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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정세현 전 장관 "북, 계산된 행동…4주 내 다시 만날 가능성"

입력 2019-10-06 21:19 수정 2019-10-06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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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그럼 앞서 말씀드린 대로 북·미 실무협상의 결렬 배경과 앞으로의 전망, 전 통일부 장관이죠.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과 좀 더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협상 시간이 하루로 정해져 있기는 했지만 얘기가 혹시 뭐 잘 안 됐으면 다음에 다시 만나서 얘기를 하자. 뭐 이렇게 또 이야기를 할 것이다. 이 정도 얘기할 수도 있을 것 같았는데 돌연 결렬을 선언을 했습니다. 왜 그랬다고 볼 수 있을까요?

■ 인터뷰의 저작권은 JTBC 뉴스에 있습니다. 인용보도 시 출처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방송 : JTBC 뉴스룸 (20:00~21:00) / 진행 : 김필규

 
  • 실무협상서 '결렬' 선언한 배경은


[정세현/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 : 제가 여기 와서 비로소 접한 뉴스 중의 하나가 사실 굉장히 중요한 게 하나 있더군요. 말하자면 협상이 끝나고 30분 후에 대사관에 도착해서 바로 준비된 성명서를 읽었다. 그렇다면 점심 때 이미 적절하게 기회를 봐서 이 판은 결렬 형식으로 보고 돌아오라 하는 지시가 평양에서부터 내려오지 않았는가 그렇게 생각합니다.]

[앵커]

그 결렬된 이후로 한 이야기가 미국이 북한이 요구한 계산법을 하나도 들고 오지 않았다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그럼 이미 그렇게 지시를 위에서부터 받았다라는 부분은 계산법이 맞지 않았다라는 것일 텐데요. 
 
  • 북한이 요구한 '새 계산법'이 뭐길래


[정세현/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 : 그렇죠. 계산법이라는 게. 북한이 요구하는 계산법이라는 게 이제 단계적이고 동시적인 행동으로 해서 최종적으로 비핵화로 끝내자. 말하자면 핵시설 동결 또는 핵무기 봉인 및 반출. 거기에 대한 상응조치를 미국이 어떻게 해 주느냐에 따라서 단계적으로 나가자는 얘기고. 한편 미국은 일단 핵시설, 핵물질, 핵무기, 그다음에 핵투하 수단, 핵기술.이 다섯 가지 전체를 한꺼번에 언제까지 완전히 내놓겠다. 그게 빅딜이라는 거고. 타결이라는 말을 하지만. 소위 엔드 스테이트를 먼저 분명히 하고 그걸 이행하는 과정은 동시적, 병행적으로 가자는 얘기를 했어요. 그런데 동시적, 병행적만 해도 그건 하노이 때는 없었던 얘기입니다. 하노이회담이 깨진 뒤에 나온 것이 동시적, 병행적 이행방식으로 갈 수 있다는 얘기를 해서 북한한테 희망을 줬어요. 왜냐하면 북한이 요구하는 것은 단계적 동시행동이거든요. 그러니까 오해의 소지가 있습니다, 착각할 수도 있고. 어쨌건 그 문제를 놓고 밀고 당기는 과정에서 이제 6월 30일 날 판문점 회동이 있었고 판문점 회동에서 어떻게 얘기가 나왔는지는 모르지만 2~3주 후에 실무협상을 하겠다고 얘기를 해 놓고는 2~3주는 훌쩍 지나고 석 달 후에 열렸는데. 중간에 미국 쪽에서 뭔가 북한한테 희망을 주는 사인이 나가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왜냐하면 9월 중이었는데 9월 말에는 만날 수 있다는 최선희 제1부상이 공식적으로 발표를 했단 말이죠. 10월 4일날. 9월 말에 만날 수 있다는 이야기를 했는데. 최선희 제1부상이 93년부터 북핵협상에 참여했던 사람인데 요즘 보니까 상당히 강경파더라고요. 그리고 말을 굉장히 독하게 하지만 또 낙관적인 얘기도 잘 안 해요. 그래서 9월 말에 만나겠다는 얘기가 나오길래 만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길래 미국 쪽에서 사인이 갔구나. 그렇게 생각을 했고. 그러다가 이제 10월 4~5일 간에 만나는 걸로 타협이 됐던 거죠. 그리고 김명길 대표가 순회대사가 북경에서 스웨덴행 비행기를 타면서 미국 측으로부터 새로운 신호가 왔다. 그래서 우리는 기대와 낙관을 가지고 간다.]

[앵커]

그렇게 이야기를 했었죠. 

[정세현/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 : 그렇게 얘기를 했죠. 미국 쪽에서 뭔가 미국에서 나중에 창의적 아이디어를 많이 가지고 갔다고 설명을 했지만 구체적으로 얘기하면서 와보면 당신네 마음에 들 것이다라는 식으로 희망을 줬던 것 같아요.]

[앵커]

저희가 짐작을 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기는 하지만 미국이 이야기한 창의적인 아이디어는 뭐라고 짐작을 해 볼 수가 있을까요? 
 
  • 미국은 '창의적 아이디어'를 내놨다고 하는데


[정세현/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 : 글쎄요. 그런데 지금 조금 전에도 보도가 됐는데 엔드 스테이트를 완전히 합의하기가 어려우면 일단 핵동결로 시작을 하고 거기에 대해서 석탄이라든가 석유 제품 수출하는 걸 3년간 유예해 줄 수 있다. 핵동결이 유지되는 동안. 그다음 핵동결 다음에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또 그다음 협상을 하자. 이런 식으로 얘기를 하니까 북한으로서는 지금 이번에 그 성명에서도 밝혔지만 소위 체제안전과 안전권과 발전권을 보장해 달라. 안전권은 군사적으로 치지 않겠다라는 약속을 해 달라는 겁니다. 특히 금년 8월달에 있었던 훈련이 비록 GPX 시뮬레이션 훈련에 불과했었지만 내용이 아주 북한한테 위협적인 거였었어요. 그다음에 F-35A 스텔스 전폭기를 비롯해서 대규모 살상 능력을 가진 뭐라고 그럽니까? 전략장비들이 한반도에 많이 들어왔다는 거 아니에요. 그런데다가 지금 미군이 싣고 다니는, 해군 함정에 싣고 다니는 전략무기들도 북한은 굉장히 오금 저리는 일들입니다. 이런 것들을 가져오지 말라. 그다음에 최소한도 내년 훈련은 하지 않겠다는 보장을 해 달라는 얘기를 아마 했을 거예요. 그게 답이 안 나오니까 그리고 석탄, 섬유제품. 말하자면 큰 덩어리를 기대하고 갔는데 조그마한 선물. 이런 걸 가지고 맞바꾸자는 식으로 하니까 계산법이 안 맞는다, 기대에 어긋난다 하는 표현을 썼던 것 같아요. 오전에 이미 그런 식의 방향으로 논의가 됐던 것 같고 그다음에 점심 때 나갔다 들어와서 오후에 회의를 속개했을 텐데 그때 평양에다 보고. 어제 오후 실무협상과 오전 회담 결과를 보고 했을 거 아닙니까? 오전에 두세 시간 정도 만나보니까 이게 당장 오늘 큰 성과는 기대할 것 없고 오히려 거꾸로 세게 지금 우리가 한번 벼랑 끝 전술을 써서 미국이 정말 연말까지 셈법을 바꿀 수 있도록 밀어붙이겠습니다 하는 식으로 보고를 하지 않았겠는가. 그러면 김정은 위원장으로서도 그렇게 하라. 그렇게 지시를 했을 거고. 그러면 결렬될 거에 대비한 성명서 만들고 통역도 배석했다면서요? 통역이야 수행원 중에 아무나 해도 되겠지만. 그렇다면 그건 계산된 행동이었고. 그런 점에서는 2주 바로 후에는 안 되지만 3주 내지 4주 안에 북·미가 다시 실무협상을 시작할 수 있는 가능성은 보인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미국 입장에서는 이제 스웨덴이 제안을 한 대로 2주 후에도 만날 수 있다, 2주 안에 만날 수 있다, 이야기했고 또 조금 전에 말씀해 주셨던 것처럼 북한에서는 연말까지 미국 보고 생각해 보고 와라, 그렇게 이야기를 했는데 그래도 한 달 정도 안에는 다시 만날 수 있을 거다 예상을 하신다는 것이죠?
 
  • "연말까지 숙고하라"…북한의 셈법은


[정세현/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 : 이제 생각해 보고 와라가 아니라 연말까지 시간을 줄 테니 숙고하라고 했어요. 숙고라는 단어는 그냥 한번 생각해 봐라라는 뜻이 아니라 심사숙고하라는, 너 심사숙고해 할 때는 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너는 잘못되는 수 있어라고 할 때 숙고라는 단어를 쓰지 않습니까, 상대방한테. 그러니까 내년에 새로운 길을 가지 않도록 만들려면 숙고를 해야 되고 그러려면 우리 계산법에 맞는 그런 준비를 해라.그리고 꼭 연말까지 안 되더라고, 연말까지 안 가더라도 준비가 끝나면 연락하라. 그러면…]

[앵커]

그 시한을 연말로 잡은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정세현/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 : 그건 연말이라는 건 금년 4월 12일날 최고인민회의 끝나고 최고인민회의에서 한 시정연설에 연말까지는 셈법을 바꾼다면 연말까지는 한 번, 한 번쯤 더 북미 정상회담을 할 용이가 있다고 했었어요.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4월달에 나온 이야기입니다. 그러니까 연말까지 기다리게 만들지 말고 숙고를 해서 10월 하순 내지 11월 초라도 만날 수 있는 준비를 하라는 경고예요.]

[앵커]

이번 실무협상이 또 관심을 끌었던 이유 중에 하나는 3차 하노이에서 결렬된 이후에 3차 북·미 정상회담이 열릴 교두보가 될 수 있다 해서 관심을 끈 거 아니었겠습니까? 그렇다면 이제 한 달 안에 만약에 또다시 만날 수 있다면 3차 북·미 정상회담 연내에 열릴 가능성이 여전히 열려 있다고 볼 수 있을까요?
 
  • 연내 3차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은


[정세현/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 : 지금 트럼프한테는 시간이 솔직히 없습니다. 내년 대선에 내놓을 수 있는 뭔가 성과를 거둬들여야 되는데 그런데다가 10월달에 예정돼 있는 하원에서의 탄핵결의.이것도 비켜간다고 그럴까. 뉴스밸류를 떨어뜨릴 수 있는 합의를 그전에 해야 될 거예요. 그러니까 10월 말 직전에 그즈음해서 정상회담이 될 수 있는 가능성도 전혀 배제는 할 수 없고. 그때 정상회담 되면 탄핵은 묻힙니다, 국내 정치하고. 아니면 거기서 실무협상에서 그림이 다 그려졌다. 11월달에 만나기만 하면 된다라는 식으로 나올 수 있는데. 그거 없으면 트럼프는 내년 대선에 사실 못 나갈지 몰라요. 북한은 그걸 계산하고 있을 거예요. 그래서 오늘 지금 세게 밀어붙인 걸로 그렇게 해석이 됩니다.]

[앵커]

알겠습니다.저희 시간 관계상 여기까지 또 이야기 듣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이었습니다.

[정세현/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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