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엄마에게 학대를 당했던 한 아이가 그 상처를 그림으로 이겨냈습니다. 영화로도 만들어진 칠곡 아동 학대사건의 피해자 얘기인데요. 이번에 그 그림들을 세상에 내놨습니다. 자기와 같은 상처를 가진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했습니다.
강나현 기자입니다.
[기자]
밤하늘의 공기를 가르고 힘차게 솟아오르는 고래.
홀로 서 있던 소녀는 따뜻한 위로를 받습니다.
미술을 배우는 고등학생 다빈이는 고래 그리기를 가장 좋아합니다.
[다빈이 어머니 : 고래들이 물 속을 유영하다가 튀어올라오잖아요. 내가 이렇게 힘들지만 잘 견뎌냈다. 괜찮다는 외침을 들려주고 싶은거 같아요.]
다빈이는 6년 전 일어난 '칠곡 아동학대 사건'의 피해자입니다.
엄마의 아동 학대로 동생이 죽음에 이르렀으나 같이 맞던 언니가 죄를 뒤집어 쓸 뻔한 사건은 최근 영화로도 만들어졌습니다.
영화에는 누명을 벗은 순간까지만 기록됐습니다.
입양을 통해 새로운 가족과 만났지만 아픈 상처들은 쉽게 아물지 않았습니다.
중학교 1학년 때, 시험지에 답 대신 채워놓은 그림을 본 가족의 권유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고 부지런히 그림을 그리면서 마음에 새겨진 아픔을 이겨내고 더욱 단단한 사람이 됐습니다.
아직 전시할 정도는 아니라며 수줍어하면서도 첫 전시가 꿈만 같다며 기뻐한 다빈이는 자신이 그림을 통해 살아갈 힘과 위로를 얻었듯, 미술 심리 치료사가 돼 아동 학대 피해를 입은 아이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싶다고 말했습니다.
(화면제공 : 워너비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