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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응천 "문자폭탄에 목소리 위축"…윤건영 "선출직은 감당해야"

입력 2021-04-29 19:41

정치부회의 #여당 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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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회의 #여당 발제

[앵커]

더불어민주당이 이른바 '온건 친문' 성향의 박광온 의원을 법사위원장으로 내정했습니다. 원내대표를 맡고 있는 윤호중 법사위원장의 후임이죠. 국민의힘은 "또 야당과 협의 없이 함부로 뽑느냐"고 반발했는데요. 일단 내일(30일) 선출될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가 나서서 여야 협상을 벌인 뒤에 5월 첫 국회 본회의에서 표결한단 방침입니다. 관련 소식을 류정화 반장이 정리했습니다.

[기자]

[JTBC '정치부회의' (지난 27일) : 제가 얍! 하면, 저희 피디님이 영상 플레이 버튼을 꾹 누르는, 이 21세기 최첨단 시스템인데…]

며칠 전에 제가 여정회 첨단 제작 시스템의 비밀을 약간 말씀드린 적이 있죠. 또 다른 비밀은 바로 복 국장의 '매의 눈' 데스킹입니다. 팩트체크부터 속보 반영 능력, 균형 감각까지 두루 갖춘 복 국장, 각 반장들의 원고를 5G보다 빠르게 스캔 한 뒤에 톡을 주시는데요. 여당 발제의 체계와 자구, 그러니까 기승전결 구조와 조사까지 딱 짚어주십니다. 국장의 톡을 받으면 전 늘 신이 나기 때문에 이렇게 외칩니다. '무야호' 국회에도 이런 복국장의 역할을 하는 상임위가 있습니다. 바로 모든 법안의 체계 자구 심사 권한이 있는 법제사법위원회인데요. 특히 법제사법위원장의 역할과 권한, 막강하기 때문에 어느 당에서 누가 맡을 건지, 늘 관심사죠. 각 상임위를 거친 법안들이 본회의를 가기 전 마지막 관문, 수문장 역할이라 '강성' 면모를 보여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상규/당시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2019년 10월) : 듣기 싫으면 귀 막아요. 듣고 싶은 얘기만 들어요! 원래 듣고 싶은 얘기만 듣잖아! 하고 싶은 얘기만 하고! (위원장 자격이 없어! 위원장! 뭐야 이게 도대체!) 누가 당신한테 자격 받았어? 웃기고 앉아있네. XX 같은 게…]

[윤호중/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 (지난해 12월 8일) : 과반 찬성으로 법안이, 법안이 의결됐습니다. (불법이에요 불법!)]

[주호영/국민의힘 원내대표 : 의원 되니까 세상이 안 무섭지? 권력 망하는 것 똑똑히 볼 거야 내가. 우리도 집권해본 사람이야. 권력이 영원할 것 같아?]

야당이었던 여상규 위원장도, 여당이었던 윤호중 위원장도 충돌이 잦았는데요. 윤호중 위원장이 원내대표로 당선되면서, 법사위원장을 바꿔야 했죠. 민주당은 당 사무총장을 맡고 있는 박광온 의원을 내정했다고 밝혔습니다.

[한준호/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 : 선수와 나이를 고려한다는 당의 관례에 따라서 3선의 박광온 의원에게 제안을 했고, 본인이 수락함에 따라서 박광온 의원을 법사위원장으로 추천하기로 했습니다.]

기자 출신, 비 법조인인 박 의원, 문재인 당 대표 시절 비서실장을 맡은 바 있죠. '친문'계로 온건한 성향이란 평가를 받고 있어서 야당과의 '협치'를 고려한 것이란 분석이 나왔습니다. 박 의원의 온건한 성향 딸이 직접 보증하기도 했죠. 처음으로 국회의원 선거에 나섰을 때, 이른바 인터넷상 '랜선 효도'로 아버지의 선거운동을 한다고 했는데 "머리가 크고 못생겼다"고도 지적해서 이것은 효도인가 불효인가, 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법사위원장으로 유력 거론됐던 이른바 '강성' 친문 정청래 의원은 "쿨하게 받아들인다"면서 박 의원에게 "개혁 입법의 기관차가 돼달라"고 했습니다.

민주당은 오늘 당장 본회의에서 법사위원장 표결을 하겠다고 했는데요. 국민의힘은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내일이면 야당 신임 원내대표가 선출되고 논의의 장이 열릴 수가 있는데 민주당이 또 강하게 밀어붙인단 겁니다. 박광온 의원에 대한 평가는 따로 하지 않았는데요.

[주호영/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 일방적으로 또 174석을 가지고 있다고 법사위원장을 야당과 협의 없이 함부로 뽑는다면 국민들의 매는 점점 더 쌓여갈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박광온 의원도 법사위원장의 한 분으로 고려되고 있는데 혹시 어떻게 판단하시나요?) 저는 전혀 들은 바가 없습니다.]

법사위원장은 보통 야당 몫이고, 여야 협의가 필요하다는 게 국민의힘의 주장입니다. 지난 원구성 협상 때도 법사위원장을 강하게 요구했다가 여당이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결과적으론 18개 상임위원장 모두를 여당이 갖는 구조가 됐죠. 결국, 박병석 국회의장의 중재에 나섰습니다. 여야가 추가 협상을 한 후에 5월 첫 본회의인 다음 달 7일로 표결을 미루기로 했는데요. 내일 신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선출되면, 당분간 여야가 이 문제로 기싸움을 벌일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오늘 본회의, 다른 이유로 미뤄졌는데요. 바로 코로나 19 때문입니다. 민주당 최혜영 의원실 보좌진이 확진판정을 받은 겁니다. 최 의원, 어제 천대엽 대법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참석했죠. 법사위원들과 접촉했습니다. 이 때문에 오전으로 예정됐던 법사위와 오후 본회의까지 모두 미뤄졌는데요. 최 의원의 코로나 검사 결과, 오후에 음성 판정이 나오면서 방금 전 5시부터 지금 법사위가 진행 중입니다. 법사위 회의가 끝나는대로 8시~9시쯤 본회의도 열릴 예정인데요. 법사위에서 이견이 없으면, 이해충돌 방지법도 본회의에서 통과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원래는 이해충돌방지법 소식을 자세히 전해드리려 했는데, 좀 미루고요. 대신 민주당 내 논쟁거리로 떠오른 '문자폭탄' 얘기 전해드리겠습니다. 재보선 참패 이후 초선의원들의 '쇄신안', 반대 의견을 가진 일부 강성 '친문' 당원들의 문자폭탄 때문에 흐지부지됐다는 평가가 나왔죠. 이른바 '친문' 권리당원을 겨냥한 행보겠죠. 최고위원 후보들 일부는 이 '문자폭탄'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습니다. 김용민 후보는 "권장돼야 한다"고 했고 강병원 후보는 "쓴소리를 듣는 건 정치인의 기본"이라고 했습니다. 반면 "문자폭탄 보낼수록 재집권이 멀어진다" "당 지도부가 자제를 권고해야 한다" 주장한 의원도 있었습니다. 소장파 조응천 의원입니다. 소수 강성 지지층의 '문자폭탄' 때문에 당내 다양성이 사라진단 겁니다.

[조응천/더불어민주당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사실은 한 2000~3000명, 한 2000명 되시는 강성지지층들이 너무나 적극적으로 관여를 하기 때문에 70만명의 목소리가 이 2000명에 다 묻혀버리는 거죠. 맷집이 약한 의원들은 위축되고 하면 또 목소리가 줄어들게 되고 그러면 다양성이 없잖아요?]

다시 조응천 의원을 비판하고 나선 사람, 또 있었는데요.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윤건영 의원입니다. 심각한 모욕이나 명예훼손이 아니라면, 문자폭탄 자체를 비난할 순 없단 주장입니다.

[윤건영/더불어민주당 의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저희가 선출직이지 않습니까? 선출직이라면 뭐 그 정도는 감당하고 가야 되지 않나 싶습니다. 다만 그 내용들이 개인의 신상을 심각하게 모독하거나 명예를 훼손하거나, 그런 어느 수준을 넘었다고 하면 그건 문제가 되겠죠.]

조 의원은 '감당' 정도가 아니라 다음 총선을 생각해야 하는 국회의원 입장에선 문자폭탄 내용과 상관없이 소신을 지키기가 어렵다고 했습니다. 공천을 받기 위해선 '당내 경선'을 이겨야 하는데 권리당원과 국민여론조사가 1:1의 비율로 반영되기 때문입니다. 문자 폭탄을 보내는 강성지지층 눈 밖에 나면 정치생명을 보장받기 쉽지 않단 겁니다. 실제로 "문자폭탄이 과도한 압박이고 건전한 토론을 막고 있다"고 주장했던 박완주 의원, 재보선 직후 당내 쇄신 목소리가 한창 활발할 때 있었던 원내대표 선거에서도 패배했죠. 민주당의 과제로 지적된 '당심과 민심의 괴리 극복' 쉽지만은 않아 보입니다. 

오늘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민주당, 박광온 법사위원장 내정에 국민의힘 반발…'문자폭탄' 놓고 민주당 의원 설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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