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현(33·넥센)의 국내 첫 선발 등판 상대인 삼성 선수단은 어떤 느낌으로 18일 맞대결을 기다리고 있을까.
류중일(49) 삼성 감독은 16일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코치로 뛸 때 병현이를 만났다. 당시에는 병현이의 팔 스윙이 무척 빨랐다"고 회상한 뒤 "TV를 통해 최근 병현이가 던지는 모습을 봤다. 아무래도 예전같은 팔 스윙은 아니더라"라고 평가했다. 삼성은 상위권을 향해 한 발 한 발 내딛고 있다. 류 감독은 김병현 공략법을 연구한다. 그러나 심정적으로는 김병현을 응원한다. 류 감독은 "김병현도 (이)승엽이처럼 아름다운 도전을 하고 있다. 팬들에게도 병현이의 복귀는 큰 선물 아니겠나. 잘 던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승엽(36)은 김병현과의 오래된 추억을 꺼냈다. 이승엽은 "병현이와 딱 한 번 붙어본 적이 있다. (1994년) 전국체전 때였다. 내가 (경북고) 3학년, 병현이가 (광주일고) 1학년이었는데 우리가 박살이 났다. 병현이가 완투승을 거뒀다"고 떠올렸다. 18년 만의 대결. 이승엽은 "재밌을 것 같다"고 했다.
배영수(31)는 김병현과 선발 맞대결을 펼친다. 그는 "정말 그날 병현이 형이 선발로 나오는가"라고 되물은 뒤 "한국에 오신 뒤 인사도 제대로 못 드렸는데 마운드 위에서 인사하게 생겼다"며 웃었다. 배영수와 김병현도 특별한 추억이 있다. 배영수는 2007년 미국 LA에서 오른 팔꿈치 수술을 받았다. 그는 "미국에 머물 때 병현이 형이 많은 도움을 줬다. 보답해야 하는데 아직 기회가 없었다"고 했다.
이런 사연 속에 김병현과 삼성은 맞대결을 펼친다. 야구 팬들에게 즐거움 하나가 또 늘었다.
대구=하남직 기자 jiks79@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