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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화재 참사' 나흘째…슬픔에 잠긴 밀양

입력 2018-01-29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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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불과 한 달여 만에 반복된 대형 참사로 이번에는 경남 밀양시가 슬픔에 잠겼습니다. 시내 곳곳에 추모의 글이 걸렸고, 제천 화재 참사 유족들도 위로에 동참했습니다. 밀양시의 지난 나흘을 밀착카메라에 담아봤습니다.

손광균 기자입니다.

[기자]

한때 환자를 치료하던 병원은 이제 경찰과 소방대원들이 수시로 드나드는 사고 현장으로 변했습니다.

슬픔에 빠진 밀양시는 사고 이튿날부터 합동분향소를 설치하고 닷새간을 추모기간으로 선포했습니다.

주말을 반납한 자원봉사자들이 근조 리본을 달아줬고, 부산과 창원 등 이웃 시민들도 추모에 동참했습니다.

[손병호/경남 창원시 도계동 : 굉장히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서 왔고요. 다시는 이런 일이 안 일어났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좋은 곳에 잘 가셨으면 하는 생각으로…]

밀양에 가족을 둔 시민들은 자신의 일처럼 눈시울을 붉힙니다.

[김병진/부산시 초량동 : 이렇게 큰일이 있어 본 적이 없었는데…너무 슬프게 많은 분이 돌아가셔서…솔직히 지금 좀 눈물이 나려고 하네요. 말을 잇지 못하겠습니다.]

추모 행렬은 해가 진 뒤에도 자정까지 이어졌습니다.

사고 발생 사흘째인 어제(28일), 병원에는 충북 제천 참사 유족 30여 명이 방문했습니다.

'다시는 이런 사고가 없어야 한다'고 호소한 지 한 달, 되풀이되는 비극에 입을 다물지 못합니다.

[류건덕/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 유가족대책위 : 이번 화재를 보면서 너무 가슴이 아팠습니다. 충격들이 너무 세서 '우리 다 같이 가보자. 가서 위로를 드리는 게 맞지 않나' 해서 왔습니다.]

정확한 화재 원인에 대한 파악이 늦어지는 가운데 피해는 계속 커집니다.

과학수사대가 매일 다섯 시간 남짓 정밀 감식을 마치고 나오면, 현장에서는 취재진의 질문이 쏟아졌습니다.

불이 난 응급실에서 통로로 연결된 요양병원 골목입니다.

취재진이 사고 현장과 가장 가깝게 접근 할 수 있는 곳인데요.

건물을 올려다보면 4층에서 아래로 연결된 장비가 보입니다.

이 장비는 사고 당시 환자들을 구조하기 위해 사용됐습니다.

대원들과 취재진, 자선단체로 시끌벅적했던 병원 주변은 밤이 되자 적막에 휩싸입니다.

경찰은 교대로 병원을 지키면서 혹시 발생할지 모르는 사고에 대비합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밀양시의 거리도 검게 변했습니다.

은행과 식당, 여러 단체들까지 희생자들을 기리는 문구를 만들었습니다.

이웃의 슬픔을 조금이라도 위로하고 싶은 마음에서입니다.

[김종규/식당 주인 : 좁은 도시니까 친척들이나 형제 사이가 대부분이고, 한집 건너면 대부분 알고…]

유가족들의 마음을 가장 무겁게 누른 것은 장례식에 대한 걱정입니다.

또 한 대의 운구차가 화장장으로 들어가고 있습니다.

어제 7명에 이어 오늘 사망자 14명의 발인이 진행되는데요.

밀양시는 이번 사고 희생자들이 이런 화장장을 우선적으로 사용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사망자는 39명인데, 밀양 시내 장례식장의 빈소는 18곳 밖에 없습니다.

자리를 찾지 못하면 먼 다른 지역으로 가야 합니다.

[유가족 : 제천에 불이 나고 많이 돌아가셨잖아요. TV로 보면서 남의 일 같았는데 저한테 그런 일이 오니까 정말 남의 일이 아니고…]

밀양시는 남은 희생자들의 장례 절차를 최우선으로 챙기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또 임시로 머물 수 있는 임대 원룸 37채를 유가족들에게 제공한다고 밝혔습니다.

장례 절차는 이르면 이번 주 안으로 마무리될 예정입니다.

하지만 가족과 이웃을 잃은 밀양 시민들의 충격과 안타까움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인턴기자 : 신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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