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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언론 "트럼프, 신속검사서 1차 양성 판정 숨겼다"

입력 2020-10-05 18:19

5시 정치부회의 #청와대 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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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 정치부회의 #청와대 발제


[앵커]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고 입원 중인 트럼프 대통령이 오늘(5일) 병원 밖 지지자들에게 인사를 하기 위해 깜짝 외출을 했습니다. 동행한 경호원들을 감염 위험에 노출 시켰다는 비판이 나오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의 상태는 호전됐지만, 초기엔 산소치료를 받고 중증환자에게 처방하는 치료제까지 투약했었단 사실도 공개됐습니다. 신혜원 반장이 관련 내용을 정리했습니다.

[기자]

느릿하게 지나가는 검정색 차량, 뒷좌석에 앉은 남성이 인사하듯 손을 흔듭니다. 마스크로 얼굴 절반을 가려도 숨길 수 없는 존재감, 트럼프 대통령인데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입원 이틀 차에 접어든 현지시각 4일 오후, 이렇게 차를 타고 외출을 단행했습니다. 지지자들이 모인 병원 앞 도로를 마치 카퍼레이드하듯 느릿하게 가로질렀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 저의 지지자들이 아주 오랫동안 밖에서 트럼프 깃발을 흔들며 저를 응원하고 있었습니다. 우리나라를 사랑하는 사람들입니다. 아무한테도 말 안 하고 여러분한테만 말씀드리는 건데, 제가 깜짝 방문을 할까 합니다.]

설마 설마 했지, 진짜 나갈 줄은 백악관 출입기자들도 몰랐다고 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감염 사실을 "아주 흥미로운 여행"에 비유하며 "책이 아니라 학교에서 배우듯이 진짜 코로나를 배웠다", "곧 당신들에게도 알려줄 생각"라고도 했는데요. 특유의 허세는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다는 게 확실해졌습니다. 자신의 건재함을 과시하듯 엄지손가락을 척 치켜들기도 했죠.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현지시간 지난 3일) :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제 생각엔 저는 곧 복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시작한 대선 캠페인을 우리가 해왔던 방식 그대로 마무리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이같은 돌출행동에 비난이 쏟아지고 있는데요. 건재함을 과시하는 건 좋은데, 그 과정에서 확진자의 격리지침을 어긴 데다, 함께 차에 탄 경호원들을 위험에 노출시켰기 때문입니다. 보시면 트럼프 대통령 뒤쪽에 최소 두 명의 비밀경호국 요원이 숨어있고, 조수석엔 투명한 안면 보호대를 착용한 요원이 보이죠.

트럼프 대통령이 입원한 월터 리드 병원의 한 의사는 그의 행동을 insanity, '미친 짓'이라 평했습니다. "요원들은 모두 14일간 격리해야 하고, 정치적 쇼에 동원되느라 목숨까지 걸어야 했다"는 겁니다. 특히 "대통령의 차량은 총알뿐 아니라 화학 공격을 막기 위해 철저히 '밀폐'된다"며 전파 가능성이 클 수밖에 없다는 점도 지적했습니다.

일각에선 '격리 중 업무' 연출 의혹까지 불거졌는데요.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병원에서 뭔가 서명하는듯한 사진을 공개했고, 이걸 장녀인 이방카 보좌관이 공유하며 "그 어떤 것도 국민들을 위해 일하는 것을 멈출 수 없다"고 첨언했습니다. 그런데 이 사진들을 분석해 보니, 10분 단위로 찍힌 장소가 달라진, 다시 말해 연출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다.

또, 1차 양성 판정을 받고도 이를 숨겼다는 보도가 나왔는데요. 미 월스트리트 저널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목요일(1일) 저녁 방송 인터뷰 전 '1차 검사(신속 검사)'에서 양성 판정이 나왔지만, 인터뷰에선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만 말했다'며 '그는 자신의 1차 결과는 물론 측근들의 확진 사실을 공개하지 말라고 요청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백악관 규정상 2차 유전자 증폭검사(PCR)까지가 정석이라곤 해도, 적절한 초기 대처는 아니었다는 지적입니다.

그래서 제일 중요한 건 트럼프 대통령의 건강 상태겠죠. 본인 주장대로 내일 퇴원이 가능한 건지, 좀 더 치료를 해야 하는 건지, 일단 의료진의 소견은 이렇습니다. 

[브라이언 가리발디/트럼프 의료진 (현지시간 지난 4일) : 대통령 건강 상태가 오늘처럼 좋다면 내일 일찍 퇴원해, 백악관에서 앞으로의 치료를 이어가도 될 것 같습니다.]

다행히도, 조만간 퇴원이 가능할 거란 설명입니다. 다만 의료진은 "입원 초기 상태는 좋지 않았다"면서 하루 전 만 해도 강하게 부인했던 '산소 공급' 치료 사실을 뒤늦게 인정했습니다.

[숀 콘리/백악관 주치의 (현지시간 지난 4일) : (산소 공급 사실 부인했던 건) 의료진과 대통령의 낙관적 태도와
대통령의 호전된 병세를 반영하려 했던 것뿐입니다. 그러다 보니 뭔가 숨기고 있다는 의혹을 사게 됐는데 그건 사실이 아닙니다. 중요한 건 대통령이 굉장히 잘 지내고 있다는 겁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상태가 좋지 않다'는 백악관 관계자발 기사가 나오자 "어떤 빌어먹을 놈이 그런 얘길 했냐"며, 'f'로 시작하는 비속어까지 써 가며 색출을 지시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죠. 이 관계자 발언의 당사자, 마크 메도스 비서실장으로 밝혀졌습니다. 브리핑장에서 이마를 감싸 쥔 이 사진 한 장에 말 못할 고충이 고스란히 엿보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산소 치료와 함께 렘데시비르와 덱사메타손이라는 약물치료도 받았는데요. 덱사메타손은 산소 부족을 겪는 중환자에게 주로 처방되고, WHO 역시 "중태이거나 심각한 코로나19 환자에게만 덱사메타손을 투여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습니다.

[숀 콘리/백악관 주치의 (현지시간 지난 4일) : 어제 산소포화도가 93% 정도 떨어지는 또 다른 사건이 있었고, 트럼프 대통령은 숨가쁨을 느꼈습니다. 우리는 그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최대한으로 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덱사메타손을 투여할지 토론했고, 투여했을 때의 잠재적 이익이 투여하지 않았을 때의 위험보다 크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차기 미국 대통령 선거는 11월 3일, 이제 채 한 달도 남지 않았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바이든 후보에게 약 10% 포인트 격차로 뒤지고 있는데요. 깜짝 북미대화랄지, 지지층을 결집할만한 옥토버 서프라이즈는 이렇게 물 건너 가는 분위기입니다. 증세가 더 나빠지면, 그간 "마스크 필요 없거든" 했던 과거가 발목을 잡을 테고, 정반대로 '트럼프의 코로나 극복기'라는 극적인 반전 드라마를 연출할 수도 있겠죠. 대선의 유불리를 떠나, 고령의 고위험군인 트럼프 대통령이 무사히 쾌차하길 바래봅니다.

오늘 청와대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확진' 트럼프의 깜짝 외출 의료진 "이르면 내일 퇴원" >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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