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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이러다 사람 잡겠네'…사고 부르는 '스마트폰 보행'

입력 2016-01-06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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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여러분들 손에 혹시 지금 스마트폰이 들려있습니까? 혹시 걸어가면서 보시진 않으셨는지요. 얼마 전 중국에서는 스마트폰을 보며 걷던 여성이 추락해 숨지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우리의 스마트폰 사용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는데 보시면서 뜨끔하신 분들 많을 것 같습니다.

밀착카메라 박소연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달 중국 저장성 원저우시.

한 여성이 고개를 숙인 채 걷고 있습니다.

강가 근처까지 갔지만 눈치채지 못하고 그대로 추락한 여성은 결국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여성이 집중한 것은 바로 이 스마트폰입니다. 혹시 스스로 의식하지 못한 내 모습은 아닐까 생각한 분들 계셨을 텐데요. 우리의 스마트폰 이용 모습은 어떤지 저와 함께 확인해 보시죠.

양손에 스마트폰을 쥔 한 여성. 차량이 경적을 울려도 눈은 스마트폰을 향해 있습니다.

한 남성은 스마트폰에 집중하느라 마주 오는 차량을 아슬아슬하게 피해 지나갑니다.

심지어 무단횡단을 할 때도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을 수 없습니다.

횡단보도 신호가 바뀌는지 모를 때도 있습니다.

[양우성/서울 중계동 : (안녕하세요. JTBC에서 나왔는데요. 지금 스마트폰 보면서 건너셨는데 어떤 거 보셨나요?) 지도 찾고 있었습니다. 습관이 된 거 같아요. 걸을 때라던지 어디서든지 화면을 계속 봐야지.]

스마트폰에 집중한 또 다른 남성을 뒤쫓아가봤습니다.

횡단보도를 지나 백여 미터 넘게 고개를 숙이고 걸어갑니다.

[이기호/서울 마장동 : (뭐 보고 계셨어요?) 게임 보고 있었는데. 귀, 눈 열어두니까 피하면서 가는 것 같은데요.]

이곳은 지하철 출입구입니다. 계단을 오를 때 과연 몇 명이나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않을지 한 번 10분 동안 지켜보겠습니다.

손가락으로 바삐 스마트폰 화면을 두드리고. 아예 이어폰을 끼고 아래만 보며 계단을 오르는 사람들.

10분 동안 취재진의 카메라에 잡힌 사람만 52명이었습니다.

앞을 보며 걷지 않아 취재진 카메라와 부딪칠 뻔한 경우도 3번이나 됐습니다.

[우창희/서울 신길동 : (뭐 보고 계셨어요?) 핸드폰이요. 깜짝 놀랐어요.]

한 조사에 따르면 보행 중 스마트폰을 한 번 이상 쓴다고 답한 사람은 96%나 됐고, 이로 인해 다섯 명 가운데 한 명 이상이 사고 날 뻔했다고 답했습니다.

차량 앞에 이 소형 카메라를 장착하고 홍대 앞 골목을 돌아보겠습니다.

차가 지나가도 고개를 숙이고 걷기 바쁜 행인들. 불쑥 차가 나타나도 스마트폰에 심취해 있습니다.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스마트폰 이용자 때문에 운전자는 긴장할 수밖에 없습니다.

[옥태호/택시 기사 : 빵빵거려도 뭐 들은 척도 안 하고 그냥 가요. 이어폰 여기다 껴서 안 들리나 봐요, 아마.]

스마트폰 보행이 얼마나 위험할까.

제가 쓰고 있는 안경은 시선추적장치입니다. 눈동자의 움직임을 추적해 어디를 보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기계인데요 이 안경을 착용하고 횡단보도를 건너볼 텐데 스마트폰을 볼 때와 보지 않을 때의 시선은 어떤지 비교해 보겠습니다.

파란 동그라미가 취재진이 보는 시선인데 커질수록 오래 본 겁니다.

동그라미 대부분이 스마트폰 화면에 머뭅니다.

횡단보도를 건너기 위해 움직일 때도 시선은 몇 발자국 주변에 맴돕니다.

반면 스마트폰을 보지 않을 때는 차와 교통 신호 등 주변 상황을 활발하게 살핍니다.

보통 걸을 때는 시야각도가 120도 이상 유지되지만 스마트폰에 집중하면 시야각이 10도 정도로 좁아집니다.

[조정권 교수/교통안전공단 : 일단 갈지자로 걷잖아요. 왔다 갔다 하는 것은 뭐냐면 충분하게 장애물을 인지 못하고 흐름대로 가고 있다는 거거든요.]

그만큼 사고 위험이 높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조정권 교수/교통안전공단 : 보행하며 스마트폰 보는 것은 결국 눈 감고 운전하는 것과 똑같습니다.]

지난 2012년부터 2014년까지 3년 동안 스마트폰을 사용하며 걷거나 운전하다 일어난 교통사고만 720건에 달했습니다.

이 가운데 13명이 숨지고 1250여 명이 다쳤습니다.

편리한 스마트폰을 쉬지 않고 이용하다 자칫 위험한 일이 벌어질 수 있습니다. 혹시 지금 이 뉴스도 걸으면서 보고 계신 건 아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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