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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거] 성폭행 피해자들에게 부치는 편지

입력 2018-04-25 11:56 수정 2018-07-19 14:23

성폭행 피해 경험을 담아 자전소설로
'다크 챕터' 저자 위니 리 인터뷰
진실의_방아쇠를_당겨라 | 탐사보도스토리_트리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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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행 피해 경험을 담아 자전소설로
'다크 챕터' 저자 위니 리 인터뷰
진실의_방아쇠를_당겨라 | 탐사보도스토리_트리거



※아래의 편지는 인터뷰를 토대로 재구성한 것입니다.

10년 전, 영국 북아일랜드에서 하이킹을 하던 중 저는 한 남성에게 성폭행을 당했습니다.

그때는 제 인생이 완벽하게 망가졌다고 생각했습니다. 다시는 제자리에 돌아오지 못할 것만 같았어요.

하지만 삶은 결국 나아지더군요. 정말 긴 과정이지만요.

저는 약 5년이 걸렸습니다.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절 믿어줬고, 또 다른 사람들이 제 탓을 했습니다. "왜 피하지 못했니, 왜 더욱 저항하지 않았니"라고요.

어쩌면 그 상황에 있어보지 않은 이상, 그들은 영원히 모를 수도 있어요. 살아남기 위한 가장 큰 확률은 강간이 일어나도록 그냥 놔두는 것이란걸. 정말 안타까운 결정이지만, 그게 모든 피해자가 내려야만 하는 결정이라는걸.

그러니까 제가 해주고 싶은 말은, 성폭행은 당신의 잘못이 아닙니다. 모든 것은 가해자의 잘못입니다. 당신은 사건의 진실을 알고 있고, 그것이 중요한 것입니다.

그리고 당신은 혼자가 아닙니다. 사건 이후 제가 가장 힘들었던 건, 누구도 내가 겪은 일을 모른다는 외로움이었어요.

생각보다 많은 피해자들이 주변에 존재합니다. 우리의 아픔을 공유하고, 서로 힘이 되어줄 수 있는 곳을 찾아보세요. 분명 회복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TV·신문 등 각종 매체에선 강간 피해자들을 항상 슬프고, 불행한, 연약한 존재로 그려냅니다. 우리가 어떻게 삶을 극복하고 다시 살아가는지에 대해선 말하지 않죠.

하지만 제가 아는 가장 강한 사람들 중 일부는 강간 생존자들이에요. 그들은 이 끔찍한 트라우마를 겪어왔고, 그들의 인생을 다시 쌓았고, 정말 강인하고 회복력 있습니다.

그게 우리고, 그게 당신입니다.

*영상을 클릭하면 기사에 담지 못한 더 많은 이야기를 들으실 수 있습니다.

(취재: 윤재영 / 번역: 임예지 / 기획 : 정나래 / 제작 : 유덕상, 김승현, 김진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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