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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 애도에도 차별있나 …파리에만 쏠린 관심에 베이루트 '섭섭'

입력 2015-11-16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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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 애도에도 차별있나 …파리에만 쏠린 관심에 베이루트 '섭섭'


테러 애도에도 차별있나 …파리에만 쏠린 관심에 베이루트 '섭섭'


열네살인 알리 아와드는 식사를 하며 야채를 집다가 첫 번째 폭격을 맞았다. 아델 톨모우스는 커피숍 근처에 서 있다가 두 번째 폭격을 맞아 숨졌다. 간호사인 코드르 알라 딘은 철야 근무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길에 폭격을 맞았다.

이들 3명은 모두 지난 12일(현지시간)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두 차례에 걸쳐 일어난 강력한 폭탄 테러로 숨졌다. 이들을 포함해 최소 43명이 숨지고 240여명이 다쳤다. 최근 수년내 레바논에서 일어난 최악의 테러로 기록된 사건이었다.

이들도 지난 13일 발생한 파리 테러와 마찬가지로 도심 한가운데서 일상생활을 하다 무차별 폭격을 당했다. 두 도시에서 일어난 테러 모두 극단 이슬람 무장조직 '이슬람 국가(IS)'가 자신의 소행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베이루트와 파리의 테러 양상이 비슷한데도 파리 한 곳에만 전세계적인 지지의 물결이 흘러넘치는데 베이루트 시민들이 괴로워하고 있다고 15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는 보도했다.

현재 파리에는 9·11 테러 당시 미국이 받았던 수준의 추모가 이어지고 있다. 전세계 주요 건축물에는 프랑스의 청·백·적색 삼색기의 색깔을 본딴 조명을 비춰 애도의 뜻을 표했다. 각국 정상들은 "공유된 가치"를 지켜야 한다고 연설했다. 페이스북은 클릭 한 번으로 사용자들의 프로필 사진을 반투명 프랑스 삼색기로 덮어씌울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를 제공했다. 그러나 레바논 국기에 대해서는 이 같은 서비스를 만들지 않았다.

페이스북은 파리 테러 이후 '안전 확인(Safety Check)' 기능을 가동하기도 했다. 2011년 일본 쓰나미 사태 때 처음 도입한 안전 확인 기능은 자연 재해가 발생했을 때 사용자의 안위를 표시해 지인들에게 제공한다. 자연 재해가 아닌 사건에서 이 기능이 가동된 것은 파리 테러가 처음이다. 그러나 이 역시 베이루트에서 테러가 발생했을 때는 제공되지 않았다.

레바논에서 의사로 일하고 있는 엘리 파레스는 자신의 블로그에 "우리나라 국민들이 죽었을 때 어떠한 나라도 주요 기념물을 레바논 국기 색깔로 물들이지 않았다"며 "전세계가 애도하지도 않았고, 지구촌 한 귀퉁에서 발생한 그들과는 아무 상관 없는 국제 뉴스 한 건에 지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수많은 레바논 사람들도 아랍인들의 목숨은 덜 중요한 것으로 치부된다며 댓글을 통해 불만을 표했다. 레바논은 무력한 중동 지역의 일부일 뿐이며 대량 학살이 일반적인 곳이라고 인식되고 있다는 것이다.

파리에서 일어난 테러는 전혀 예상할 수 없던 것으로, 이 도시에서 수십년 동안 일어난 테러 중 최악의 것으로 기록된 반면 베이루트에서 일어난 테러는 또 다른 폭력 사태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으로 간주되고 있다.

시리아 알레포에서 수년 전 도망쳐 베이루트에서 인도주의적 지원 활동을 하고 있는 누르 카바치는 페이스북에 "파리에서 5년 동안 매일매일 지난 13일과 같은 테러가 일어난다고 상상해보라"며 "그 다음 죄 없이 죽어가는 수많은 생명들에 대한 동정심이 일지 않고 언론에서도 특별히 보도하지 않고 폭력 사태를 규탄하는 각국 정상들의 지지도 없다고 생각해봐라"라고 밝혔다.

카바치는 이어 "당신의 아이에게 '왜 어떤 도시에서는 전세계적인 이목이 집중되는데 어떤 곳에서는 그렇지 않은지'를 설명할 수 있을지 스스로에게 물어보라"라고 반문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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