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대법원의 청와대와의 재판 거래 의혹, 파장이 점점 더 커지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기댈 수 밖에 없는 재판에서 이런 일이 있었다는 점에서죠. 당시 재판 당사자들이 공동대응에 나섰는데 양 전 대법원장을 고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전직 대법원장에 대한 수사로 이어지게 될 지 지금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먼저 임지수 기자입니다.
[기자]
'과거사에 대해 국가에 배상을 요구할 수 있는 시효를 3년으로 제한했고, 긴급 조치 9호는 배상하지 않도록 만들었다.'
법원 행정처가 2015년 7월 양승태 대법원장과 박근혜 전 대통령의 면담을 앞두고 만든 '말씀 자료'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이 자료는 사법부가 재판을 통해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뒷받침해 온 사례를 정리한 것인데, 당시 재판에 부당하게 관여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됩니다.
문건에 거론된 재판 당사자들은 다음 주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고발하겠다고 나섰습니다.
과거사 문제에 대한 국가 배상의 길을 좁혔던 판결에 좌절했던 피해자들과,
[정병문/긴급조치9호사람들 대표 : 사건 당사자들은 절망의 재판소, 마지막 문 앞에서 나락으로 떨어져 갔다.]
해고자를 노조원으로 가입시켰다고 해서 대법원이 '법외 노조'라고 결론을 냈던 전교조 소속 교사들도 나섰습니다.
[박옥주/전교조 수석부위원장 : 재판에서조차 전교조가 법외 노조라고 판결함으로써 굳히기 한 총체적인 정치 공작이라고 생각합니다.]
국공립대가 입학금과 함께 받아오던 거액의 '기성회비'를 학생들에게 돌려줘야 한다고 결론내린 판결을 뒤집었던 대법원을 규탄하는 시민단체들도 함께 목소리를 냈습니다.
[안진걸/반값등록금국민본부 집행위원장 : 철저히 과거와 수구 기득권과 재벌이 국가 편에 서서 국민과 정의를 짓밟은 게 양승태 대법원이었습니다.]
피해자들은 '재판 거래' 의혹과 관련해 실적 홍보로 본다는 대법원 특별 조사단의 설명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