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해 소나무 재선충병으로 홍역을 치른 제주도가 지금까지 백만 그루 넘게 잘라냈지만, 여전히 병에 걸린 나무들이 3만 그루나 남아서 올해도 걱정이 커지고 있습니다. 애초에 예측을 잘못한 게 문제였습니다.
제주에서 최충일 기자입니다.
[기자]
푸르러야 할 숲이 썩은니를 들어낸 듯 군데군데 붉게 물들었습니다.
재선충병에 걸려 말라버린 겁니다.
애월읍 일대에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밭 한가운데 있는 대형 소나무도 그 위엄을 잃어버린지 오래입니다.
제주도 전역에는 이렇게 재선충병으로 붉게 말라 죽은 소나무 3만여 그루가 아직 잘려지지 않은 채 남아 있습니다.
제주도가 고사목 숫자를 잘못 예측한 것이 화를 키웠다는 지적입니다.
지난해엔 82만 그루, 올해 초까지만 해도 93만 그루가 재선충병에 걸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최근에 그 수치가 109만 그루를 넘어섰습니다.
제주도는 재선충을 옮기는 솔수염 하늘소의 활동시기가 육지와 달랐던 게 문제였다고 설명합니다.
[김창조/제주도 산림휴양정책과장 : 내륙지방은 9월 말이면 솔수염하늘소가 활동하지 않는다고 하는데 저희들은 10월 말까지 솔수염하늘소가 활동한 걸로 의심을 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솔수염하늘소의 유충이 최근 예년보다 보름 정도 일찍 모습을 드러내 당국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제주도는 오는 10일까지 베어낸 나무들을 모두 파쇄하거나 태우고 3차 항공방제에 나설 계획이지만 완전 방제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