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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도 목소리 낼 수 있어"…70대 모여 '알바노조' 결성

입력 2021-04-29 20:45 수정 2021-04-29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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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노동 얘기를 좀 더 이어가 보죠. OECD 나라 가운데 우리나라는 노인 빈곤율이 가장 높습니다. 일터에서 열악한 대우를 받고 또 갑질을 당해도 생계를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참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런데 노인의 노동도 가치가 있다는 걸 알리겠다는 움직임이 있습니다.

70대의 여성 청소 노동자들이 '노년 아르바이트 노조'를 만든 건데, 조소희 기자가 직접 목소리를 들어 봤습니다.

[기자]

[임진순/75세 : 월급이 다달이 나오다 보니까 생활이 나아지더라고. 월급이 32만원.]

22년 전 남편의 사업실패는 임진순 씨를 다시 일터로 이끌었습니다.

열일곱 살 방직공장 노동자는 그렇게 쉰셋에, 대학교 청소노동자가 됐습니다.

[임진순/75세 : (어떤 학생은) 청소하는 아줌마라고 무시할 때도 많고 말 툭툭하고.]

용역업체의 갑질도 힘들었던 기억으로 남아있습니다.

[임진순/75세 : 상납을 하면 괜찮고 마음에 안 들면 힘든 관으로 보내고.]

그때마다 몸에 새긴 서러움은 노조활동으로 이어졌습니다.

[임진순/75세 : 억울한 일이 있으면 노조에 가서 이야기하고 단합해주고. 이런 게 너무 좋더라고요.]

일흔세 살 하점순 씨는 30년 넘게 대형 빌딩 구석구석을 누볐습니다.

[하점순/73세 : 삼성본관 처음에 가서 하고 경찰청, 한화빌딩. 월급이 너무 적고 힘들고 하니까 여기저기 옮겨 다니고.]

배우지 못한 설움을 뒤로하고 매일 새벽 4시 첫차를 타고 빌딩 청소에 나섰습니다.

평생 가족과 남을 위해 고단한 노동을 이어온 70대 여성 노동자 9명이 모여 '노년 아르바이트 노조'를 만들었습니다.

우선 청소노동자부터 모였지만 앞으로 다양한 직군의 노인 노동자가 함께 하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임진순/75세 : 노인네들도 활동할 수 있고, 서로 연대할 수도 있다는 걸, 서로 억울한 일 있으면 이렇게 소리 낼 수도 있다(는 걸 알리고 싶었어요.)]

(영상그래픽 : 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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