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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5년만에 돌아온 의궤, 우리말로 읽는다

입력 2012-07-09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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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5년만에 돌아온 의궤, 우리말로 읽는다


지난해 145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온 외규장각 의궤가 우리말로 번역된다.

한국고전번역원은 지난해 프랑스로부터 145년 만에 돌려받은 외규장각 의궤 가운데 '의소세손예장도감의궤'(懿昭世孫禮葬都監儀軌)에 대한 번역 작업에 착수할 계획이다.

'의소세손예장도감의궤'는 사도세자의 장남이자 정조의 형인 의소 세손(1750-1752)의 장례 과정을 담은 의궤다.

상·하 두 책으로 구성돼 있으며 두 책 모두 유일본이다.

'의소세손예장도감의궤'는 유일본인데다 조선 후기 18세기 왕실의 장례 절차를 생생하게 보여준다는 점에서 문화재적, 학술적 가치가 매우 높다.

장례의 구체적인 진행 과정을 비롯해 장례에 필요한 각종 기물의 종류와 규격 및 그 제작에 들어간 물품의 종류와 수량, 조달 과정, 기물 제작을 담당한 장인들의 이름 같은 구체적인 사항까지 확인할 수 있다. 조선의 사회사, 경제사, 생활사, 문화사 등 여러 방면의 연구에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자료다.

특히 의궤 상책의 끝에 그려진 반차도(행렬 그림)는 필선이 섬세하고 색감이 뛰어나다.

올해 초 특수고전번역실을 신설한 한국고전번역원은 올해 기초 조사 과정을 거쳐 내년에 '의소세손예장도감의궤'과 '대명률직해'(大明律直解) 등 고전 4종에 대한 번역 작업에 들어갈 계획이다.

김진옥 특수고전번역실장은 연합뉴스에 "국내에 반환된 외규장각 의궤 가운데 번역 작업에 들어가는 것은 '의소세손예장도감의궤'가 처음"이라면서 "국내에 없는 유일본이어서 우리말 번역이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고전번역원은 '의소세손예장도감의궤'와 '대명률직해'를 우선 번역 대상으로 선정했으며 나머지 2종도 학계 의견을 수렴해 결정할 방침이다.

'대명률직해'는 조선시대 형법의 근간이 된 명나라 대명률(大明律)을 번역한 책으로, 관아의 일반 관리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이두(吏讀. 한자의 음과 훈을 빌려 한국어를 적던 표기법)를 사용해 번역한 것이 특징이다.

그동안 국고 문헌(국가기록물)과 문집 위주로 번역 작업을 해온 한국고전번역원은 특수고전번역실을 통해 학계는 물론 일반 대중이 원하는 다양한 분야의 고전을 번역해 소개할 계획이다.

이동환 한국고전번역원장은 "의궤와 법전을 비롯해 조선시대 생활사와 관련된 책, 과학책, 음악책 등 다양한 분야의 특수고전을 번역해 대중에 더 가깝게 다가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고전번역원은 현재 조선후기 국왕의 동정과 국정운영을 일기체로 정리한 '일성록'(日省錄)과 '승정원일기'에 대한 번역 작업을 진행 중이며 '조선왕조실록' 한글 번역본의 오류와 표현을 바로잡는 현대화 작업도 벌이고 있다.

한국고전번역원 관계자는 "드라마 '대장금'도 조선왕조실록의 기록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면서 "다양한 분야의 고전에 대한 학계와 문화산업계의 요구가 많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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