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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맥'의 계절, 도심 공원은…술판에 쓰레기로 몸살

입력 2017-04-25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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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가까운 공원으로 산책 많이 가실 겁니다. 요즘은 길맥이라고 해서 가볍게 공원이나 거리에서 맥주 한 병 들고 다니시는 분들 눈에 많이 보이는데요. 문제는 이게 한 병이 아니어서 주민들에게 피해를 주는 경우, 그리고 역시나 쓰레기입니다.

밀착카메라로 김도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주말을 앞둔 저녁 시간, 도심 공원은 인파로 북적입니다.

산책 나온 시민들 사이로 젊은이들이 삼삼오오 앉아 있습니다.

캠핑 의자와 테이블을 펼친 뒤 술병을 기울이고, 기타를 치기도 합니다.

서울 연남동 공원입니다. 경의선 폐선로 위에 조성된 이 공원의 명칭은 경의선 숲길 공원인데요. 미국 뉴욕의 센트럴파크를 빗대 '연트럴 파크'로 불리면서 젊은이들이 즐겨 찾는 명소로 사랑받고 있습니다.

제 뒤로 보시는 벤치에 수십 명의 시민들이 맥주와 함께 안주를 즐기는 모습을 보실 수 있을 텐데요. 이른바 길거리 맥주, '길맥'을 즐기는 모습입니다.

젊은이들이 즐겨 찾는 경의선 숲길 공원이 최근 길거리 맥주 명소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송홍섭/서울 연남동 : 날씨도 풀렸고 술집은 가면 가격도 비싸고 해서 그냥 간단하게 먹을 수도 있고 그런 게 좋은 거 같아요. 여기는 주변에 사 먹을 수 있는데도 많고…]

밤이 깊어질수록 공원을 찾는 사람은 더 많아지고, 맥주 뿐 아니라 소주나 와인 등도 등장합니다.

그러는 사이, 공원 곳곳엔 아무렇게나 버려진 빈 술병들이 늘기 시작합니다.

밤 9시쯤 쓰레기 수거 차량이 다녀간 직후, 공원 한 켠에 관찰 카메라를 놓고 지켜봤습니다.

업소들이 이용하는 음식물 쓰레기통 주변으로 30분 동안 10차례 넘게 무단 투기가 이뤄졌습니다.

지금 시각이 밤 12시가 가까워져 오는데요. 음식물 쓰레기통 주변을 보시면 3시간 전보다 쓰레기가 2배 이상 많아진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뒤쪽으로 한 번 따라와 보실까요. 먹다 버린 이런 와인병이나 맥주병도 수북이 버려져 있고요. 길맥 세트 메뉴도 이 곳에 버려져있습니다. 도시락이나 컵라면 같은 식사를 하고 난 음식물 쓰레기도 이렇게 즐비합니다.

공원 바로 옆 오피스텔 쓰레기장에도 '외부인 사용금지'라는 팻말과 함께 'CCTV 작동 중'이라는 경고문이 붙어있지만, 이미 공원 이용객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가 수북합니다.

공원엔 별도로 설치된 쓰레기통이 없어 무단 투기가 계속되고 있는 겁니다.

여기에 인근 주택가 주민들은 늦은 새벽까지 이어지는 소음으로 밤잠을 설치기도 합니다.

[인근 주민 : 소음 말도 못 하죠. 기타 치면서 노래도 하고. 밤새도록 그러죠. 새벽에 보면 젊은이들 술 취해서 그냥 잔디밭에 누워서 자는 사람도 봤어요.]

쓰레기를 막기 위해 철제 울타리까지 설치한 아파트도 있습니다.

[아파트 경비원 : 뭐 그냥 쓰레기 막 갖다 붓고 그래갖고 이쪽에 아예 울타리를 쳐놨다니까. 오물 막 던지고 술병, 쓰레기, 담배꽁초.]

일부 양심없는 행동이 계속된다면 주머니가 가벼운 청춘들부터, 낭만을 찾는 중장년층까지 즐기는 길거리 음주가 전면 금지될 수도 있습니다.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어렵지 않습니다. 가져온 쓰레기는 다시 되가져 가고, 서로를 배려하는 시민 의식이 필요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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