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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지하차도 사고 인재 결론…부산시 수장·공무원 기소의견

입력 2020-09-14 15:03

경찰 "부실한 관리와 안이한 재난 대응 합쳐진 사고"
변성완 권한대행 직무유기·동구 부구청장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 적용
초동대처 미흡 논란 소방·경찰관은 '주의의무 위반 볼 수 없어' 불기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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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부실한 관리와 안이한 재난 대응 합쳐진 사고"
변성완 권한대행 직무유기·동구 부구청장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 적용
초동대처 미흡 논란 소방·경찰관은 '주의의무 위반 볼 수 없어' 불기소

지난 7월 폭우 때 3명이 숨진 부산 동구 초량 지하차도 사고 원인을 수사한 경찰이 부실한 시설관리, 안이한 재난 대응이 합쳐진 인재라는 결론을 내렸다.

경찰은 변성완 부산시 권한대행에 대해 당시 사고 상황을 보고받고 제대로 지시하지 않은 혐의, 부산 동구 부구청장과 구청 담당 공무원에 대해선 호우경보에도 지하차도를 통제하지 않은 혐의를 적용,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넘겼다.

부산경찰청은 14일 오후 초량 제1지하차도 침수사고 수사 결과 발표에서 직무유기 혐의로 변 권한대행과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동구 부구청장과 담당 부서 공무원 3명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폭우 때 실제 하지도 않은 상황판단 회의를 했다고 회의록을 작성한 혐의(허위 공문서 작성·행사)로 동구청 공무원 2명과 부산시 공무원 1명도 각각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겼다.

경찰에 따르면 변 권한대행은 호우경보가 발령된 지난 7월 23일 밤 부산시 재난 대응 총괄책임자임에도 불구하고 초량 제1지하차도 사고 상황을 보고받고도 구체적인 지시를 하지 않는 등 직무를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동구 부구청장과 담당 부서 공무원 3명은 지하차도 시설관리를 맡고 있었지만, 배수로·전광판 등 재난대비시설 관리가 부실했고 침수 여부를 감시하거나 사전에 지하차도를 통제하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지하차도 사고 이후 지자체 책임이 불거지자 부산시와 동구는 하지도 않은 상황판단회의록을 허위로 작성한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그동안 폭우로 인한 지하차도나 터널 등의 침수로 인한 인명피해와 관련 공무원이 직접 처벌받은 사례가 드물어 이번 경찰 수사 결과의 최종 기소 여부와 재판 과정에서 유무죄 판단이 주목된다.

경찰은 이번 사고에 대해 지하차도 침수 상태를 알려주는 전광판을 고장 난 채 방치하는 등 부실하게 시설을 관리하고 침수 여부 등 상황 파악을 하지 않은 안이한 재난 대응에 따른 사고라고 결론 내렸다.

경찰은 사고 당시 집중호우로 배수시설 설계조건보다 많은 양의 빗물이 장시간 과도하게 유입됐고 배수펌프가 모두 작동 중인 사실은 확인했다.

하지만 배수펌프 저류조에 이물질이 유입되면서 배수량이 저하됐고 지하차도 입구 배수로가 일부 막혀 유입되는 빗물이 늘어난 점을 고려할 때 평소 배수펌프 관리가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못한 상태로 판단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부산경찰청 관계자는 "지하차도 침수 원인은 다량의 빗물 유입, 배수량 저하, 기록적인 폭우라고 볼 수 있으나 사망사고 발생 경위는 부실한 시설 관리와 안이한 재난 대응에 따른 인재"라고 말했다.

경찰은 사고 초기 인명을 제때 구하지 못했다는 혐의를 받아온 소방관 4명과 경찰관 3명에 대해서는 인명구조 장비가 없거나 구조활동을 할 수 없었던 상황 등으로 인해 형법상 주의의무를 위반했다고 보기 어려워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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