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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브리핑] '내로남불'은 나의 창작물

입력 2018-12-10 21:48 수정 2018-12-10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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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내로남불(가 하면 맨스 이 하면 륜)

얼핏 사자성어 같아 보이기도 하지만 사자성어는 아닌 이 말의 원작자는 누구일까…

"내가 창작한 말이다"

주인공은 박희태 전 국회의장이었습니다.

지난 1996년 15대 총선 직후에 당시 여당인 신한국당이 이른바 '의원 빼가기'를 시작했는데 여기에 대해서 야당이 비판하자 자신이 이 '내로남불'의 논리를 들어서 반박했다는 것이죠.

하긴 22년 전이긴 하지만 그가 그 말을 했다는 것은 그 시대를 살았던 모두에게 어렴풋이 기억나는 일이기도 합니다.

장면은 바뀌어서 2018년의 막바지.

단돈 천 원 아니 몇백 원으로도 삶을 꾸리는 노동자의 희와 비가 엇갈리는 것은, 또 심지어는 생사가 엇갈리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같은데…

더구나 줄어든 일자리 탓에 임금을 줄이고  대신 고용을 늘리는 일자리 나누기가 뜨거운 이슈가 된 경제상황에서 정작 스스로의 연봉은 예외였던 것일까…

법정시한을 훌쩍 넘겨 처리된 예산갈등, 그 와중에도 일사천리로 처리된 항목이 있었으니…

"국회의원 세비 인상"

반면에 줄어들거나 증액이 취소된 예산들은 청년 일자리 예산, 실업자를 위한 구직급여 예산, 노인 기초연금 예산 등등…

청년 일자리 예산 - 1240억원 삭감
구직급여 예산 - 2165억원 삭감
농업소득보전직불금 - 3242억원 삭감
노인 기초연금 예산 - 4102억원 증액 취소

물론 제대로 일만 잘한다면야 세비 좀 올려줘도 나쁘지는 않겠으나, 우리가 일상적으로 마주하는 장면이란 툭하면 멈춰서는 국회, 텅 빈 본회의장의 풍경, 쌈짓돈같이 사용하는 특활비, 각종 외유성 출장…

오죽했으면 국회의원 본연의 임무인 입법과 정책개발에 우수한 의원에게는 총 1억 9000만 원의 포상금마저 주어진다는데…

비난에 못 이겨 도로 그 돈을 내놓겠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고는 하지만 그들은 과연 타인의 임금에 서슬같이 엄격한 만큼 스스로의 임금에도 엄격한 것일까…

"내로남불은 내가 창작한 말"

그는 약간의 으스댐을 녹여서 이렇게 말했겠죠.

그러나 이 말을 처음 꺼낸 이가 그인지 아닌지는 사실 그리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 단어가 가장 어울리는 가장 적재적소는 이래저래 단어가 처음 태어난 바로 그곳, 정치권이니까요.

오늘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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