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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실책 바이러스' 박멸하는 방법은?

입력 2012-05-16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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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실책 바이러스' 박멸하는 방법은?


한대화(52) 한화 감독은 16일 잠실 두산전 3-3 동점이던 7회말 이례적으로 직접 마운드에 올랐다. 투수 교체가 목적이 아니었다. 한화 3루수 오선진(23)이 두산 선두타자 최준석의 땅볼을 잡은 뒤 악송구해 엉망이 된 분위기를 다잡기 위해서였다.

한화는 결국 역전을 허용했다. 두산은 대주자 오재원의 2루 도루, 이원석의 희생번트와 손시헌의 유격수 땅볼을 묶어 4-3으로 전세를 뒤집었다. 한화는 8회초 재역전에 성공해 6-4로 승리했다. 승리로 끝나기는 했으나 이틀 연속 한화는 '실책 바이러스'로 크게 휘청거렸다. 실책 3개 중 오선진이 2개를 범했다.

앞서 동점을 허용하는 과정도 나빴다. 오선진은 3-0이던 6회 1사 1·2루에서 대타 임재철의 내야안타를 잡은 뒤 악송구해 2루주자 손시헌의 득점을 허용했다. 이어 정수빈의 희생타와 김현수의 적시타로 3-3 동점이 됐다.

한 감독은 이날 내야수를 대폭 물갈이하며 분위기 쇄신을 노렸다. 유격수 이대수(31)와 3루수 이여상(28)을 2군에 내려보내고, 백승룡(30)과 하주석(18)을 1군에 올렸다. 이날 선발 3루수로는 오선진이, 유격수로는 하주석이 나섰다.

한화는 전날 두산전에서 뼈아픈 실책 4개를 범하며 6-0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8-11로 역전패했다. 이대수가 2개, 이여상이 1개, 포수 정범모가 1개씩의 실책을 기록했다. 실책은 모두 점수로 연결됐다.

강력한 조치가 내려지는 데는 하루가 채 걸리지 않았다. 한 감독은 15일 경기가 끝난 뒤 이여상에게 2군행을 지시했다. 이여상의 시즌 실책은 4개. 한 감독은 기록되지 않는 실수가 더 많았다고 보고 있다. 그의 2군행은 질책성에 가깝다.

이대수의 2군행은 갑작스럽게 이뤄졌다. 한 감독은 "오늘(16일) 낮에 숙소에서 이대수를 보니 너무 힘든 것 같더라. 어제 실책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대수는 실책 8개로 리그 최다를 기록 중이다.

한화의 '실책 바이러스'는 심각한 수준이다. 올 시즌 후쿠하라 코치를 영입해 수비 강화를 꾀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누구 하나 실책을 하면 수비진이 전체적으로 흔들려 연쇄 실책이 일어나고 있다. 한 감독은 "자신감이 없으니 중요할 때 실책이 나온다. 충격을 회복하는 속도도 늦다. 선수들은 나보다 더 힘들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한화는 선수 교체를 통해 '실책 바이러스'를 막으려 했다. 이건 근원적인 치료법이 아니다. 한화가 '실책 때문에 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역설적으로 '이겨서 실책을 잊는' 방법밖에 없다. 팀이 이기는 것, 그래서 선수들이 부담을 덜어내는 것뿐이다. 16일 재역전승으로 실책 3개가 묻힌 것처럼 말이다.

잠실=김식 기자 see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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