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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IT 시대가 서러운 시각장애인…온라인몰에 '집단소송'

입력 2017-09-06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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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스마트폰으로 은행 업무도 보고 쇼핑도 하는 게 일상이 됐다지만 시각 장애인들에게는 딴세상 이야기입니다. 장애인들의 인터넷 접근성을 보장해야 한다는 건, 법으로도 명시돼 있습니다. 하지만 지키는 기업들이 거의 없습니다. 결국 시각장애인들이 대형 온라인 쇼핑몰들을 상대로 집단 소송을 제기하기로 했습니다.

신진 기자입니다.

[기자]

1급 시각장애인 강미애씨는 생필품을 사기 위해 홈쇼핑 앱을 다운받았습니다.

하지만 회원가입 첫 단계부터 포기하고 맙니다.

[강미애/1급 시각장애인 : 그림이나 이런 것을 보면서 '네 휴대폰이 맞으면 보안문자를 입력하라'는 것이 있는데 그걸 전혀 읽어주지 않아요.]

통상 시각장애인들은 문자를 음성으로 바꿔주는 장비를 통해 인터넷 화면의 내용을 파악하고 이용합니다.

그런데 상당수의 PC용 인터넷 서비스나 휴대전화 앱들은 그림이나 영상 파일 위주로 돼있어 '들을 수 있는 정보'가 제한돼 있습니다.

[강미애/1급 시각장애인 : 피쳐폰을 갖고 있을 때는 모든 사람이 다 깜깜하니까 그러려니 했어요. (지금은) 모든 것이 모바일로 이뤄진다는데 저희는 그것의 반의 반도 못 이루고 있으니까 많이 슬프죠.]

장애인들의 인터넷 접근성을 보장해야 한다는 건 법에도 명시돼 있지만, 지키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결국 시각장애인 950여명이 내일 대형 온라인 쇼핑몰 세 곳을 상대로 최초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하기로 했습니다.

[임홍주/정보격차해소운동 본부장 : 돈이 목적이 아니고, 이걸로 인해 기업들이 경각심을 가지고 인식의 변화가 이뤄졌으면 좋겠습니다.]

미국에서는 시각장애인들이 대형 할인점을 상대로 집단 소송을 걸어, 기업이 인터넷 사이트에 문자 설명을 충실히 심어놓는 등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낸 사례가 있습니다.

[이병돈/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회장 : 모바일이 발전할수록 시각장애인들은 더 깊은 장애에 빠져들고 맙니다. 장애인도 고객이라는 입장으로 바라봤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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