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사면초가' 이대총장…학생들 이어 교수들까지 총장 사퇴 가세

입력 2016-10-16 16:34

17일 학생들 기자회견에 이어 19일 교수들 집단행동 예고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17일 학생들 기자회견에 이어 19일 교수들 집단행동 예고

'사면초가' 이대총장…학생들 이어 교수들까지 총장 사퇴 가세


'사면초가' 이대총장…학생들 이어 교수들까지 총장 사퇴 가세


최경희 이화여자대학교 총장이 사면초가에 몰렸다. 미래라이프대학(평생교육 단과대학) 사업을 놓고 학생들과의 불통으로 사퇴압박을 받고 있는 최 총장이 이번에는 최순실(60·여)씨의 딸 정유라(20)씨의 특혜 입학·학점 의혹으로 교수들마저 등을 돌렸기 때문이다.

그동안 자신의 사퇴 요구에 대해 철없는 학생들의 주장이라고 일축해온 최 총장이 교수들의 요구까지 묵살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순실 딸 특혜 의혹까지…교수들도 총장 사퇴요구 합세

미래라이프대학 사업 논란이 커졌을 당시 교수들 사이에서는 총장 사퇴 문제를 놓고 이견이 분분했다. 지난 8월 장명수 이화학당 이사장은 학생들에게 "사퇴 서명에 동참하지 않은 교수들이 80%가 넘는 상황에서 총장 해임을 논의할 수 없다"고 못을 박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박근혜 대통령 '비선 실세'의혹을 받고 있는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가 이대에서 여러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교수들도 최 총장의 책임론을 적극적으로 제기하기에 이르렀다.

재학생, 졸업생뿐 아니라 교수들 사이까지 총장 사퇴를 요구하고 나서면서 최 총장은 궁지에 몰린 상황이 된 것이다.

교수들은 이대가 정유라씨에게 특혜를 제공한 것 자체가 부정 입학에 해당하는데다, 최 총장이 직접 나서 이번 사태와 관련해 적극적으로 해명하지 않는 등 이번 사태 관련 모든 과정을 사실상 문제삼고 있다.

앞서 지난달 28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최씨의 딸 정씨가 체육특기생(승마)으로 이대에 입학한 과정에 문제가 있다고 제기돼 논란이 불거졌다.

이후 정씨가 입학 이후에도 학사관리에서도 수업에 거의 참여하지 않았으나 학점을 이수하는 등 각종 특혜를 누렸다는 의혹이 잇따르고 있다.

이대 교수협의회는 미래라이프대학 사태, 최순실씨 딸 특혜 의혹의 중심에 서 있는 이인성 의류산업학과 교수가 최 총장의 최측근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이 교수는 이대 총장 선거 당시부터 최 총장의 조력자로 합류했고 미래라이프대학 설립 이후에는 학장이 되기로 내정돼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교수협은 지난 13일 최 총장에게 발송한 '입시 관리와 학사 문란에 관한 건'공문에서 "이화의 교수들은 참담한 심정"이라며 "이화 교수로서 너덜너덜해진 자존심을 추스르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공문에는 ▲수시모집 서류 제출 마감(2014년 9월16일) 후인 정씨의 아시안게임 승마 단체전 금메달 획득(2014년 9월20일)이 입시에 반영될 수 있는지 ▲면접 당시 정씨의 금메달과 선수복 착용이 입시 형평성에 어긋나지 않았는지 ▲당시 입학처장이 "금메달을 가져온 학생을 뽑으라"는 말을 했는지 등 정씨와 관련한 입학, 학사관리 의혹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2년간 거의 출석을 하지 않은 정씨가 문제없이 재학 중인 점, 문제가 된 계절학기 수업에서 "정씨를 거의 보지 못했다"는 수강생들 증언과 달리 정씨가 수업 3분의 2에 참여한 것으로 기록된 점 등 학사관리 문제도 질타했다.

교수협은 지난 15일 홈페이지를 통해 "많은 교수들이 보다 적극적인 행동으로 우리 교수들의 뜻과 결의를 보여줄 때가 왔다"며 "최경희 총장의 해임을 (이사회에) 촉구하는 이화 교수들의 집회 및 시위를 연다"고 교수들도 집단행동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우선 교수들은 오는 19일 이대 본관 앞에서 첫 집회를 연다. 최 총장 사퇴를 요구하는 성명에 동참한 교수 100여명이 참가할 것으로 보인다. 비대위는 또 이달 말까지 교수들의 1인 릴레이 시위도 벌일 계획이다.

교수협은"미래라이프대 사태로 촉발된 이화의 위기는 이제 정치 문제로까지 비화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며 "입학·학사 관리 관련 의혹 보도가 연일 터져 나오고 있으나, 학교 당국은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기는커녕 옹색하고 진실과 거리가 먼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화 추락의 핵심에는 최 총장의 독단과 불통, 재단의 무능과 무책임이 자리하며 이제 비리 의혹마저 드리우고 있다"고 집단 행동 이유를 설명했다.

이사진도 정씨 의혹과 평단사업을 둘러싼 학내 갈등에 대해 최 총장의 대응이 미숙했다며 사태에 대해 책임질 것을 요구했다.

지난 7일 열린 이화여대 이사회에서 이사진은 "학내의 불신과 갈등을 초래한 부분에 대해 총장이 고민하고 책임져야 한다"며 "분명하게 소명하고 학교로서도 문제가 없다면 당당하고 적극적으로 소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최 총장은 "구성원들의 의견수렴과정이 미흡한 점이 있었던 것은 불찰"이라며 "체대 학생 관련해 학교 업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없었으나 학교를 혼란스럽게 만들었으니 마무리를 잘 하겠다"고 답했다.

◇ 더욱 강경해진 이대생들…"총장 사퇴해야 농성 중단"

현재 본관을 점거하고 농성중인 이대 학생들은 17일 정오 학교 정문 앞에서 정유라씨의 부정입학 및 학사특혜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교수들의 최 총장 사퇴 요구에 힘을 보탤 예정이다.

학생들의 농성은 16일로 81일째를 맞았다. 지난 7월28일 농성이 시작된 이후 학교 측은 사태 일주일 만에 미래라이프 대학 사업을 전면 백지화하기로 했으나 학생들은 여전히 총장퇴진을 외치며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이화여대는 지난 5월 교육부의 '평생교육 단과대학 사업'에 신청했다. 해당 사업은 고졸취업자와 30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한 평생교육을 대학 내 단과대학으로 흡수시키기 위해 마련됐다. 사업에 선정된 이화여대는 미래라이프대학을 설립하고, 미디어 콘텐츠를 기획·제작하는 뉴미디어산업전공과 건강·영양·패션을 다루는 웰니스산업전공 등을 운영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재학생들과 졸업생들은 학교 측이 학생들과의 소통이나 협의없이 '독단적 추진', '학위장사'를 벌이고 있다며 반발했다. 급기야 지난 7월30일 학생 300여명은 학교본관을 점거하며 농성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교수·교직원 등 5명을 40시간이상 감금했다는 이유로 대규모 경찰 병력이 투입되면서 학내 갈등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학교 측은 당시 "우리가 경찰을 부르지 않았다"고 밝혔으나 곧이어 최 총장이 서대문경찰서에 직접 연락해 "적극적으로 경력 투입을 요구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거짓 해명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처럼 최 총장이 학생들과 소통하려는 노력을 보이지 않고 오히려 먼저 경찰력을 투입해달라고 요청한 것에 큰 실망감을 느낀 학생들이 최 총장의 사퇴까지 요구하게 된 것이다.

학생들은 "사퇴할 때까지 농성하겠다"를 내건 상황에서 지난 7일에도 저녁 총장 퇴진을 요구하며 3차 총시위를 열었다.

또 일부 학생들이 지난 8월26일 학위수여식에서 "해방이화, 총장사퇴" 구호를 계속 외치자 최 총장은 결국 축사를 하지 못한 채 단상을 내려와야 했다.

지난달 28일에도 최 총장은 채플에 참석했다가 학생들이 야유하고 구호를 외치는 비슷한 상황이 발생하자 쫓겨나다시피 대강당을 나오기도 했다.

◇학교 측, 의혹 전면 부인…"외압, 청탁 전혀 없어"

이대 측은 학생도 달래야하고, 교수도 설득해야 하는 궁지에 몰렸다.

이 때문에 우선 17일 오후 4시와 6시30분 두차례에 걸쳐 전임 교원과 직원, 학생들을 상대로 한 비공개 간담회를 열고 각종 의혹에 대해서 설명할 계획이다

학교 측은 정우라씨에 대한 여러 의혹이 잇따라 제기되자 해명 보도자료를 배포하는 등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지만, 설득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

학교 측은 "체육특기생 선발과 학칙 개정을 원칙과 절차에 따라 공정하고 적법하게 했다"며 "입학사정 중에 제3자의 압력이나 청탁은 전혀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씨의 지도교수를 교체한 경위에 대해서는 "지난 5월 정씨의 지도교수로부터 교체 요청이 있었고, 이후 체육과학부 학과교수회의에서 논의해 학부장이 지도교수를 맡기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정씨를 구제하기 위해 학칙을 개정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기존 담당교수들의 재량에 의해서 실시됐던 시험방식, 출석인정, 추가시험에 대한 관행을 일부 반영했고, 여기에 도전학기제 운영으로 수업운영 및 평가방식이 다양해진 현실을 반영해 지난 6월 규정을 개정했다"며 "유연한 학사운영을 위해 개정했을 뿐, 특정인을 위한 것이 결코 아니다"라고 밝혔다.

또 학점 특혜 의혹을 받고 있는 이 교수는 "정씨가 최순실씨의 딸인 줄 몰랐다"며 "인턴이나 아르바이트 때문에 사전·사후평가에 직접 참석하지 못한 다른 학생들도 학점을 이수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정씨가 증빙서류 없이 면담만으로 출석을 인정받고 '엉터리' 리포트를 기한을 넘겨 제출하고도 학점을 이수했다는 점, 서류마감 기간을 지난 실적이 어떻게 서류평가에 반영됐는지 여부 등에 대해서는 뚜렷한 해명을 내놓지 않고 있어 의혹은 더욱 불거지고 있다.

한편 정씨는 각종 의혹이 잇따라 보도되자 부담감을 느끼고 지난달 말 휴학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시스)

관련기사

최순실 딸 의혹 확산…이대 교수들 "시위 나서겠다" 석연치 않은 이대 해명…'최순실 딸' 여전한 의혹들 "금메달 뽑으라"…이대 입학처장, 최순실 딸 편들기? "그냥 빼고 진행" 이대 교수, 최순실 딸에 특별대우 의혹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