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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한국-유럽 '살충제 달걀' 엇갈린 정보들…따져보니

입력 2017-08-16 22:41 수정 2017-08-17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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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유럽은 우리보다 한 달 먼저 살충제 달걀 사태를 겪었습니다. 그런데 유럽의 언론보도를 보면 국내에서 알려진 정보와 다른 내용들이 몇 가지 있습니다. 우선 먹어도 되는 살충제 달걀의 숫자가 달리 보도됩니다. 닭을 살처분하는 게 맞는지 여부도 다릅니다. 실생활에 밀접한 사안이기 때문에 서로 엇갈린 정보들을 팩트체크에서 다뤄보죠.

오대영 기자, 화면에 '245', '7' 이 두 숫자가 나와 있는데 어떤 의미입니까?

[기자]

'245'는 한국 언론이 보도한 먹어도 되는 달걀의 숫자고요. 그리고 오른쪽에는 독일입니다.

이건 성인이 한꺼번에 이만큼 먹지 않는 한 위험하지 않다라는 게 보도의 내용이고요. 독일은 '7'로 보도를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차이가 큰 것에 대해서 국내 통신사를 비롯해서 일부 언론은 한국의 기준이 너무 느슨하다라는 뉴스를 보도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너무 많이 차이가 나서, 이렇게만 보면 우리 기준이 많이 낮은 거 아닙니까?

[기자]

그런데 그런 보도의 내용은 사실이 아닙니다. 한국과 유럽은 인체위험성에 대한 기준이 같습니다. 세계 표준입니다.

보도에서 달걀 개수가 이렇게 차이가 나는 이유는 검출된 양이 다르기 때문인데 한국의 기준이 낮아서가 아닙니다.

그제 남양주에서 검출된 피프로닐의 수치와 또 벨기에에서 검출된 수치는 33배 차이가 납니다. 이걸 고려하면 달걀 개수의 차이가 나는 건 오히려 당연하죠.

[앵커]

그러니까 우리나 유럽이나 기준이 같다는 건데, 그러면 245개 달걀까지는 괜찮다라는 건 맞는 겁니까?

[기자]

그것도 상황에 따라 다른데요. 오늘 강원도 철원에서 0.056의 피프로닐이 검출이 됐습니다. 그제보다 더 높아졌습니다.

이 농도라면 193개를 섭취했을 경우에 위험할 수 있다라는 계산이 나옵니다. 언론에서 몇 개까지는 괜찮다라는 보도는 그래서 가변적이라는 걸 감안해서 보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앵커]

이제 문제는 앞으로잖아요. 그러니까 우리보다 한 달 먼저 겪은 유럽에서는 닭까지 지금 살처분을 하고 있는 거 아닙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최근에 영국의 가디언지의 보도를 한번 보겠습니다. 이런 내용이 있습니다. "네덜란드는 30만을 살처분 또 수백 만이 더 필요하다, 독일도 수백 만의 살처분을 기다리고 있다"

또 다른 유럽 언론에서는 이 살처분이 근본 해결책이라는 취지의 보도도 함께하고 있습니다. 반면에 한국은 다릅니다. 이 살처분 이야기는 뉴스에서 찾아보기가 어렵습니다.

[앵커]

그러면 살처분이 근본 해결책인지 아닌지, 이거는 어떤 게 맞는 겁니까?

[기자]

일단 달걀만 낳는 닭을 산란계라고 하는데요. 이 산란계 수명을 1년에서 1년 반 정도로 보고 있습니다. 또 살충제 성분은 닭이든 사람이든 체내에 일단 들어가면 계속 그게 쌓이는 게 아니라 서서히 빠져 나옵니다.

그래서 닭의 수명과 살충제가 배출되는 그 속도를 감안해서 살처분이 필요한지 아닌지 그걸 판단하면 됩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배출 속도의 연구가 이루어진 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살처분은 닭의 체내 오염도의 변화를 봐야 되고요. 또 양계장 환경을 종합적으로 조사한 뒤에, 그 뒤에 판단해야 된다고 말합니다.

[최재욱/고려대 예방의학 교수 : 체내의 피프로닐 함유량이 얼만지, 얼마나 오염이 되어있는지, 이런 것들이 조사되면 그 결과에 따라 살처분 같은 조건을 정하는 게 순서예요. 유럽 같은 경우는 당연히 조사했죠.]

[앵커]

우리보다 한 달 먼저 겪은 유럽에서는 이미 이제 조사를 해서 그걸 바탕으로 살처분을 하고 있는 거고, 우리는 이제 또 더 면밀한 조사가 있어야 할 텐데… 그러면 유럽은 지금 진정 국면이라고 볼 수가 있습니까?

[기자]

우리보다 앞섰으니까 어떻게 돼 있는지가 우리가 좀 판단해 볼 수 있는 최소한의 근거가 될 수 있는데요. 유럽은 여전히 줄지 않고 있습니다. 7월 20일에 벨기에에서 시작해서 지난 11일에 EU의 17개 국가로 번져나갔습니다.

최근에는 가공식품, 예를 들어서 마요네즈, 쿠키, 아이스크림 등에서도 피프로닐이 검출됐습니다. 그래서 유럽은 이걸 장기화할 수 있다는 것에 대비하고 있는데 독일은 민간에서 아예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해서 위험 정보를 스스로 민간에서 알리고 있습니다.

프랑스는 정부가 나서서 금지목록을 만들어 배포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정보전달에 주력을 하고 있는데, 우리는 지난해부터 지적된 문제를 방치를 하다가 유럽에서 이번 일이 벌어지자 뒤늦게 수습에 나섰습니다.

유럽은 왜 이렇게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었는지 면밀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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