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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뿔테남' 단순전달자로 결론낸 듯

입력 2012-02-17 11:03

구체성 떨어져 정황진술 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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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성 떨어져 정황진술 불과

2008년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전당대회 당시 고승덕 의원실에 돈 봉투를 직접 전달한 '뿔테안경 남성'으로 지목된 곽모(33)씨가 검찰조사를 받았지만 구체성이 떨어지는 모호한 진술로 일관해 수사 흐름에 그다지 변수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에 체류하다 귀국한 곽씨는 16일 서초동 검찰청사에 나와 4시간가량 조사를 받고 돌아갔다.

곽씨는 돈 봉투 전달자로 지목되면서 잠재적 사법처리 대상자로 분류돼 검찰의 귀국 종용에 쉽게 응하지 않을 것으로 보였지만, 의외로 빨리 출석해 돈 봉투 전달 여부 등에 대해 직접 진술했다. 그동안 검찰은 러시아에 있던 곽씨를 전화로만 조사한 상태였다.

애초 검찰 안팎에서는 곽씨에 대한 조사결과가 박희태(74) 국회의장을 비롯해 김효재(60) 전 청와대 정무수석, 조정만(51) 국회의장 정책수석비서관 등 핵심 관련자들의 사법처리 결정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곽씨의 진술에 판도를 뒤바꿀 만한 폭발력은 없는 것으로 관측된다.

진술의 수준이 관련자 혐의를 입증할 정도로 명확하거나 구체적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그 영향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곽씨는 전화조사 때와 마찬가지로 '고 의원실에 돈 봉투를 돌린 사람이 내가 아니라고 확신할 수 없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상 자신이 돈 봉투 전달자였다는 점을 시인한 것으로 볼 수 있지만, 그 밖에 김 전 수석이나 조 수석비서관 등으로부터 지시를 받았는지에 대해서는 애매한 진술 태도로 일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은 기억이 잘 나지 않고 다른 사람이 그렇다고 하면 맞을 수도 있겠다는 식의 모호한 진술인 셈이다.

검찰도 곽씨의 말을 당시 정황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진술 정도로 인정할 뿐 결정적 진술로 보지는 않는 분위기다.

검찰 관계자는 "더는 곽씨를 부를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좀 더 구체적인 진술을 확보하기 위해 추가로 소환하는 것이 의미가 없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또 이런 수준의 진술로는 법정 증거능력도 떨어지는 것으로 보고 있다.

애초 곽씨가 검찰 조사를 받게 되면 고 의원실뿐 아니라 다른 의원실의 돈 봉투 살포 의혹도 어느 정도 실체가 드러날 것으로 기대됐지만 곽씨는 이에 대해서도 알지 못한다거나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따라서 곽씨의 역할을 고 의원실에 돈 봉투를 들고 간 '단순 전달자'에 불과하다고 정리한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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