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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은 욕먹고, '라디오스타', '썰전'이 뜨는 이유는?

입력 2013-04-04 07:02 수정 2013-04-04 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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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스타'와 '썰전'이 '닮은꼴 프로그램'이라 불리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와 JTBC 비평프로그램 '썰전'은 최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를 도배하며 높은 인기를 자랑하고 있다. 방송 직후 프로그램 관련 기사가 쏟아지고, 네티즌 반응도 뜨겁다. 방송 관계자들의 주목도 역시 높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인기 상승세를 타고 있는 두 프로그램이 포맷부터 특성까지 묘하게 닮았다는 것이다. 가장 큰 공통점은 두 프로그램 모두 JTBC 여운혁 CP의 손을 거쳐갔다는 점이다. '황금어장'의 수장이었던 여운혁CP가 MBC에서 JTBC로 이직한 후 만든 프로그램이 바로 '썰전'이다. 방송인 김구라가 '공통 아이콘'이라는 것도 눈길을 끈다. '라디오스타'의 전 MC 김구라는 현재 '썰전' 메인 MC로 활약하고 있다. 두 프로그램 사이에 평행이론이 존재한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라디오스타'와 '썰전'의 공통점을 중심으로 인기비결을 알아봤다.


'힐링'은 욕먹고, '라디오스타', '썰전'이 뜨는 이유는?


▶개성있는 B급 연예인 섭외

전문가들은 개성파 'B급 연예인'을 활용한 절묘한 기획이 두 프로그램의 성공 포인트라고 분석하고 있다. 기존의 예능 프로그램에서 볼 수 없는 독특한 출연진의 조화가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재미를 제공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라디오스타'는 그동안 싸이·카라·슈퍼주니어 등과 같은 대형스타와 사유리·줄리엔강·리키김 등 인지도는 있지만 톱스타 대열에 합류하지 못한 연예인들을 교차 섭외해 다양한 재미를 줬다. 그러던 중 지난 1월에는 신년 특집 '민머리 편(10.1%, 닐슨코리아)'을 내보내 동시간대 1위에 올라섰다. 삭발을 택한 연예인들이 출연해 탈모로 인해 겪었던 에피소드를 털어놔 집중도를 높였다. '대머리 연예인'들을 한 자리에 모아 고충을 듣는건 사실상 예능계에서 최초라고 할수 있는 시도다. 기획 자체가 신선했던 것 뿐 아니라 출연한 연예인들이 몸 사리지 않고 웃음을 유발해 화제가 됐다. 이후 '라디오스타'는 가슴이 큰 연예인들을 한데 모으는 등 유사한 기획을 내놓으며 '히트행진'을 이어나갔다. 지난 2월 27일 방송된 '희한한 사람들' 특집에서도 낸시랭·샘 해밍턴·UV 뮤지·인피니트 성규를 출연시켜 폭소를 끌어냈다.

'썰전'도 마찬가지다. 유재석·강호동 등 대형 스타들에 대한 이야기를 늘어놓지만 정작 '예능 1인자'라고 부를만한 방송인은 없다. 김구라·박지윤·이윤석과 함께 강용석 변호사·허지웅 영화평론가·이철희 정치평론가가 출연중이다. 예능의 귀재를 모시기보다 '입담'이 센 출연자를 불러 '돌직구'를 날리며 재미를 끌어내는데 집중하고 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라디오스타'와 '썰전'은 개성넘치는 섭외로 인기를 얻고 있다. 뻔한 A급 스타들의 '몸 사리는' 토크에 지쳐있던 시청자들이 거침없고 편하게 이야기를 털어놓는 B급 연예인의 토크에 신선한 재미를 느끼고 있다"며 "김구라의 경우, 사실 A급으로 구분될 수 있지만 스스로를 낮추며 B급 연예인의 느낌을 주려고 한다. B급으로 설정을 했을때 더 직설적인 토크가 가능하고 시청자들에게 편하게 다가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힐링'은 욕먹고, '라디오스타', '썰전'이 뜨는 이유는?


▶성역을 넘나드는 토크…스타를 까발리다

성역을 넘나드는 거침없는 토크는 두 프로그램의 강점이다. '라디오스타'와 '썰전'은 '저렇게 센 발언을 해도 되나'라는 생각이 들 만큼 '겁 없는' 토크를 즐긴다.

'라디오스타'에서 김국진·윤종신·유세윤·슈퍼주니어 규현 등 4명의 MC들은 게스트에게 무차별적 질문을 던지며 공격하기 바쁘다. 게스트가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부분이나 콤플렉스도 스스럼없이 언급한다. 게스트의 기를 살려주기 보다는 어떻게든 망가지는 모습을 보려고 혈안이 돼 있는 MC들의 모습이 마치 한 번 먹잇감을 물면 놓지 않는 하이에나같다. 이런 이유로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의 반대말이 '라디오스타'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다. 지난달 27일 방송에서는 MC들이 게스트로 출연한 호란·알렉스·정인·이정에게 "실력파 가수 특집처럼 보이지만 어중간한 가수 특집이다. 또한 가요계 단신 특집이기도 하다. 164cm인 호란보다 월등히 큰 게스트가 없다"며 놀려댔다. 결국 이정이 "그만하시죠"라며 언성을 높일 때에야 비로소 MC들이 공격을 멈췄다.

토크의 강도를 비교했을 때 '썰전'은 '라디오스타' 보다 한 수 위다. 자신의 프로그램과 방송사에 대해서도 거침없는 '돌직구'를 날린다. 지난달 14일 방송된 '썰전'에서는 '종편이 종편을 말하다'라는 컨셉트로 미디어비평'을 진행했다. 이날 방송에서 이윤석은 "종편이 그동안 성장을 한 것은 인정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아직 종편이 무엇인지 모른다. 새로 생긴 케이블인지 안다. '자뻑'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해 화제를 모았다. SBS '힐링캠프'가 톱스타들 비위를 맞추느라 일방적인 하소연과 해명을 들으며 최근 논란이 된 것과 전혀 반대 지점에 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힐링캠프'는 과대 포장을 하려는 느낌이 강한데 '라디오스타'나 '썰전'은 멋있게 보이려는 노력을 전혀 안 한다. 솔직한 모습으로 대중들과 소통하는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다. '썰전'은 대중문화 뿐만 아니라 정치·시사 이슈에 대해서도 비틀어서 얘기한다. 위험 수위를 넘나드는 토크는 보는 이들로 하여금 통쾌함을 준다. 진지함에 유머러스한 풍자가 더해진 점이 흥미롭다"고 분석했다.

여운혁 CP도 "두 프로그램은 주제와 소재를 정할 때 주변 눈치를 보지 않는다는 게 공통점이다. 성역없는 토크에 시청자들도 재미를 느끼는 것 같다"며 "'라디오스타'와 '썰전'은 경계나 벽이 없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앞으로 더 무궁무진한 재미를 선사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김연지 기자 yj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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