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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중토크 ①] 하정우 "최민식 선배요? 머리채 잡고 친해졌어요"

입력 2012-02-10 07:01 수정 2012-02-10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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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중토크 ①] 하정우 "최민식 선배요? 머리채 잡고 친해졌어요"


하정우(34)는 언제부터인가 충무로에서 가장 믿을만한 배우가 됐다. '용서받지 못한 자'(05)로 얼굴을 알렸을 때만 해도 그는 수많은 가능성있는 신인 중의 하나였다. 꽃미남은 아니지만 개성있는 연기가 돋보였다. 그러나 '추격자'(08)와 '국가대표'(09)를 연이어 히트시키면서 이 가능성을 보증수표로 만들었다. 무시무시한 살인마로, 호스트바에 멤버를 공급하는 밑바닥 인생으로, 입양아라는 핸디캡을 가진 스키 점프 선수로 시시각각 변하면서 관객을 사로잡았다. 코믹과 진지가 알맞게 버무려진 표정과 제스처에서 최민식·송강호·설경구·김윤석이 엿보였다.

다시 '황해'(10)와 '의뢰인'(11)으로 전진을 멈추지 않던 그가 이번엔 윤종빈 감독의 신작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2일 개봉)와 '러브 픽션'(전계수 감독, 29일 개봉 예정) 2편으로 돌아왔다. 역시 또다른 변신이자 도전이다. 이미 '범죄와의 전쟁'은 개봉 첫 주말에만 100만명 가까운 관객을 동원하며 그의 이름값을 높였다. '러브 픽션'도 그만큼 기대를 높이고 있다. 지난 주말 직전 무대인사로 정신없는 하정우를 취중 테이블로 초대해 인터뷰했다. 그의 친구들이 운영하는 퓨전 주점인 '577'에서 얼음 막걸리를 기울이며 짧지만 굵은 이야기를 나눴다.



▶'범죄와의 전쟁'에서 만난 세 남자, 최민식·김성균·윤종빈

-'범죄와의 전쟁'도 심상치 않네요. 좋겠어요.

"네, 개봉 첫날에만 16만명이 들었다고 하네요.(웃음) 모두 팬 여러분 덕입니다."

-이번에 맡은 역할은 웃음기가 전혀 없던데요.

"부산 조폭 두목 최형배역이었습니다. 식구들 거느리는 두목이니 당연하죠. 최익현(최민식)한테도 카리스마를 보여줘야 했고요. 온몸에 문신하니까 저절로 분위기가 나오던데요."(웃음)

-최민식과의 호흡은 어땠나요.

"최형배가 조직을 배반하려한 최익현을 위협하는 장면이 있어요. 회 뜨는 칼을 들고 위협하면서 머리채를 잡고 구타하는 거였죠. 하필이면 그런 장면이 첫 촬영이었어요. 좀 어색하게 머리카락을 움켜줬더니 최민식 선배가 자신의 손으로 제 손을 꽉 움켜쥐며 더 세게 하라고 하시는 거예요. 그때 이후로 촬영이 훨씬 편해지게 된 것 같아요."

-이거 결국 최익현의 이야기 아닙니까. 배우로서 서운하진 않았을까요.

"전혀 그런 건 없었습니다. 처음부터 역할과 스토리를 알고 시작했으니까요. '범죄'는 최익현의 인생유전입니다. 저와 다른 배우들은 최익현의 이야기를 서포트하는 데 충실하면 됐어요. 그리고 배우가 분량으로 작품을 선택하는 건 자유롭지 못한 것 같아요. 문제는 분량이 아니라 존재감에 있다고 생각해요."

-최민식은 어떤 선배입니까.

"좋은 분이죠. 무척 성실하세요. 머리를 쓸 수 있는 장면에서도 요령을 피우는 법이 없으세요. 주어진 상황에서 100% 전력투구하시죠. 그런 열정을 계속 갖고 계시다는 것에 감탄했습니다."

-오른팔로 나왔던 신인 김성균은 직접 소속사에 소개시켜줬다고요.

"오디션 영상을 보고 한 눈에 반했어요. 오랜만에 클래식한 배우를 봤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소속사 대표에게 '저 친구 잡으라'고 얼른 귀띔해줬죠."(웃음)

-윤종빈 감독과는 세번째네요.

"'용서받지 못한 자' '비스티 보이즈' 이후 그렇죠. 이 작품도 실은 제가 가장 먼저 시나리오를 봤을 겁니다."(웃음)

-하정우에게 윤종빈은 어떤 사람인가요.

"고마운 사람? '용서받지 못한 자'로 지금의 저를 있게 해줬으니까요."(웃음)

▶'러브 픽션', 4년만에 지킨 약속

-'러브 픽션'은 또 영화인가요.

"기본적으로 로맨틱 코미디인데 좀 다릅니다. 여자에 대한 환상을 갖고 있는 한 남자가 그 환상이 깨지면서 겪는 혼란이라고 할까요? 하여튼 시사회에서 보시면 압니다."(웃음)

-이것도 출연키로 한 지가 오래된 작품이죠.

"맞아요. 2008년 6월에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으니 약 4년 됐네요. 시나리오에 흥미를 느껴 출연 약속을 했는데 여러가지 사정으로 미뤄져서 그동안 애를 먹었죠. 다행히 감독님과 제작자께서 저를 오랫동안 기다려주셔서 이렇게 하게 됐습니다."

'러브 픽션'은 '삼거리극장'을 연출했던 전계수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삼거리극장'은 뮤지컬을 영화에 도입한 독특한 형식의 영화였다. 한국판 '식스 센스'라고 할만큼 뛰어난 반전도 담고 있어서 2006년 개봉 당시 큰 화제를 모았다. 제작자는 작년 흥행 돌풍의 주인공 '도가니'를 만들었던 엄용훈 대표였다. 엄용훈 대표는 "시나리오 단계부터 하정우를 염두에 두고 쓴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공효진과의 러브신은 어땠나요.

"그닥 러브신이 많지는 않았어요. 대신 '죽이 잘 맞았다'고 할까요. 두 사람 사이의 이야기가 재미있죠. 엄청난 비밀도 있고요. 기대해주세요."(웃음)

>> 2편에 계속

김인구 기자 clark@joongang.co.kr
사진=양광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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