다!'라고 할 때 카메라에는 내 뒷모습이 잡히지 않냐. 얼굴이 안 보이는데 사실 울고 있었다."

-젊은 여성들이 봤을 때 불쾌할 만한 장면과 대사들이 있지 않나. 촬영을 하면서도 배우들끼리 이야기를 나눴나.

"요즘 여혐이 이슈가 되고 있고 워낙 민감한 문제이기 때문에 잘못 보여지면 안 될 것 같다는 우려는 있었다. 그래서 상당히 많은 부분을 잘라났다. 하지만 여성을 대상으로 삼았다기 보다 남자들끼리 일탈을 해서 그간 꾹꾹 눌러 담았던 속마음을 스스럼없이 얘기한다는데 초점을 맞췄다는 것 만큼은 확실하다. 왜 무장해제 한다고 하지 않나. 그게 포인트다."

-특히 은동은 유부남 캐릭터라 평범한 대사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하더라.

"은동이의 마음은 절대 그런 것이 아니다. 친구들을 따라 다니기는 하지만 친구들과 함께 하고 싶고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솔직히 말하면 이 영화가 다소 남성적인 시각에서 그려진 것 같기는 하다. 그래서 남녀의 차이가 생길 수 밖에 없다. 그런 부분에서 조심스럽게 생각한다. 혹시라도 기분이 나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지만 본질은 여자를 꼬시기 위함은 아니다."

인터뷰 ②로 이어집니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oins.com
사진= 박세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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