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어제(1일)부터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가 시작됐지요. 백화점이나 마트 등 대형 유통업체에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사람들이 몰리는데 전통시장의 경우 행사에 참여하는 곳조차 오히려 손님이 줄었다고 합니다.
소비자들의 만족도는 낮고 영세상인은 한숨만 나는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 이희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인천의 한 전통시장.
어제부터 블랙프라이데이 할인 행사가 시작됐지만 시장 안은 한산합니다.
[상인 : 그 전날 기본 100만 원은 팔았는데 어제 30만원(팔았어요.)]
[상인 : 이동 인구는 많은데 사는 사람이 별로 없어요.]
비슷한 시각, 인근의 한 대형백화점은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습니다.
[이영은/인천 논현동 : 보통 백화점이나 소셜 인터넷 사이트에서만 행사하는 줄 알고 있었어요. (전통 시장은) 별로 세일를 많이 하지 않아서.]
서울의 한 전통시장은 할인 행사를 시작하지도 못했습니다.
이곳도 블랙프라이데이 행사에 참여한다고 해 찾아와 봤는데요. 하지만 오늘 할인을 하고 있는 상점은 단 한 곳도 없습니다. 또 주변 어디에도 행사와 관련된 할인이나 경품 정보를 찾아볼 수 없습니다.
상인들은 행사 당일인 어제 관련 안내문을 받았을 정도로 사전 조율이 없었다고 지적합니다.
[서정래 회장/망원시장 상인회 : 지금부터 준비를 한다하더라도 최소 2주간의 준비기간이 필요합니다. 골목 시장 상권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행사라고 생각합니다.]
행사 기간 동안 대형마트 의무휴업까지 없어지면서 우려는 더 커졌습니다.
[양성식/침구업체 사장 : 혼수 장만으로 10월이 최고 피크철인데, 2주 동안 개점 휴업하는 것 같고. 손님들을 대기업한테 다 뺏기는 상황 같아요.]
블랙프라이데이 참여 대상이 아닌 영세 상인들은 더 비상입니다.
광명가구단지의 경우, 행사에 참여한 이케아 등 대형 업체에 사람들이 몰리면서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겼습니다.
[광명가구점 업주 : 가구 업계가 최후의 발악을 해야죠. 살려면. 경비 줄이고 지출 줄이고, 최대한 노력해야죠.]
정부가 내수 경기를 살리겠다며 행사를 추진했지만, 정작 영세 상인들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