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손수레·트럭까지 동원해 쓰레기 무단투기…지자체 골머리

입력 2015-01-15 09:21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이번에는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 밀착카메라 보실까요? 쓰레기 종량제가 실시된 지 올해로 20년째가 됐는데, 몰래 버려지는 쓰레기는 여전한 상황입니다. 쓰레기 무단투기로 지자체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하는데요.

강신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 동대문구에 주택과 상점이 밀집해있는 골목길입니다.

여기를 한번 보실까요. 사람들이 쓰레기를 마구마구 버려서 산더미가 됐습니다.

이런 쓰레기는 누가 버리고 어떻게 처리해야 되는 건지 한번 알아보겠습니다.

양손 가득히 쓰레기를 나르는 사람들.

모두 불법, 무단으로 버리는 겁니다.

손이 모자라 손수레를 이용하고, 주변 사람들과 함께 못 쓰는 가구를 처리하는가 하면, 트럭까지 동원하기도 합니다.

여기 보시면 분명히 무단투기하지 말라는 경고 안내문이 있는데 소용이 없습니다.

여기도 무단투기 단속을 실시한다고 붙여놨는데 쓰레기가 이렇게 쌓여 있는 겁니다.

현수막을 한 번 보실까요.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지 말라고 한 이 현수막까지 쓰레기가 됐습니다.

[동대문구 주민 : (쓰레기가) 한두 개 있잖아요. 그럼 그걸 빨리 치워야 하는데 쌓아두니까 가면서 하나 오면서 하나 이렇게 다 버리는 거예요.]

이런 쓰레기더미는 규모만 다를 뿐 동네 곳곳에서 발견됩니다.

여기 보면 메모가 붙어져 있는데요.

'쓰레기 버리지 마시오' 이런 메모입니다. 도로 가져가라는 얘기인 것 같고요.

여행용 가방이 있습니다. 상당히 큰데요. 안에 보시면, 영수증, 명함이 있어서 누가 버렸는지 추적도 가능할 것 같습니다.

쓰레기 무단투기로 적발되거나 신고되는 건수는 연간 20만 건이 넘습니다.

쓰레기 단속요원들이 보시는 것처럼 쓰레기들을 샅샅이 뒤지고 있습니다.

이런 단서들이 나오기 마련인데요. 이런 단서를 가지고 역추적해 무단투기자를 적발하기도 합니다.

[쓰레기 단속반/서울 동대문구청 : (무단투기자) 잡죠. 주소나 이름, 연락처 있으면 전화하고 방문해서 쓰레기 버린 증거 가지고 가서 단속하죠.]

수소문 끝에 발견한 집 앞. 마침 누군가가 나옵니다.

[(이OO씨 맞죠?) 아들이라니깐요. 아버지 계세요 주무세요. 왜 그러세요? (쓰레기 단속돼서, 확인해보세요.) 왜요?]

중년 여성도 나옵니다.

[모르죠. 내가 어떻게 알겠습니까. (우리도 모르잖아요. 이게 거기서 나왔으니까.) 그러니까 그게 왜 있느냐고! 이렇게 버리는데 나는요. 쓰레기봉투 다 사다 놓고 하는데.]

한바탕 실랑이가 벌어지는 사이, 단속반과 확인하러 갔던 아들이 돌아옵니다.

[(자제분 확인이 됐고.) 엄마가 버렸다고. 야!! 내가 언제 버렸냐!]

[저희 어머니가 버리신 것 같은데. 확실히 제 거가 맞으니까. 이건 부인할 수 없어서 양심적으로 얘기하는 것입니다.]

이번에 적발된 사람은 외국인 유학생. 최대 20만원까지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중국인 유학생 : 학생이라 돈이 없어서 혹시 조금 더 할인(이 가능할까요?)]

이곳에는 외국인들이 많이 살고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분리수거에 대해서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기를 한 번 보실까요, 쓰레기들이 무분별하게 버려져 있습니다.

여기 안내문에는 '남에게 피해를 주면 언젠가는 재앙을 당한다는 원리' 이런 문구까지 적혀 있을 정도입니다.

이 때문에 관할구청에서는 분리수거를 해야 된다는 안내문을 곳곳에 부착할 예정입니다.

쓰레기 무단투기는 주민들 간의 심각한 갈등을 불러일으키기도 합니다.

한 번 보실까요, 커다란 현수막을 붙여서 변상조치하겠다 이런 말도 있고요, 여기에 보시면 비겁한 인간, 짐승, 개 이런 험악한 말까지 나올 정도입니다.

[김성영/서울 동대문구 : 주위에서 (쓰레기) 버리는 거 볼 때 말다툼할까 봐 말은 못하고…]

[유영란/서울 동대문구 : 속상하죠. 아니 속상한 것보다 너무 지저분해요. 거리와 집 앞이.]

결국 이렇게 쌓인 쓰레기 더미들은 관할구청이 미화원을 동원해 치울 수밖에 없습니다.

[환경미화원 : 힘은 들지 않은데 시민이 이렇게 버리면 안 되죠. 선진국으로 진입하는 문턱인데 이러면 안 되잖아요.]

지자체에선 이런 쓰레기 얌체족을 솎아내기 위해 주민감시단과 신고포상제를 적극 활용할 계획입니다.

쓰레기 산이 있었던 곳입니다. 이렇게 치워놔도 또다시 쓰레기더미가 쌓이는 일이 많다고 합니다.

좀 더 성숙한 시민의식이 필요합니다.

관련기사

수도권 쓰레기매립지 '급한 불' 껐다…"사실상 연장" "귀찮아서…" 16층서 음식물쓰레기 던진 할머니 입건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