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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집 아이가…" 신고 받고 달려간 '학대아동 구조' 현장은

입력 2018-03-21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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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해 12월 29일이었습니다. 5살 고준희 양이 시신으로 발견됐습니다. 오랜 시간 어른에게 맞고 밟혀서, 뼈가 부러지고 제대로 숨도 쉬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주변의 어른들 가운데 그 누구도 준희양의 고통을 알지 못했습니다. 정부가 이번주부터 빅데이터를 활용해서 위기 아동을 찾는 '지원 시스템'을 가동합니다. 이제 아동학대 의심 아동을 더 쉽게 발견할 수는 있게 됐는데 그 다음이 문제입니다.

학대 아동을 구조하는 일선에서 뛰는 상담원들의 하루를 최수연 기자가 동행했습니다.

[기자]

쉴 새 없이 학대 신고 전화가 이어집니다.

내용은 모두 급박합니다.

[A씨/신고자 : 아빠가 술을 많이 드셨는데 욕을 하면서 엄마를 때리고 저도 때리려고…]

[B씨/신고자 : 옆집에서 계속 아이 우는 소리가 들려서요…(혹시 언제부터 우는 소리가 들렸는지 알 수 있을까요?)]

초등학교 4학년 아이가 맞고 있다는 신고가 들어옵니다.

상담원들이 급히 현장으로 출동합니다.

현장에 도착했지만, 진입조차 쉽지 않습니다.

[학대 의심 아동 아버지 : 경찰이든 뭐든 데려다가 키우려면 데려가 키우고 왜 남의 자식 가지고 이래라 저래라.]

경찰이 동행했지만 역시 억지로 문을 열 권한은 없습니다.

[장재영/영등포 아동보호전문기관 상담원 : 만나긴 해야 될 것 같아서…계속 거부하시면 한계는 있는 상황이긴 해요.]

비슷한 시각, 다른 상담원도 바빠집니다.

한 여학생이 6년 동안 아버지에게 학대당하고 있다며 신고했습니다.

부모 눈을 피하기 위해 상담원 차량에서 40분 동안 조사를 이어갔습니다.

[학대 피해 아동 : 아빠가 옛날부터 그러셔서…엄마랑 이혼한 다음부터…]

이렇게 한 번 신고가 들어온 아이들은 관찰 명단에 올린 뒤 주기적으로 확인하고 보호해야 합니다.

아동보호전문기관 상담원은 전국에 894명.

아동 인구 870만 명을 감안하면 상담원 1명이 1만 명 가까운 아이들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아동복지법은 244개의 모든 시군구에 아동보호전문기관을 세우도록 했지만 현재 61개만 운영되고 있습니다.

학대 아동 조기발견 시스템이 가동되면서 이제 출동할 일은 더 많아지게 됐지만 인원과 시설은 여전히 부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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