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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동원 피해자들, 미쓰비시 채권 '압류' 포기…왜

입력 2021-09-02 20:26 수정 2021-09-03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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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미쓰비시 중공업과 LS그룹 계열사의 거래대금에 대한 압류를 포기했습니다. 전범기업인 이 회사가 LS 엠트론과 거래해온 내역이 버젓이 기록으로 나타났고 이걸 압류할 수 있어 보였는데, 도대체 왜 좌절된 건지 이 사안을 계속 추적 중인 하혜빈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5월 JTBC는 '전범 기업' 미쓰비시중공업과 LS 엠트론이 거래해 온 내역을 처음 확인해 보도했습니다.

이 거래 내역은 해당 기업이 직접 공시한 감사보고서에 기록돼 있습니다.

강제동원 피해자들은 해당 거래대금을 압류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고 받아들여졌습니다.

8억 5천만 원 정도 물품 거래 채권에 대한 압류 결정입니다.

이 압류로 최초로 현금 배상 가능성이 열렸던 겁니다

그런데 오늘(2일) 피해자 대리인단이 압류와 추심을 포기했습니다.

LS엠트론 측이 뒤늦게 "우리가 거래해 온 기업은 '미쓰비시 중공업 엔진 시스템'"이라며 "미쓰비시중공업과 거래 내역이 없어 채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진술서면을 법원에 냈기 때문입니다.

자신들이 직접 공시한 감사보고서에 거래 기업을 잘 못 기재했다는 겁니다.

LS엠트론은 1980년대부터 미쓰비시중공업과 거래해왔습니다.

그런데 2016년 미쓰비시중공업엔진터보, 2018년엔 미쓰비시중공업엔진시스템으로 거래 상대가 바뀝니다.

미쓰비시중공업엔진터보는 미쓰비시중공업이 지분 100%를 보유했습니다.

이 회사는 또 미쓰비시중공업엔진시스템 지분 100%를 갖고 있습니다.

법률적으론 서로 다른 회사이지만, 실질적으로 하나의 기업으로 볼 여지가 많은 겁니다.

[박상인/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경실련 정책위원장) : 100% 자회사는 사실상 사업 부서하고 동일합니다. 특히 기업 지배구조 측면에서 보면 하나의 회사라고 사실상 다루고 있습니다.]

그러나 피해자 대리인단은 "최소한 2021년 거래에 있어서는 LS엠트론이 미쓰비시 중공업 엔진 시스템과 거래했다는 것이 사실에 부합해 보여서 다툴 실익이 없어 보인다"며 압류를 포기한 이유를 밝혔습니다.

(영상디자인 : 최석헌 / 인턴기자 : 김초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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