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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박 대통령 "최순실 도움 받았다" 대국민사과

입력 2016-10-25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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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보셨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최순실 씨 관련 의혹이 불거진 이후 단 한번도 최 씨 관련 언급을 직접적으로 하지 않았는데요. 얼마전에도 검찰 수사를 촉구하면서도 '어느 누구라도' 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오늘(25일) 최 씨와의 관계를 처음 공개적으로 인정하고 도움을 받았다는 사실도 시인했습니다. 오늘 박 대통령의 기자회견은 어제 JTBC뉴스룸 단독보도가 결정적이었는데요.

어떤 내용인지 정리를 해드리겠습니다.

[기자]

어제는 정말 많이 놀란 하루였습니다. 오전에는 박 대통령이 임기 내 개헌을 추진한다는 소식에 정치권이 들썩였고, 그리고 어제 저녁엔 최순실씨 컴퓨터에서 박 대통령의 연설문 원고가 잔뜩 발견됐다는 뉴스룸 단독 보도 때문에 정치권이 핵폭탄을 맞은 상황이 됐습니다.

저도 사실 어제 밤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최 씨의 컴퓨터에는 우리시간으로 2014년 3월 28일, 박 대통령이 독일 동서독 통일의 상징도시인 독일 드레스덴에서 발표한 연설문 사전 원고가 들어 있었습니다.

당시 저는 순방 취재기자단으로 현지에 있었는데요. 연설의 상징성이나 중요도 때문에 청와대 측에서는 단 한줄의 내용이나 힌트도 미리 알려주지 않아 굉장히 고생했던걸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합니다.

철저한 보안속에 박 대통령이 드레스덴 공대에서 발표하기 직전에야 프레스센터에 배포됐던 연설문이었습니다.

JTBC뉴스룸 보도에 따르면 최 씨는 박 대통령 연설 하루 전 날 사전 원고를 받아본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외부 컴퓨터로 아마도 한국에서, 마무리 단계에 있던 연설문을 들여다봤던 것 같습니다.

이렇게 최 씨가 미리 받아본 것으로 파악되고 있는 연설문은 44개에 달합니다. 어제 뉴스룸에서 소개된 건 일부분에 불과합니다.

특히 최 씨 컴퓨터에서 발견된 문서파일 일부는 최종 수정한 사람의 PC 아이디가 '유연' 그러니까 최씨의 딸 정유라씨의 옛날 이름으로 돼 있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손석희 앵커/JTBC 뉴스룸 (어제) : 그 수정을 설마 정유라 씨가 하지는 않았을 테고, 그냥 상식적으로 생각하기에, 그 PC, 정유라 씨 소유로 돼 있는]

[서복현 기자/JTBC 뉴스룸 (어제) : (PC에서 누군가가 수정했을 가능성은 있다?) 그럴 가능성도 있는 것이죠.]

검찰 수사가 필요한 심각한 사안인데 그보다 먼저 박 대통령의 연설문이 어떻게 사전에 어떻게 외부로 새어나갔는지, 여기에 관여한 사람은 누구인지, 박 대통령은 이를 얼마나 알고 있었던 것인지, 청와대가 직접 해명을 하는 게 마땅한 일입니다.

정연국 대변인은 오늘 오전 브리핑 시간에 그 어떤 질문에도 '경위 파악 중'이라는 똑같은 답변만 했습니다. 청와대 내부적으로는 당혹스러운 기류가 역력했습니다.

야당은 박 대통령이 직접 해명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우상호 원내대표/더불어민주당 : 우리는 그동안 박근혜 대통령의 연설문을 들은 게 아니라 최순실 씨 연설을 들은 겁니까? 권력서열 1위가 최순실이다, 이렇게 시중에서 농담조로 얘기했는데 이게 농담이 아니고 진짜 최종 결재권자는 최순실 씨였습니까? 그런 대한민국이었…아, 말이 잘 안 나와요. 이 도대체 이런 일이…어떻게 생길 수가 있죠?]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국민의당 : 청와대가 이실직고하고 박근혜 대통령의 '자백'이 필요합니다. 누가 최순실과의 연결고리였으며 대통령은 이것을 알고도 이렇게 했다고 하면은 국민 앞에 책임을 져야 합니다.]

사실 더 놀란 건 새누리당입니다. 특히 바로 이 분, 문제의 연설문이 작성되던 시점에 청와대에서 정무수석, 홍보수석을 지낸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의 입장에 온통 관심이 쏠렸는데 이 대표는 일단 '경위부터 파악하자', '청와대 해명을 들어보자'. 그 뒤에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 따져봐야 한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이 대표는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이정현 대표/새누리당 : 예를 들어서 우리들이 어떤 연설문을 준비한다든지, 뭐 기자회견문을 준비한다든지 평상시에, 이러면 다양한 의견을 듣고 또 반응을 듣고 합니다. 그런 것까지도 기자들한테 공개하는 정치인은 아무도 없을 겁니다. 제가 대정부질문 하나만 하더라도 아주 다양하게 언론인 얘기도 듣고, 문학인 얘기도 듣고, 완전 일반 상인 얘기도 듣고, 친구 얘기도 듣고.]

이정현 대표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가 궁극적으로 무엇인지는 언뜻 와닿지가 않습니다. 그렇지만 단순히 의견을 반영하는 것과 연설문 사전 원고를 건네는 건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입니다.

새누리당의 분위기는 청와대에 결코 우호적인 상황이 아닙니다.

비박계 김용태 의원은 "피와 땀으로 건국되고 지켜왔던 대한민국 공화국과 민주주의는 최순실 사태로 유린되고 능멸됐다"라고 개탄했고, 정병국 의원은 "'대한민국 전체가 막장 드라마'로 치닫고 있는 이 현실에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 자괴감이 든다"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도 앞서 박 대통령의 직접적인 해명을 촉구했었죠.

박 대통령은 오늘 오전에는 한-덴마크 정상회담 일정을 예정대로 소화했습니다. 그리고 약 한시간 전 쯤 예정에 없던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청와대 기사 제목은 < 박 대통령 "최순실 도움 받았다" 대국민 사과 >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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