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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법정 영상' 보니…심판 변곡점 된 '송곳 질문들'

입력 2017-03-11 20:48 수정 2017-03-15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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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탄핵 결정을 내리기까지 헌법재판소는 스무 차례의 재판을 열었고 그 모든 과정을 촬영해 홈페이지에 올려놨었죠, 하지만 헌재가 심판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반대를 해서 그동안 언론은 이 영상을 공개할 수 없었습니다. 어제(10일)의 선고로 역사적인 탄핵 심판의 장면들을 이제는 생생하게 보여드릴 수 있게 됐습니다. 송곳 질문으로, 또 치열한 신경전으로 재판을 이끈 헌법재판관들의 모습을 정리해봤습니다.

이희정 기자입니다.

[기자]

증인으로 나온 이영선 전 청와대 행정관은 최순실 씨의 역할에 대해 아는 게 없다고 버텼습니다.

[이영선/전 행정관 (4차 변론 / 1월 12일) : 제가 알기로는. 제가 의상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나…]

그러자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대통령 의상실에 대해 따지기 시작합니다.

이 전 행정관이 최씨와 함께 의상실의 CCTV에 등장했던 만큼 약한 고리를 공략한 겁니다.

[이정미/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4차 변론 / 1월 12일) : 사이즈는 어떻게 쟀습니까? 모양은? 디자인은? 증인이, 남자가, 여자 옷을 결정해 만들 수 있습니까?]

결국 이 전 행정관은 최 씨를 실어나른 정황을 보여주는 문자메시지까지 공개되자 최 씨를 도와온 사실을 시인했습니다.

[이영선/전 행정관 (4차 변론 / 1월 12일) : (문자메시지에) 그렇게 나와 있으면 그런 걸로 이해가 됩니다.]

주심이었던 강일원 재판관은 방기선 전 경제수석실 행정관을 상대로 미르와 K스포츠 재단 설립과 관련해 송곳 질문을 던졌습니다.

[방기선/전 행정관 (15차 변론 / 2월 20일) : (재단 설립은) 좋은 뜻이라고 생각했지만 비밀이라 생각했습니다.]

[강일원/주심 재판관 (15차 변론 / 2월 20일) : (좋은 일인데) 그게 왜 비밀이 됩니까? 그걸 한번 설명해보세요.]

결국 이날 재판에선 재단설립을 기밀로 하라는 지시가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서기석 재판관의 경우 문화·체육재단 설립 과정에 경제수석이 관여한 이유를 캐내는 데 성공했습니다.

[서기석/재판관 (15차 변론 / 2월 20일) : 기업들로부터 출연금을 받아야 하니까. 교문수석실보다는 경제수석실이 (주축이) 돼서 그런 것 아닙니까.]

[방기선/전 행정관 (15차 변론 / 2월 20일) : 그런 이유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 핵심을 꿰뚫는 질문들이 모여 탄핵 결정의 결정적인 근거들이 마련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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