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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도 거른 채 "삶이 귀찮다"…'자기학대' 노인 급증

입력 2013-06-14 22:05 수정 2013-06-14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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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다른 사람의 도움은 거부한채 식사도 거르고, 집안일도 방치하는 이른바 '자기방임형 학대' 노인들이 늘고 있습니다.

천권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쪽방에서 5년째 혼자 지내는 84살 조 모 할아버지. 고혈압에 뇌졸중까지 겹치면서 몸을 가누기도 어렵습니다.

삶에 대한 의지도 별로 없는 탓에 복지기관 도움을 거부한 채 음식도 제대로 먹지 않습니다.

청소한지 오래된 집안에선 악취가 진동하고 자식 4명과도 일부러 연락을 끊은지 오래입니다.

[조 모 씨/독거노인 : (자식들에게) 도움받을 처지가 못 돼. 돌봐달라고도 안 하고 부담 주기가 싫고…]

지난해 발생한 노인학대 건수는 3400여 건.

대부분 가족들이 가해자이지만 10명 중 1명은 노인 스스로가 의식주를 포기한 채 자신을 학대했습니다.

특히 독거노인이 100만 명을 넘어서면서 자기방임형 학대가 2년 만에 배로 늘었습니다.

[이지선/경기서부노인보호전문기관 팀장 : 가정에 방문하면 쓰레기 더미 같은 곳에서 생활하고 음식도 곰팡이가 나 있거나…]

정부가 2년 전부터 자기학대 노인들을 보살펴주는 쉼터를 개설했지만 그 수가 16곳으로 크게 부족한데다 서울엔 그나마 한곳도 없습니다.

또 쉼터당 수용 정원도 5명 안팎에 불과하고 이마저도 석 달이 지나면 나가야 합니다.

쉼터에서 치료를 받으며 다시 삶의 의지를 회복한 93살 이 할머니, 다음 달이면 쉼터를 떠나야 한다는 생각에 벌써 눈앞이 캄캄합니다.

[이모씨·93세/쉼터 거주 노인 : 잠이 안 와요. 날은 다가오고…날이 닥쳐오면 난 어디로 가나…]

정부는 쉼터를 시도별로 2곳씩 더 늘린다는 계획이지만 여전히 턱없이 부족한 상황, 보다 적극적인 보호대책이 요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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