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오늘(12일)은 세월호 4층에 있던 단원고등학교 학생 고 박준민 군의 휴대전화를 복원해 보도해 드리려 합니다. 선장과 선원이 달아나던 그 시간에도 아이들은 연결이 자꾸 끊어지던 전화를 통해 부모를 안심시키려 애를 썼습니다. 마지막 신호가 10시 14분에 갔지만, 통화는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저희가 지난달에 고 박수현 군이 남긴 동영상, 바다로부터 온 마지막 편지라고 소개해 드렸습니다만 그 이후에 많은 학부모 여러분께서 저희에게 아이들로부터 발견된 동영상을 보내주셨습니다. 오늘 바다로부터 온 아이들의 다섯 번째 편지입니다.
김관 기자입니다.
[기자]
단원고 2학년 5반 고 박준민 군의 휴대전화가 복원되면서 사진과 문자메시지가 나타났습니다.
수학여행을 앞두고 큰아빠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에는 엄마 걱정이 묻어납니다.
[김혜경/고 박준민 군 어머니 : 엄마밖에 모르던 아이였어요.]
여행을 앞두고 엄마가 사준 옷을 미리 입어본 사진도 있습니다.
안개 때문에 출발이 늦어지자 엄마에게 상황을 일일이 전합니다.
"일단 배탔어. 출발 할지, 안 할지 몰라."
"심하게 장난치지 말고."
"엄마, 출발~
"이제 자려고 잘자♥"
준민이가 엄마를 다시 찾은 건 16일 오전 9시 11분이었습니다.
배가 기운 뒤 20분을 참다가 송신 버튼을 눌렀지만 연결되지 않았고, 25분 동안 무려 25통의 전화를 시도했습니다.
[김혜경/고 박준민 군 어머니 : 전혀 못 받았어요. (끊기던가요? 전화가.) 네, 전화가 그냥 자동으로 끊겼어요.]
선장이 달아나려던 9시 39분에야 극적으로 전화가 연결됐지만, 오히려 엄마를 안심시킵니다.
[김혜경/고 박준민 군 어머니 : "별일 없을 거야" 라고 했는데….]
11분 뒤, 준민이는 친구 어머니와도 문자를 교환합니다.
"진환아, 엄마야. 구조되는 대로 전화해줘 조심하고."
"저 진환이 친구 준민인데 진환이한테 전해드릴게요. 별 일 없을 거예요."
"그래 고맙다 다 같이 조심해."
아이들에게 상황이 제대로 전파되지 않았다는 걸 말해줍니다.
배가 90도 이상 기울었던 10시 14분.
마지막 전화 신호가 갔지만, 준민이는 받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일주일 뒤, 준민이는 엄마가 사 준 새 옷을 입은 채 엄마 품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준민이의 휴대 전화에선 교복을 입었다가 엄마가 사준 옷으로 갈아입은 준민이의 모습이 되살아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