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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④] "경쟁작? 영화 아닌 대통령" 엄지원의 한방

입력 2016-11-29 09:01 수정 2016-11-29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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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④] "경쟁작? 영화 아닌 대통령" 엄지원의 한방

엄지원(38) 하면 떠오르는 특유의 분위기가 있다. 여리여리한 비주얼에 간드러진 목소리는 같은 말을 해도 애교가 뚝뚝 묻어나고, 보면 볼 수록 기분 좋아지는 눈웃음은 엄지원의 트레이드 마크다. 여기에 은근한 예민미(美)를 동반한 똑부러진 성격은 배우 엄지원, 여자 엄지원을 완성한다. 타고난 매력이 남심은 물론 여심까지 설레게 만든다.

엄지원의 분위기는 작품과 캐릭터를 만났을 때 더욱 빛난다. 멜로·스릴러·액션·코미디에 미스터리까지. 여배우가 선택할 만한 작품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는 충무로에서 틈새를 파고들며 다양한 장르를 선택하는데 탁월한 재주가 있다. 캐릭터에 따라 변하는 얼굴과 연기도 배우 엄지원의 가치를 높이기 충분하다.

개봉을 앞둔 영화 '미씽: 사라진 여자(이언희 감독)' 그리고 지선 캐릭터는 '경성학교: 사라진 소녀들(이해영 감목)'에 이어 엄지원이 두 번째 선택한 미스터리 여성 영화이자 '소원(이준익 감독)'에 이어 또 한 번 선택한 엄마 역할이다. 물론 스토리와 캐릭터 설정은 전혀 다르기에 비교해 보는 맛도 쏠쏠하다.

절친한 사이로 잘 알려진 공효진과 한 작품에서 만났고, 어느 때보다 많은 이야기를 나눴으며, 누구보다 의지했다 영화 속 지선으로서, 또 배우로서 극심한 외로움을 느꼈다는 엄지원은 "의외로 무딘 구석이 있는지 다음 작품을 촬영하면서 '아, 나 그 때 엄청 힘들었구나'라는 것을 느꼈다"며 미소지었다.

최고의 경쟁작은 '박근혜 대통령'과 'JTBC'라고 콕 집어 언급하면서도 "어머, 이거 그대로 나가면 안되는거 아니에요?"라며 호탕하고 털털하게 쏟아낸 입담은 여리게만 봤던 엄지원의 내공을 새삼 엿보이게 한 순간이었다.

※인터뷰 ③에서 이어집니다.
[인터뷰④] "경쟁작? 영화 아닌 대통령" 엄지원의 한방

- 자의 반, 타의 반 외로움을 많이 느꼈을 것 같다.

"너무 너무 외로웠다. 그리고 너무 많이 괴롭고 힘들었다. '이것이 맞는 것인가'에 대한 방향성부터 시작해 많은 것들을 책임져야 했다. 내가 좀 이상하게 예민한 편이기도 한데 둔한 면도 있다. 사실 이 모든 감정들을 그 다음 작품을 촬영하며 새삼 느꼈다."

- '마스터'를 말하는 것인가.

"맞다. 그 영화에서는 굉장히 쿨한 역할을 연기했는데 촬영 초반 액션 연습을 하면서 부상을 당해 목 디스크가 왔다. 몸 상태가 엄청 안 좋았다. 앉지도 서지도 못 할 정도로 신체 컨디션이 별로였는데 기분은 늘 좋았다. 몇 개월을 그렇게 촬영했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멘탈은 훨씬 괜찮았다. 그러면서 '아, 내가 '미씽' 때 진짜 많이 힘들긴 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 오히려 몸 컨디션은 더 좋았음에도 불구하고?

"완전 좋았지. '미씽' 땐 발차기고 뭐고 다 되는 시기였다. 앞 뒤고 쭉쭉 찢고 육체적으로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어마어마하게 받은 것이다. '소원' '더폰' '경성학교'에 이어 '미씽'까지 연달아 감정적으로 힘든 작품을 하니까 계속 쌓이고 쌓였던 것 같다. 물론 배우의 업이자 숙명이라 받아들이고 있다. 감내해야 할 부분이기도 하다. 당연하게 생각은 하는데 정신이 아주 맑은 상태로 촬영할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됐다.(웃음)"
[인터뷰④] "경쟁작? 영화 아닌 대통령" 엄지원의 한방

- 이병헌·강동원·김우빈 등 눈호강 할 수 있는 배우들이 많다는 이유도 한 몫 하지 않았을까.

"보는 것은 좋은데 화면에 같이 걸리면 그것도 은근 스트레스였다. 왜 예쁜 친구들이랑 사진 찍을 때 괜히 신경쓰이는 그런 마음 있지 않냐. 일을 하는 사람으로서는 나름의 고충이 있다 왜냐하면 어쨌든 난 여배우니까. 하하. 남자가 나보다 예쁘면 마음이 어떻겠냐. 행복한 작업적 고충이 있었다.(웃음)"

- '미씽'은 엄지원에게도, 또 한국 영화계에서도 독특한 작품으로 남을 것 같다.

"정말 그랬으면 좋겠다. 미스터리 드라마에 가까운 장르지만, 워딩은 그렇지만 그 동안 많이 봐 왔던 트릭은 조금 벗어나는 작품이라는 자부심이 있다. 한국적인 정서 안에서 풀어냈지만 피해자와 가해자가 명확한 듯 명확하지 않다. 피해자로 분류되는 지선의 시선을 따라 다라 가해자를 바라보고 따라가는 전개 방식도 좋았다."

- 긴장감은 높은데 자극적이지는 않다.

"그것도 만족스러운 부분 중 하나다. 대부분 자극적인 것을 좋아하고 눈에 띄는 것을 선호하기 때문에 사회적인 나쁜 사건이나 현안들, 악 자체가 집중하게 되기 마련이다. 때문에 나쁜 것을 더 드러내려 하고 얼마나 잔인했는지, 어떻게 죽였는지데 포커싱을 맞춘다. 가해자 혹은 피해자의 마음이 어떤지, 주변이 어떤지는 빠져 있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는 이슈를 영화적으로 제한 함으로써 오히려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것 같다. 영화를 즐겁게 관람하면서도 큰 의미와 메시지를 얻게 되지 않을까 싶다."
[인터뷰④] "경쟁작? 영화 아닌 대통령" 엄지원의 한방

- 오랜만에 등장한 '워로맨스' 작품이다.

"브로맨스 지겹지 않나? 난 지겨워. 이젠 좀 새로워 질 때가 됐다고 본다. 워로맨스 시대도 와야지."

- 11월 개봉작에 같은 날 개봉하는 경쟁작들도 많은데.

"가장 큰 경쟁작은 영화보다 박근혜 대통령과 JTBC가 아닐까? 이 멘트가 그대로 나가도 되나 싶긴 한데.(웃음) 지금은 무엇보다 시국의 안정이 최우선이다. 국민들이 즐겁게 극장을 찾을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져야 하지 않을까."

- 차기작 계획은 어떤가. '엄블리'도 보고싶다.

"나도 코미디 연기를 하고 싶다. 개인적으로 로맨틱코미디 혹은 코미디 장르가 나와 가장 잘 맞는다고 생각한다. 밝은 작품도 하고 싶다. 밝은 작품을 할 때 인생작이 나오지 않을까 내심 기대도 하고 있다. 이제 하는 말이지만 엄마 역할은 힘들고 잘 안 맞는다. 엄블리를 위해 공블리에게 해외 진출을 강요하고 있다.(웃음)"

조연경 기자
사진=메가박스(주)플러스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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