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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그들에겐 너무 짧은 40초…위험한 횡단보도

입력 2015-04-30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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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30일) 안지현 기자가 나간 곳은 서울 시내입니다. 40초, 10차선 너비의 횡단보도를 건널 때 주어지는 시간입니다. 일반인들에게는 크게 무리는 없는 시간인데, 몸이 불편한 장애인이나 나이 든 분, 그리고 어린이들한테는 너무 짧은 시간이어서 길 한가운데 갇히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하는군요.

안지현 기자가 횡단보도 곳곳을 직접 점검해봤습니다.

[기자]

여기는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앞입니다.

여기 횡단보도는 어르신들이 자주 이용하는데요.

하지만 신호가 짧아서 횡단보도를 건너려다 오히려 갇히는 일이 많다고 하는데요. 제가 건너가 보겠습니다.

약 22초가 걸렸습니다.

그렇다면 노인의 경우는 어떤지 재봤습니다.

청년보다 평균 약 10초 정도 더 걸렸습니다. 대다수 노인은 보행 신호가 끝날 때 간신히 인도로 진입했습니다.

그나마 이곳은 형편이 나은 편입니다.

노인 인구가 많은 탑골공원 앞이라는 것을 감안해, 보행 신호 길이를 20% 늘렸기 때문입니다.

[조성학 경위/서울경찰청 교통신호운영실 : 일반 횡단보도보다 배려를 해서 길게 운영하고 있거든요. 거기서 추가로 더 보행시간을 연장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이런 곳은 서울시 전체 횡단보도의 30% 수준입니다.

보통은 진입시간 7초에 1미터당 1초가 적용됩니다.

이 노인은 횡단보도의 2/3를 건너기도 전에 신호가 바뀌었습니다.

다행히 차량이 멈춰 사고는 피했습니다.

[이양석/서울 숭인동 : 촉박해요. 다리가 불편해가지고요.]

[정재복/서울 공릉1동 : 너무 짧지요. 우리같은 환자들한테는요.]

일찍 출발해도 점점 걸음이 뒤처지기도 합니다.

몸이 불편한 노인은 횡단보도에선 땅만 보고 걸으며 속도를 내다, 인도에 진입해서야 한숨 돌립니다.

손주와 함께 이동하는 할머니의 마음은 급할 수밖에 없습니다.

[모정희/서울 명륜동 : 애들이 혼자 따라오려면 뛰어오죠. 조금 더 길어지면 좋죠.]

종종 횡단보도를 건너지 못해 갇히기도 합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빨간불이 돼서도 횡단보도를 건너는 할머니를 20초 동안 차량들이 줄지어 기다리는 영상이 '20초의 기적'으로 불리며 화제가 됐습니다.

다른 나라들은 보행 약자에 대한 배려심이 엿보입니다.

싱가포르는 노인과 장애인이 횡단보도 보행시간을 최장 13초까지 연장시킬 수 있는 카드를 발행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전체 30%만 1초당 0.8m를 적용한 데 비해 일본의 경우 전 횡단보도에 초당 0.8m를 적용했습니다.

횡단보도는 일반인 뿐 아니라 노인이나 어린이 그리고 교통약자에게도 안전하게 건널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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