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석 달 전 한 육군 일병이 선임병들에게 집단 구타를 당해 숨졌는데요. 군 검찰이 조사해 보니, 가혹 행위의 강도가 고문에 가까웠습니다. 유족들은 폭행에 살인 의도가 있었다며 살인죄로 벌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기자]
지난 2월 육군 28사단에 배치된 윤 일병은 4월 선임병들의 뭇매를 맞다 숨을 거뒀습니다.
이모 병장 등 선임병 4명과 유모 하사로부터 쏟아지는 폭행과 모욕으로 지옥이나 다름 없는 나날을 보냈습니다.
무수한 구타에 윤 일병이 버티지 못하는 기색을 보이면 포도당 수액을 주사한 뒤 다시 매질을 가하는 등 날이 갈수록 가혹행위의 강도를 더해갔습니다.
결국 4월 6일 오후 4시쯤, 오전부터 매질을 당하던 윤 일병은 호흡곤란을 호소하다 쓰러진 뒤 일어나지 못했습니다.
[임태훈/군 인권센터 소장 : 아침부터 사망하는 시점까지 수액을 주사한 2시간을 제외하면 쉬지 않고 폭행했다고 목격자는 진술하고 있습니다. 이미 오전에 윤 일병은 숨도 올바르게 쉬지 못하고…]
이들은 윤 일병이 사망하기 얼마 전 가족들이 면회오지 못하도록 강요했고 사망 후에는 윤 일병의 수첩을 찢는 등 조직적으로 증거를 은폐하기도 했습니다.
사건의 중심에는 올해 25살인 경남 창원 출신 이 병장이 있었습니다.
이 병장에게 구타를 당했던 후임병들은 이 병장의 지시와 묵계 속에서 윤 일병에게 뭇매를 가하는 등 자신들이 받던 고통을 전가했습니다.
이 병장은 휴가를 떠나던 날 새벽에도 다리를 절룩거릴 정도로 윤 일병에게 매질을 가하는 등 폭력 중독자였습니다.
군 당국은 이 병장 등 5명에 대해 상해치사 혐의로 구속기소하고 폭행에 가담한 다른 일병은 불구속기소했다고 밝혔습니다.
유족들은 살인의도가 명백하다며 공소장을 변경해 살인죄로 벌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어 파장이 이어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