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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당·제명하면 끝?…여야, '꼬리자르기' 비판 불가피

입력 2020-09-25 19:14 수정 2020-09-25 19:14

5시 정치부회의 #여당 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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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 정치부회의 #여당 발제


[앵커]

피감기관 공사 수주 의혹이 불거진 박덕흠 의원, 이스타항공 사태의 책임론이 불거진 이상직 의원, 두 사람 모두 이젠 무소속 신분이 됐죠. 이처럼 국회의원들은 논란이 일 때마다 탈당을 일종을 정치적 비상구로 활용해 왔습니다. 각 정당도 당을 향한 공세로부터 벗어날 수 있어서 일종의 꼬리 자르기라는 비판도 받아왔는데요. 이후 논란이 잠잠해지면 복당하는 등 꼼수 해법이라는 비판도 많이 있습니다. 최 반장 발제에서 관련한 내용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당이 다르고 사건은 다르지만, 여러모로 많은 점들이 닮았습니다. 우선 나는 잘못한 일, 부도덕한 일을 한 적이 없다는 겁니다.

[박덕흠/무소속 의원 (지난 23일) : 건설업계의 고충과 현장.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그래서 저는 국토위에 좀 있었고, 또 낙후된 농촌인 저희 지역구 발전을 실현시키기 위함이었지…]

[이상직/무소속 의원 (어제) : 직원들의 일자리를 지켜야 되겠다는 생각에 매각 대금 150억을 깎아주어도, 또 미지급 임금을 해결해보려는 생각에 제가 살고 있던 집을 제외하면 사실상 전 재산인 매각 대상 주식 내지 그 매각 대금을 헌납하겠다는…]

두 사람 모두 나를 희생해가며 건설업계, 지역구, 노동자를 위해 일을 했다는 겁니다. 그러면 상을 달라고 해도 모자랄 판인데, 두 사람 모두 탈당을 했죠. 당을 떠나는 이유도 똑같습니다.

[이상직/무소속 의원 (어제) : 민주당 대표님 이하 우리 당 선배 동료 의원님들과 당원 동지들에게도 제가 무거운 짐이 된 것 같아 참담하고 죄송한 마음뿐입니다. 선당후사 자세로 당에 폐를 끼치지 않겠습니다.]

[박덕흠/무소속 의원 (지난 23일) : 당에는 더 이상 부담을 주지 않도록 당적을 내려놓는 것이 맞다는 판단을 스스로 했습니다. 동료 의원님들, 그리고 당원 동지 여러분. 당에는 큰 마음의 빚을 졌다는 생각입니다.]

말마따나 논란인 당사자들이 당을 떠났으니, 민주당과 국민의힘 모두 부담을 덜게 된 건 사실입니다. "징계와 처벌이 아닌 탈당으로 위기를 모면하려 한다" 누가 누구를 향한 비판일까요? 그럼 "징계와 처벌이 아닌 탈당으로 꼬리 자르기를 했다" 이건 또 어느 당이 어느 당을 향한 비판일까요? 위는 민주당이 국민의힘을 향한, 아래는 국민의힘이 민주당을 향해 내놓은 말인데, 제 얼굴에 침 뱉기 아닐까요?

그렇다면 두 사람, 탈당은 오롯이 당을 위해서 내린 결정이었을까요? 두 사람은 이 점도 닮았습니다.

[박덕흠/무소속 의원 (지난 23일) : 외로운 싸움을 이겨내고 스스로 결백함을 증명해냄으로써 비로소 갚을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이상직/무소속 의원 (어제) : 또 저에 관한 의혹을 성심성의껏 소명하겠습니다. 그리고 되돌아오겠습니다.]

탈당과 동시에 사실상 다시 돌아오겠다는 예고를 한 겁니다. 두 당의 당헌 당규를 보면요. 세부적인 표현엔 다소 차이가 있지만, "제명 처분을 받은 사람은 5년 내에는 복당할 수 없다" 돼 있습니다. 즉, 징계로 제명이 되면 곧바로 재입당이 어렵고 향후 공천 때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죠. 그러다 보니 징계를 받기 전에 탈당한 것 아니냐는 겁니다. 이상직 의원의 경우 "윤리감찰단이 굉장히 강도 높은 조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라고 한 만큼 징계는 수순이라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었죠.

이처럼 탈당을 '정치적 비상구'로 활용한 사례는 어제오늘 일이 아닙니다. 최근의 예로, 친인척을 보좌진으로 채용해 논란이 일었던 서영교 의원, 당이 중징계 방침을 밝히자 최종적인 징계 수위가 결정되기 전에 탈당했습니다. 2016년 7월이었는데요. 1년 2개월 만에 복당했습니다. 당규엔 징계를 피하기 위해 탈당한 사람도 5년 안에는 복당할 수 없도록 해놨지만, 소위 '치트키'가 있죠. 당무위 의결을 거치면 가능합니다.

[우원식/더불어민주당 의원 (2017년 9월 14일) : 우리 서영교 의원님이 복당 복당. 그래도 서영교 의원님 일어나서 인사 한번 하시죠.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이따가.) 그러세요. 그러세요.]

[서영교/더불어민주당 의원 (2017년 9월 14일) : 좀 더 도덕적으로 깨끗하면서 그리고 또 국민을 위해서 더 열심히 일하겠다. 이렇게 말씀드리겠습니다.]

앞서 박덕흠, 이상직 의원의 선택이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고 했지만, 박덕흠 의원의 경우 피감기관으로부터 공사를 수주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죠. 그러다 보니 민주당은 당 소속 문제가 아니라 국회의원으로서 자격이 없다며, 의원직을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신동근/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 그러면서 직위를 이용해 마음껏 사익을 추구하고 건설업계의 로비스트로 공공연하게 활약했습니다.]

박덕흠 의원뿐만 아니라 조수진 의원에 대해서도 국민의힘이 아무런 입장을 취하지 않고 있다는 점도 문제 삼았습니다.

[신동근/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 국민의힘 조수진 의원의 11억원 누락 축소 신고 의혹에 대해 어물쩍 넘어가려 하는데 어림 반 푼어치도 없는 일입니다. 같은 의혹으로 민주당에서 제명된 김홍걸 의원은 분양권을 신고 누락했던 것으로 밝혀지기라도 했습니다.]

우리는 이미 직접 조사해 김홍걸 의원을 제명했는데, 너네는 제대로 된 조사도 하지 않고 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느냐는 겁니다. 사실 비례대표 의원은 이상직, 박덕흠 의원처럼 탈당하면 의원직을 잃게 되죠. 하지만 제명은 아닙니다. 결국 김홍걸 의원도 제명은 됐지만, 의원직은 지키고 있죠. 즉, 예나 지금이나 의원직 사퇴나 국회 차원의 중징계는 찾아보기가 힘들다는 겁니다.

끝으로 이 소식 짚어보면요. 며칠 전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의 전기를 다룬 만화책 출간 축하 행사가 열렸죠. 그야말로 이 전 대표를 향한 헌사가 쏟아져 나왔습니다.

[이낙연/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 22일) : 조용필 다음에 노래 부르는 가수는 불운한 사람이지요.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 보니 그래도 이해찬 대표님 뒤를 졸졸 따라다니길 잘했다. 나에게 큰 행운이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의 건배사가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일었죠. "대한민국 1등 국가" 이게 왜? 하실 텐데, 실제 건배사는 "가자, 20년. 대한민국 1등 국가"였습니다. 이 회장이 이해찬 대표의 20년 집권론을 가리켜 "저에게 가장 절실하게 다가온 말"이라고도 했던 겁니다. 국민의힘은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위반이라며 반발했는데요. 이 회장은 "정치 원로의 노고에 대한 예우 차원으로 정치적 의도는 전혀 없었다"며 "사려 깊지 못한 발언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밝혔습니다.

오늘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추석 앞두고 악재 정리한 여야…징계 회피성 '탈당' 비판 불가피 >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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