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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지원금 받아도 소득 증가율 0%…근로·사업·재산소득 다 줄었다

입력 2021-05-20 17:26 수정 2021-05-20 19:00

통계청 '가계동향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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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가계동향조사'

#경기도 안성시에 사는 30대 진해원 씨는 최근 허리띠를 더 졸라맸습니다.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힘들 때보다 지출을 더 줄여야 하는 상황입니다. 소득은 조금 늘었지만, 지난 한해를 버티느라 받은 대출금을 갚느라 지출이 더 많기 때문입니다.

진 씨는 "대출했던 걸 갚아야 하니 코로나19 때문에 누적 타격이 있는 느낌"이라며 "물가까지 올라서 마트에서 세일한다고 해도 싸다는 느낌이 안 든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심지어 남편이 늘 마시는 캔커피가 가격이 오르고 택배비까지 올라 490원대에 사먹던 것이 550원대로 오르니 하루에 3~4캔 먹던 것을 못 사먹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자료=통계청자료=통계청

오늘(20일) 통계청이 발표한 '1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가계의 근로·사업·재산소득이 한꺼번에 줄었습니다.

재난지원금 등 이전소득이 늘어 전체 소득이 조금 늘긴 했지만 가계가 실제로 벌어들이는 소득이 줄며 증가율은 0%대에 그쳤습니다.

1분기 전국 1인 이상 가구(농림어가 포함) 월평균 소득은 438만4000원으로 1년 전보다 0.4% 늘었습니다.

소득별로 보면 근로소득이 277만8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 줄었습니다. 1분기 기준 역대 최대 감소폭입니다.

사업소득은 76만7000원으로 1.6% 줄었습니다. 개편 이후 기준으로 2분기 연속 감소를 기록했습니다. 재산소득도 3만3000원으로 14.4% 줄었습니다.

이처럼 가계의 근로·사업·재산소득 세 가지가 한 번에 준 것은 코로나19로 가계소득이 직격타를 맞은 지난해 2분기 이후 처음입니다.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실질소득은 0.7% 줄었습니다. 2017년 3분기(-1.8%) 이후 14분기 만에 감소세로 돌아선 수치입니다.

반면 이전소득은 72만3000원으로 16.5% 늘었습니다. 1분기만 보면 2007년 이후 14년 만에 가장 크게 늘어난 규모입니다.

특히 정부가 지급하는 지원금과 수당 등을 포함한 공적이전소득이 49만7000원 늘어 27.9% 급증했습니다.

소상공인 버팀목자금과 긴급고용안정지원금 등 3차 재난지원금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됩니다.

1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241만9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 늘었습니다. 지난해 2분기 이후 3분기 만에 증가세로 돌아선 겁니다.

품목별로 보면 가정용품·가사서비스(14.1%), 교육(8.0%), 식료품·비주류음료(7.3%) 등에서 증가폭이 컸습니다.

특히 주류 지출은 17.1% 급증하며 2016년 1분기 이후 가장 큰 증가폭을 기록했습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면서 주택 유지 및 수선(52.5%)과 가구 및 조명(48.0%) 지출도 크게 늘었습니다.

다만 오락·문화(-9.4%), 음식·숙박(-2.4%)은 코로나19 여파로 여전히 회복되지 못하고 5분기 연속 감소세를 보였습니다.

통계청 담당자는 "근로·사업소득이 줄어 시장소득이 안 좋은 상황"이라며 "1분위는 재난지원금 등으로 소득이 늘었지만 5분위 전체 소득도 위축돼 어려움이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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