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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직 아들 골프코치·전 부인 가짜 채용해 수억대 급여 지급"

입력 2020-06-29 22:05 수정 2020-06-29 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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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JTBC 보도 닷새 만에 이스타항공의 창업자인 더불어민주당 이상직 의원이 "가족의 지분을 회사에 헌납하겠다"고 했습니다. 당시 20대 딸과 10대 아들이 자본금 3000만 원짜리 페이퍼컴퍼니를 만들어서 100억 원이 넘는 이스타항공의 주식을 사들인 의혹이 있다는 보도와 관련해서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이 100억 원대 자금의 출처는 베일에 싸여 있습니다. JTBC는 오늘(29일) 이 의원 일가를 둘러싼 의혹을 추가로 보도합니다. 또 이 의원의 편에 서서 직원들의 임금 체불을 수습하려고 한 민주당 부대변인의 육성도 확보했습니다.

먼저 이윤석 기자입니다.

[기자]

기자회견에 나선 건 이상직 의원이 아니었습니다.

이 의원 보좌관 출신의 이스타항공 임원이었습니다.

입장문도 대신 읽었습니다.

[김유상/이스타항공 전무 (이상직 의원 보좌관 출신) : 제 가족들이 이스타홀딩스를 통해 소유하고 있는 이스타항공 지분 모두를 회사 측에 헌납하기로 했습니다.]

기업 승계 과정에 대한 의혹을 제기한 지 닷새 만에,

[이수지/이스타홀딩스 대표 (지난 24일 / JTBC '뉴스룸') : (그 차입금 어디서 나온 거예요?) 저는 잘 모르겠는데요… (대표님이 사셨는데 그걸 모르시면 어떻게 해요?) 죄송합니다.]

바로 그 주식을 포기하겠다고 한 겁니다.

사측은 '근로자대표단'을 기자회견 전면에 내세웠습니다.

[이스타항공 근로자대표단 관계자 : 헌납하기로 한 통 큰 결정에 감사하고 고무적으로 받아들입니다.]

노조는 반발했습니다.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 관계자 : 안 부끄럽냐 직원들한테? 부끄러운 줄 알아. 직원들 팔아먹고 얼마나 가나 보자.]

임원들이 대신 읽은 입장문엔 "국민 눈높이에 미치지 못한 부분이 있다면 정중히 사과 드린다"고 돼 있습니다.

하지만 자금출처 문제에 대해선 여전히 침묵했습니다.

[박상인/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경실련 정책위원장) : 의혹들이 있는 부분을 덮기 위해 헌납한다고 이야기하는 건 국민의 관심을 잠시 벗어나고자 여론을 호도하는 행위…이스타항공은 누구 건가 다시 물어야 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이 의원의 형인 이경일 씨가 대표로 있는 비디인터내셔널이 보유한 이스타항공 지분 7.7%는 헌납 대상이 아니라고 밝혀 논란은 계속 이어질 전망입니다.

이 회사는 홀딩스에 이은 2대 주주입니다.

[앵커]

이번엔 방금 보도에 나왔던 이 의원의 형, 이경일 씨 얘기입니다. 이씨는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로 2015년에 징역 3년을 받았습니다. 취재진이 판결문을 확인했더니, 이씨가 얻은 건 거의 없고 이익의 대부분은 동생인 이상직 의원이 취한 걸로 보인다고 돼 있습니다. 이 의원 아들의 골프 코치에게 7천만 원을 넘게 주고, 이 의원의 전 부인은 임원으로 이름을 올려 4억 원 넘게 줬는데, 법원은 모두 가짜로 채용한 거라고 판단했습니다.

어환희 기자입니다.

[기자]

이스타항공의 지분 구조도입니다.

이스타홀딩스 다음으로 비디인터내셔널이란 곳이 2대 주주로 돼 있습니다.

이상직 의원의 형, 이경일 씨가 대표로 돼 있습니다.

본사 주소로 찾아갔더니, 이스타항공 사무실이 나옵니다.

사무실도 없는 사실상 페이퍼컴퍼니입니다.

이경일 대표에게 여러 의혹에 대해 직접 물었습니다.

[이경일/비디인터내셔널 대표 : (지금도 비디인터내셔널 대표를 맡고 계시잖아요?) 그것도 오래 돼가지고 지금 잘…제가 지금 어떻게 돼 있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활동하고 그런 상태가 아닐 거 같은데. 지워야 하는데 안 지우고 있는 거 같아요, 그게. (아니 대표님 거기 비디인터내셔널이 지금 주요 주주로 이스타항공에 참여하고 계시거든요. 모르셨어요?) 네, 지금 전혀 뭐 내가 그런 것을 관여를 않다 보니까 전혀 모르겠어요. 모르겠고… 제가 지금 아는 게 없습니다.]

[김원용/변호사 : 자신의 이름을 드러내지 않고 회사에 대한 실질적인 지배력을 확보하기 위해서 친인척들의 명의를 총동원한 것으로 보이는 정황이 있습니다.]

이 대표는 과거 동생 이 의원과 관련 있는 회사에서 여러 직책을 맡아 왔습니다.

그러다 2015년 업무상 횡령·배임으로 징역 3년을 선고받았습니다.

판결문을 입수했습니다.

이상직 의원 아들의 골프 코치를 직원으로 허위 등록해 7천만 원 넘는 돈을 줍니다.

1998년생, 현재 22살의 아들은 지주사 지분 66.7%를 보유한, 사실상 오너입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이상직 의원의 전 부인을 임원으로 등록해 4억 원이 넘는 돈을 지급합니다.

검찰과 법원 모두 이들의 채용은 가짜였다고 판단했습니다.

회삿돈 수백억 원을 이 의원 관련 회사에 지원하면서 자신이 경영한 회사엔 큰 피해를 입혔습니다.

당시 재판부는 "이 사건으로 피고인이 얻은 이익은 거의 없고, 대부분의 이익은 피고인의 동생인 이상직이 취득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여러 차례 지적합니다.

[앵커]

이스타항공은 직원들의 임금 체불 문제도 있습니다. 그런데 민주당의 부대변인이 이상직 의원을 대신해서 이 문제를 수습하려한 걸로 드러났습니다. 이 의원과 한참 동안 얘기했다며 체불된 임금의 절반이 채 안되는 110억 원을 받는 걸로 합의하자고 한 겁니다. JTBC가 이 내용이 담긴 육성 파일을 입수했습니다.

황예린 기자입니다.

[기자]

여당 김현정 부대변인과 박이삼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위원장이 어제(28일) 나눈 통화입니다.

[박이삼/이스타항공 조총사노조위원장 : 이상직 의원은 도대체 뭘 얻고자 이거를 하자는 거죠?]

[김현정/더불어민주당 부대변인 : 이상직 의원한테 한참 얘기 했거든요. 제가 봤을 때는 첫 번째는 딜이 성사되기를 바라는 거 같고요.]

110억 원 얘기가 나옵니다.

[김현정/더불어민주당 부대변인 : 110억에 대해서만 쓰고 나머지는 언급하지 않는다, 그렇게 한 거잖아요.]

110억 원만 받는 협상을 하자는 이 의원 측 제안을 거론한 겁니다.

매각 협상 대상인 제주항공에도 입장을 표명해달란 요구도 합니다.  
     
[김현정/더불어민주당 부대변인 : 이스타 노조에서는 딜이 성사될 수 있도록 전향적으로 나서라. 제주항공도 이렇게 하는 입장표명 한 번 해주면 되지 않을까요.]

노조는 오너 일가의 명분쌓기용 협상은 곤란하다고 말합니다.

[박이삼/이스타항공 조총사노조위원장 : 아니, 제가 왜 이상직 의원의 명분을 쌓아줘야 하느냐고요]

[김현정/더불어민주당 부대변인 : 지금 보니까 목표가 이상직 의원이네. 조합원이어야지 조합원. 조합원이 목표가 되어야지.]

논란이 커지자 김 부대변인은 "민주노총 출신으로서 체불 문제가 해결되기 바라는 마음으로 선의로 중재한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여당도 '부대변인 개인의 일'이라며 선을 그었습니다. 

의원 문제에 당이 손을 놓고 있다는 지적엔 이 문제를 "논의하겠다"고 답했습니다.

정치권에선 비판이 이어졌습니다. 

[김종철/정의당 선임대변인 : 집권 여당의 당직자가 노동자들의 편에서 목소리를 들어주지는 못할망정 사태를 촉발시킨 의원의 편을 들다니…]

(VJ : 박상현 / 영상디자인 : 이정회·김윤나 / 인턴기자 : 양지원·오윤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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